“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야기”
<특혜와 책임> 송 복
-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야기”
강 일 송
오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 말의 정의를 보면, 노블레스(명예)를 가진 만큼 오블리주(의무)
를 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특혜받는 사람들의 책임입니다.
저자인 송복(1937~)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신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이스트웨스트센터 장학생으로 하와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75년부터 2002년까지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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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층이란
지난 세기의 80년대까지만 해도, 당시 미국 서점가는 마르크스의
저작들로 가득차 있었다.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 class struggle의 역사다”는 말을
줄줄 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떻든 모든 인류가 마르크스의 절규대로 ‘계급투쟁’까지는 아니라
해도 ‘계급사회’의 역사인 것은 부정할 수 없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모든 사회는 상층(upper class)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상층의 특징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다 있다는 보편성과
함께 특수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사회의 상층과 영국 상층은 같은 문화권임에도 전혀
다르고, 일본사회의 상층과 독일사회의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거의 같은 상황에서 출발했음에도 완전히 다르다.
이 다름은 상층 자체의 구성 뿐 아니라 부와 권력을 누리는 강도,
일반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위신의 정도, 다른 층들과 야기하는
갈등의 양태와 수준 등에서 모두 상이하다는 것이다.
★ 한국의 상층 형성과정
한국 사회도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공통적으로 상층을 가지고
있고, 한국 사회 특유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한국 사회는 20세기 이후 거의 100년 간 그 어떤 나라의 경험과
도 다른 ‘격동의 1세기’를 치러왔다. 이는 가장 과격하고도 가장
급격한 변화의 1세기를 지내온 것이고, 다른 나라의 상층들과 그
형성과정에서부터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한국사회는 선진국처럼 사회계급이 사회구성 및 사회조직의 중심
원리로 작용하는 그러한 사회로 이행해본 경험이 없다.
사회를 구성하고 조직하는 지배적 원칙은 항상 국가로부터 나오고
더 협의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나왔다. 계급 및 계급관계가 이
지배적 원칙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정치권력이 독립변수
로 늘 작용하며 만들어온 것이다.
이같은 국가우위, 국가주도 혹은 정치우위, 정치주도하에서 신흥
자본가층도 성장하고 중간층도 노동자층도 성장하는 독특한 발전
과정을 겪어 온 것이 한국사회다.
★ 영국의 상층
상층 가운데서도 가장 전형적 상층은 영국 상층이라 할 수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귀족층인데, 가장 역사가 길고 계급적으로
가장 다른 층과 구분되는 상층이다.
부에서 보면 최고 10%가 영국 전체 부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직업 면으로는 가장 선호하는 상층의 직업집단은 재정,
금융이고 그리고 토지지주가 돼 있다. 또한 군인, 법관, 성직자
를 많이 한다.
교육 면에서는 그들의 가치 문화를 생산하고 사회화하고 특권을
세대를 넘어 전수하는 그들만의 교육기관을 가지고 있다.
그 대표가 이튼(Eton school)이고 윈체스트(Winchester school)
이며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해도 옥스브리지이다.
★ 미국의 상층
미국의 상층도 영국처럼 자본가계급으로 구성되어 있고, 최상층을
구성하는 자본가계급은 독점자본가계급이다. 이들은 모두 확대
가족제이고 세습부호들이다.
미국의 소위 양반록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등재부,social register
에 실려 있는 세습부호들의 가문은 최소 3세대 이상이다.
여기에는 유태인, 흑인, 소수 민족은 들어갈 수 없고, 가톨릭 교인
에 대해서도 차별이 심하다.
상류사회의 핵심을 이루는 가장 대표적인 가문 수는 90개로, 이들
의 뿌리는 거의 모두 1860년 남북전쟁 전후로 시작된다.
양반록에 등재된 사람들의 67%는 하버드와 예일, 그리고 프린스턴
을 졸업했다. 스탠포드와 UC 버클리로 많이 분산되지만
그래도 앞의 세 학교가 거의 50% 이상을 점유한다.
★ 일본 상층 - 천황과의 거리
아시아에서는 중국도 한국도 아닌 일본 상층이 영국, 미국 상층과
유사성을 띠고 있다. ‘재계 2세’, ‘정계 2세’ 등은 이미 지나갔고
‘3세대’에 들어선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이는 구조화된 상층-
상류사회 시대로 이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1980년대 초반 ‘천황과의 거리’가 각 가문의 척도라는 말이 나왔다.
정계에서 세습의원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세기 90년대 세습의원의 수는 중의원 정원 512명 가운데서
130명이 넘었고 자민당에 국한해서 보면 118으로 40%에 이르러
있다. 세습의원의 당선률은 신인후보의 24.5%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68%에 이르러 있다. 이런 비율은 2000년대에 와서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재계 2세의 스터디 그룹이라 할 수 있는 도쿄와 간사이의
초맹회(草萌會) 멤버들을 중심으로 해서 보면, 그들 중 43.4%인
32명이 사립대학인 게이오(慶應)대학 출신이고 그다음 고난(甲南)
대학 출신이 7명, 도쿄대학이 5명이 돼 있다. 이 역시 영국 미국
에서와 같이 상층자녀들은 으레 사립대학을 가고 거기서 일생
동안의 지속적 관계의 기반을 닦고 만들어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 한국의 상층 - 오로지 ‘뉴 하이’와 ‘뉴 리치’
한국사회는 전통적으로 국가주도의 사회였다. 또한 1960년대
이후에도 국가주도에 의해 구성되고 변형되어 왔다.
또한 일제 식민 지배 기간에 식민지 관료제의 강화에 의해
국가우위가 절대적으로 이루어졌고 해방 후 토지개혁에 의해
구 상층지주계급이 무너져 내림으로써 국가 권력이 더 공고화
되었다.
또한 ‘뉴 리치’를 본다면, 그들은 사유기업을 하지만 국가의존
적이었다. 그리고 대기업가층으로 성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고 상층임에도 그들의 지위는 존경을 받지 못하고,
그들의 행태는 도적적인 것으로 평가되지 못하며, 그들의
부(富)는 정당성이 늘 낮은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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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간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현존하고 있는
상층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각 나라별로 상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한국의 상층부
형성 과정이 어떻게 다른 지도 살펴보았네요.
먼저 상층의 정의는 그 사회의 가장 중요한 희소가치를 가장 많이
점유하고 있는 사람들로 요약된다고 합니다.
어떤 사회든 그 사회의 가장 중요한 희소가치는
1) 재산(property), 2) 권력(power), 3) 위신(prestige) 라고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특권층의 의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적인 예가, 14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 전쟁때
영국에 저항하다 함락당한 프랑스의 소도시 칼레 이야기입니다.
영국왕은 저항을 한 칼레시에 대한 벌로 6명의 시민을 처형하려고
하자, 시장(市長)과 칼레에서 가장 부자, 부유한 상인 등이 스스로
나서고 이에 감동한 영국의 왕비가 간청하여 왕은 사면을 하게 됩니다.
한국의 상층은 유럽의 나라 상층과 달리 격변기를 겪은 최근 1세기
동안 형성이 되었고, 국가주도, 정치권력 주도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전형적 '뉴 하이' - 관료층, '뉴 리치' - 독점 자본가 등이 생기고
이들은 단기간 형성된 집단으로 오랜 세월 성숙하여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특혜만 있고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 지도층이
있다고 합니다. 리더의 자리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
여야 합니다. 요즘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보다는 정이 있고
배려심이 있으며 섬기는 리더가 중요하다고 하지요.
그동안은 우리나라가 급속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장만 있었지
성숙이 없었음을 인식하고,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온 국민을
보듬을 수 있는 배려와 나눔 의식을 가지고, 비단 지도층 뿐아니라
온 국민들 또한 관용과 배려의 성숙한 문화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로 오늘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