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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예술인류학, 藝術人類學"

by 해헌 서재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예술인류학, 藝術人類學" 나카자와 신이치 中

강 일 송

오늘은 예술인류학에 대한 책을 한권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술인류학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학문의 영역으로 “예술Art"와 ”인류학
Anthropology"이라는 두 단어를 결합하여 “예술인류학”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저자인 나카자와 신이치(1950~)는 일본의 현대 지성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종교학자입니다.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탁월한 인문학 저술가로
유명하고, 동경대학교 종교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1979년
네팔에서 티벳의 승려 케슨 삼보를 스승으로 연구와 수행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현재 다마미술대학의 미술학부 및 예술학부 교수로
있습니다.
일본의 출판업계에서 함께 일하기를 소망하는 제일의 인문학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의 글을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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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탄생과 유동적 지성

인간의 뇌는 삼 층으로 된 구조와 그중 맨 위층에 생긴 좌우 대립 구조의 조합
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삼 층이란,
1) 가장 오래된 층인 파충류 뇌
2) 오래된 형태의 포유류 뇌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뇌 변연계
3) 인류에게 형성된 신피질
로 이루어진 구조를 말합니다.

그중 신피질이라 불리는 뇌의 가장 새로운 층에서 현생인류의 “마음”이 탄생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언어를 사용하고, 시각 이미지를 합성
하고, 상상하거나 사고하는 능력이 만들어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신피질이
우뇌와 좌뇌라는 전혀 다른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좌뇌는 언어적 구조에 따라서 작용하는 지성과 관계가 있으며, 우뇌는 비언어적
이고 감정적인 지성의 작용과 관련이 있지요.
현대인의 “마음”에서는 논리적 사고를 하는 좌뇌의 기능이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우뇌의 기능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직접적인 선조인 현생 인류가 처음으로 물질적 흔적으로 남긴 ‘인간의
징표‘는 회화였습니다. 라스코 동굴이나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를 보면 놀랄 만큼
그림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어떻게 그 옛날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렸을까요? 여기에 대한 단서로
현대의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그림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자폐 아동은 언어의 습득을 싫어하고, 혼자서 틀어박혀 생활하기를 좋아했
습니다. 이런 아이는 우뇌의 활동이 보통 아이들보다 훨씬 발달해 있습니다.
비언어적 과정에 따라 작동하는 우뇌적 무의식이 활발히 작동하고 있는거지요.
이 아이가 네 살 때 그린 그림에서 놀랄 만큼 훌륭한 묘사력을 발견합니다.

이 두 그림의 공통점의 의미를 생각하기 위해 ‘현생 인류로의 최초의 비약’이
어떤 식으로 일어났는지 고고학적 지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의 직접 선조인 현생 인류의 ‘마음’과, 그 이전 인류의 대표였던 네안데르탈
인의 ‘마음’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현생 인류의 ‘마음’을 이루는 것이
‘유동적 지성’의 작용에 있다는 데 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현생 인류보다 훨씬 용량이 컸습니다. 그 이유는 뇌를
움직이는 ‘컴퓨터’가 사회적 지성, 박물적 지성, 도구적 지성 등 각각의 기능이
분리되어 있어 대용량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생 인류의 뇌에 일어난
혁명적 진화에 의해 뉴런에 새로운 결합 조직이 나타나고, ‘컴퓨터’ 여러 대를
횡적으로 연결시켜 중앙에서 전체를 제어하는 새로운 뇌 조직이 생겨났습니다.
그때 다른 영역을 횡적으로 연결해가는 <유동적 지성>이 발생하게 되었지요.
그 결과 뇌는 작아졌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이 ‘마음’이라는 것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 ‘유동적 지성’에 우뇌적 무의식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동적 지성에이 발생함으로써 현생 인류가 출현했습니다. 즉 최초의
인류의 징표를 나타내는 지적 능력은 비언어적, 직관지적, 전체 파악적, 정동적
특징을 갖는 우뇌적 무의식으로써 나타났으며, 그런 의미에서 라스코의 동굴
에서 그토록 훌륭한 벽화를 그린 사람들이야말로 최초로 출현한 ‘우뇌적 인간’
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폐아동의 놀랄 만한 회화 능력을 목격할
때, 우리는 그 최초의 인류의 징표가 아직도 현대인의 마음에 파괴되지 않은
채 간직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에게서는 예술도 종교도 탄생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비밀"은 좌뇌적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생 인류의 뇌조직에 실현된
"유동적 지성"의 발달에 있습니다. 이질적 영역을 횡적으로 연결시켜가면서
직관으로 전체 파악을 가능하게 하고, 의미가 중첩된 상징을 통해 세계의
의미를 파악하며 음악과 춤과 신화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최고의 비밀인 것입니다.

거기에는 항상 고통과 열락이 함께 따릅니다. 그리고 이때 예술이라는 것이
탄생합니다. 그와 동시에 '초월적'인 것을 둘러싼 인류의 종교적 체험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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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술 인류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저자는 일본의 대표적 지성 중의 한 명이라 합니다.
그의 책은 처음 보았지만 상당히 지식의 깊이가 있고 어려운 책이네요.
종교학과를 나온 종교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직접 티베트에 가서 수행까지
한 특이한 경력의 학자입니다.

오늘은 “마음”이 이루어진 과정을 살펴 보았습니다.
우리의 뇌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원시적인 뇌입니다. 생명과 관련된 부위
이고 바깥으로 나올수록 감정과 관련된 영역, 마지막 신피질은 언어와 지성 등
마음이 형성되는 곳입니다.

저자는 라스코 동굴의 벽화를 보여줍니다. 사냥과 주술의 의미가 강한 이 그림은
1만 5천년 전 정도에 그려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과 자폐증을 가진 4세
아동의 그림을 비교하면서 우뇌의 기능이 월등한 자폐아동처럼 선사시대 인류
가 우뇌적 무의식이 활발하였으리라 추정합니다.
현생 인류보다 앞섰던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용량이 컸지만 효율적이지 못했습
니다. 현생 인류는 뇌에서 혁명적인 변화로 횡적으로 연결해 가는 “유동적 지성”
이 생긴 것이지요.
우뇌의 “유동적 지성”에 의해 직관이 생기고 의미를 파악하면서, 네안데르탈인
에게서 나타나지 않았던 예술과 종교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들여다 보면, 현대의 알파고 등 인공지능이 횡적으로 여러 슈퍼
컴퓨터가 연결되면서 발달하는 과정과 유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더 발달되면 “유동적 지성”이 생기고 “의식”, 즉 “마음”을
필연적으로 컴퓨터가 가지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은 마음을 가진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하면서
살아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음을 가진 컴퓨터, 인공지능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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