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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28. 2017

<“양반문화”와 “만들어진 전통”>

<“양반문화”와 “만들어진 전통”>
-- “미야지마 히로시”, “에릭 홉스붐”

                                  강 일 송

오늘은 우리 문화를 읽어낼 중요한 내용으로 “양반”이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 책과 
연관지어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책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양반”의 저자인 미야지마 히로시(1948~) 교수는 오사카에서 출생
하였고 교토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문학연구과 석사 및 박사를 하
였습니다. 이후 도쿄도립대 인문학부 조교수, 도쿄대 동양문화연구
소 교수를 거쳐 2002년부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0년부터는 도쿄대 명예교수도 맡고 있다고 합니다.

“만들어진 전통”의 에릭 홉스붐(1917-2012) 교수는 케임브리지의
킹스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런던대학교의 버벡 칼리지에서
사회경제사 교수를 역임하였습니다.

양반문화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내용을 담고 있는 "양반"
에서 에릭 홉스붐의 전통에 대한 내용과 함께 생각할 교점이
있어 한번 같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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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반이란 무엇인가?

사전에 있는 양반의 의미는
1. 양반(兩班)
2. 동반(東班)과 서반(西班)
3. 예의바른 선량한 사람
4. 부인이 제3자에 대하여 자신의 남편을 가리켜 하는 말

양반은 본래 조정에서 의식 등이 치러질 때 참석하는 현직 관료들을
총칭하는 말이었다. 고려, 조선시대에 걸쳐 국왕은 중국 역대 왕조
의 황제를 모방하여 의식 등에서 남쪽을 보고 관료들을 대했는데,
국왕을 향해 오른쪽, 즉 동쪽에 문관이 늘어서고 왼쪽, 즉 서쪽에
무관이 늘어서는 것이 관례였다.
양반의 반(班)은 열(列)의 의미인데, 양반은 두 가지 열, 즉 문관이
서는 동반과 무관이 늘어서는 서반의 총칭이었던 것이다.

★ 사회계층으로서의 양반

우선 양반을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양반에는 수도인 서울
이나 그 주변에 대대로 거주하는 사람과 지방의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 두 유형이 있었다. 전자를 재경양반(在京兩班) 또는 경반(京班)
이라 하였고, 후자를 재지양반(在地兩班) 또는 향반(鄕班)이라 하였다.

★ 양반의 독특한 성격

(1) 시조(始祖)의 문제
-- 양반으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되려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과거에
급제해 관료가 된 인물 혹은 과거에 급제하지 않아도 그 시대의 저명한
학자로 인정되는 사람을 시조로 하며, 그 사람의 직계후손이라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건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조는 혈통이 아니라 개인적 능력으로 된다는 것
이다. 바꿔 말하면 학문적으로 혹은 무장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만 하면 누구나 시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럽에서 귀족이 되려면 고귀한 혈통이 중요한 근거가 됨을 비교할 때
양반 집단의 시조가 갖고 있는 개방적 성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훌륭한 사람을 시조로 삼고 그 후손들이 사회
적 지위를 올리려는 움직임은 근대 이후에도 계속되었는데, 이것이
양반이라는 존재가 지금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2) 시조를 가짐으로 해서 모든 후손이 양반이 될 자격이 있음
-- 중세 유럽의 귀족이나 도쿠가와 시대 일본 무사의 경우, 아들이
여럿이어도 한 명만이 아버지의 신분을 이어받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양반은 모든 아들이 양반 신분을 계승할 수 있었다.

양반이라는 지위가 이러한 특징을 지녔기에 양반 자격을 가진
사람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양반 후손이라고 모칭
하는 사람도 끊임없이 나타난 것이다.
이로써, 이른바 ‘양반화 현상’, 원래 양반이 아닌 사람이 양반이
되려고 하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비극과
희극이 만들어졌다.

★ 유교적 전통의 형성된 18-19세기

오늘날까지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교적 전통은 사실
형성된 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유교
적인 예가 일반 민중에게까지 보급된 것은 조선시대 후기인
18-19세기 이후의 일이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과 같은 한국의
유교적 전통은 매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아주 오래된 전통으로 생각되는 것, 특히 생활 문화
에 밀착된 대부분이 에도시대 이후 형성, 보급된 것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대부분의 전통이란 근대가 시작되기 전 2세기 정도 사이에 생긴
새로운 것들이 많다. 근대가 시작된 19세기는 전통이 전 사회적
규모로 정착된 시대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전통적인 것은 19세기 후반 이후인 근대에 들어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면도 보인다.

18세기 이후 사회 전체의 양반화, 양반적 가치관, 생활이념의
하층 침투가 이어졌고, 양반층의 지방 지배에 도전하려고 새로이
성장해온 계층도 그 목적은 양반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이 양반으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사회의 유동화가 격렬해지는 근대에 들어 사회 전체의 양반
지향이 한층 더 가속화되었다.

◉ 에릭 홉스붐의 <만들어진 전통>

홉수붐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새로운 국경일, 의례, 영웅
이나 상징물이 대량으로 만들어진 “전통의 창조”가 유럽에서 집중적
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게 된다.
왜 하필 19세기말, 20세기 초인가 한다면, 이 시기는 유럽이 산업경제
로 바뀌고, 도시화가 되며, 국민국가가 등장하는 급변하는 사회였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안정을 필요로 하였고, 그것이 전통이 창조되어야
할 이유였다는 것이다.
또 이 시기는 선거민주주의가 확산되고 대중정치가 출현을 하여,
국가는 국민의 복종과 충성심을 확보하고 유지해야하며, 그들의
눈에 어떻게 하면 정당하게 비칠 것인가 고민해야 했고,
그 결과 대중과 연결하는 의례나 상징물을 필요로 하게
되어, 전통의 창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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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양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저자는 40년간 한국사를 연구한 일본학자인 미야자마 히로시교수
였습니다.

양반의 본래 사전상 의미는 왕의 동쪽과 서쪽에 섰던 관료들을
동반, 서반이라 하였고, 이를 총칭하여 양반이라 한 것입니다.
후에 선량한 사람이나 남편을 3자한테 일컫는 말이 되기도 하였지만
조선사회를 이끌어 간 관료집단을 의미한 것이었지요.

하지만 양반 문화의 특징 2가지는 평소 미처 생각지 못한 내용이었
는데,   첫 째가 시조가 있어야 하고, 그 시조는 유럽의 고귀한 혈통
처럼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이 입증된, 즉 과거를 합격
하거나 그에 준하는 뛰어난 학문이나 무장으로서의 능력이 있으면
인정이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아버지가 양반이면 모든 자식이 다 양반이 되는 것인데
유럽이나 일본은 한 명만이 이를 계승하기에, 우리나라가 훨씬
양반이 후에 늘어난 이유가 되었다고 하네요.

의외로 양반사회가 유럽이나 일본사회에 비해 개방적이고 확장이
가능한 사회문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우리의 유교적 전통이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유교적 전통이 일반 민중까지 내려간 것은 18세기가
넘어서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다른 유럽의 나라들도 마찬가지라 하지요.
그리고 민중들이 양반이라는 특권세력을 부정한 쪽으로 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양반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가 전개된 것이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각 나라의 전통들이 사실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은 두 번째 책인 "만들어진 전통"에서 에릭 홉스붐이
이미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18세기 이후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국민국가가 형성이 되었
고 이러한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전통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일본의 전통문화도 대부분 에도시대 이후
생겼고, 우리의 유교문화도 이 무렵을 지나면서 확고하여진
것이지요.

오늘 우리의 문화를 밝히는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인 "양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유교 문화를 살펴보았고, 이와 연계하여
18세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전통의 탄생이 어떤 까닭으로 생겨
났는지 그 배경을 알아보았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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