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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31. 2017

<인간의 경제학>

“행태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인간의 경제학> 이준구

--경제계의 핫 이슈 ; “행태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강 일 송


오늘은 경제학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풀지 못하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행태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미시경제학의 대가인

저자 이준구교수님의 글을 통해 보겠습니다.


이준구(1949~)교수님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뉴욕 주립대학교

(올버니캠퍼스) 조교수로 있다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로 돌아와

미시경제학, 재정학 등을 가르쳤고, 2015년 명예교수가 된 후

아직도 활발히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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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경제학의 문제점


1974년 미국 워싱턴의 한 레스토랑에서 여러 정치인들과 “래퍼”라는

경제학자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래퍼는 냅킨 위에 간단한 그림

하나를 그렸는데, 그 그림을 보고 이들은 첫눈에 반해버렸다.


자신들이 주장했던 감세정책의 우려를 불식하고 미국 경제에 얼마나

큰 축복을 줄 것인지 이론적으로 입증한 그림이었으니 말이다.

보수적인 이들은 대대적인 감세를 통해 경제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고 주장했고, 유일한 걱정거리인 조세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었는데,

래퍼의 이 그림은 세율을 낮추면 오히려 조세수입이 늘어난다는

“래퍼곡선, Laffer curve"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의 역사는 이 래퍼곡선이 하나의 ‘지적 사기’에 불과했

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전통적 경제이론은 정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인간 본성에 대한 비현실적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기에

사람들의 행동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전통적 경제이론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존재

라고 가정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합리적으로 추구한다면 남이 얼마

나 이득을 얻는지 상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부단히 남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다. 내가 1의 이득이 있고 남이 100의

이득이 있으면, 전통 경제학대로라면 수용해야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 인간 본연의 모습을 알아내려고 하는 “행태경제학”


행태경제학은 태어난 지 불과 몇십 년 정도밖에 안 된 경제학의

뉴프론티어다. 이는 전통 경제학의 전형적 인간형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전통적 경제이론에 반기를 들고 있다.


즉, 인간의 합리성과 이기심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고

인간 본연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행태경제학에서는 인간적인 체취가 물씬 풍긴다.

일반적으로 행동경제학으로 알려졌지만, 나는 ‘행태경제학’이라

부르는데, 이는 단순히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휴리스틱(Heuristics)의 세계


현실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휴리스틱’이란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말로 ‘어림짐작’, ‘주먹구구’ 정도에 해당하는 판단의 방식

을 말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모든 것을 철저하게 따져 보고 행동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시간도 그렇고 정신을 집중하는 데 드는

심리적 비용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크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철저하게 따져서 생기는 이익이 크지 않은 한

휴리스틱으로 일을 처리해 버리고 만다.

이는 철저하게 따질 능력이나 의욕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제성의

원칙에 부합되기 때문에 휴리스틱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휴리스틱이 널리 사용된다는 것은 심리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

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휴리스틱은 두 가지 시각으로 보는 경향

이 있는데, 하나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휴리스틱이 지적 능력

혹은 정보의 부족함을 메워 주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휴리스틱에 의해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의외로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준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휴리스틱이 인식의 편향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가용성 휴리스틱 ; 기억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에 대해 토론을 하던 상진이와 철우는

첫 번째 사망원인인 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두 번째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상진이 생각으로는 교통사고인 게 분명했고, 철우는 심장질환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상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몇 명이 연이어 교통

사고로 죽은 일들이 있었고, 철우는 몇 년 전 할아버지가 심장마비

로 돌아가신 후 주위 친척들까지 심장질환을 가진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s)이라는

것을 활용해 사망원인을 추측하고 있다. 자신의 기억에 떠오르는

사건 또는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용성 휴리스틱이 현실에 대한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지적이다.


★ 언론에 의한 가용성 휴리스틱


어떤 일이 사람들의 기억에 쉽게 떠오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

을 하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언론보도를 들 수 있다.

대체로 언론보도는 희귀한 사건이나 엽기적인 사건에 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잘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은 인상

을 줄 수 있다. 그 결과 우리 머릿속의 기억은 현실의 정확한

재현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심리학자들이 인용하는 현실 왜곡의 가용성 휴리스틱 예.


1) 미국에서 뇌졸중 사망자가 다른 모든 사고에 의한 사망자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많다. 그러나 설문조사를 해보면 80% 이상의 응답자

들이 사고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2) 대부분의 사람들이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가 천식에 의한 사망자

보다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천식에 의한 사망자가

20배 더 많다.

3)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번개로 인한 사망자

보다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번개로 인한 사망자가

52배 더 많다.


사람들이 테러공격에 갖는 두려움도 언론 보도에 의해 촉발된

가용성 휴리스틱의 한 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언론 보도는 구독률이나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보도

를 주로 하기에 대중의 왜곡 인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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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통경제학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학인

행태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보통 경제학하면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가 있지만, 오늘 저자인

이준구교수님은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을 풀어나갑니다.

래퍼곡선의 이야기처럼 상황을 자기 위주의 생각으로 해석한

이론적 경제학의 오류를 수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 새로운 형식의 경제학인 행태경제학이 오늘 주된 내용이었

습니다.


요즘은 학문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합쳐지는 융합, 통섭의 시대

입니다.  행태경제학도 자세히 보면, 심리학과 경제학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시대의 흐름과 부합합니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여야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

특히 심리학, 뇌과학 등이 필수라는 생각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행동방식 중 하나로 휴리스틱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하고 있습니다.

사실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를 보존하고 절약하는 방향으로 행동

합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여서 늘 반복하는 일은 크게 생각하거나

주의를 하여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게 지름길(short cut)을 선호합

니다.

매일의 출근길에서 차를 시동걸고 출발하면 어느새 직장에 도착

해 있지요.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삶에 유리한 측면을 제공함과 동시에 오류에

빠질 가능성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가용성 휴리스틱이

그것입니다.

자기 주위의 상황이나 사건을 과잉해석하여 판단하는 것이지요.

언론보도가 대표적으로 가용성 휴리스틱을 초래하는데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실시간으로 사건사고를 접하니 그 현상이

더욱 가속화됩니다.


오늘은 경제학 중 행태경제학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된 흥미로

운 책이었네요.

일독을 권유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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