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의 가치> 백종현
--“이성의 역사”
강 일 송
오늘은 이성(理性), 인공지능, 의생명공학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개념의
인류인 포스트휴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백종현(1950~)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사,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 철학박사를 하였습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한국 철학회 회장 겸 이사장, 한국
칸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 포스트휴먼학회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성의 변천사와 포스트휴먼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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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 개념의 변천
저자는 ‘이성’의 기본적인 의미를 ‘로고스’와 ‘도(道)’로 이해하며,
‘로고스’와 ‘도’를 한편으로는 ‘말(함)’, 또 한편으로는 ‘길(올바른)’
의 지칭으로 납득한다.
무릇 사상이란 사람들의 생각이며, 사상은 그들의 시대와 사회가 또는
그들의 자연환경이 묻는 것에 대해 답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이성개념의 변천도 그러한 역사의 반영일 것이다.
대강을 살펴보면,
고대의 사람들은 ‘자연이 말한다.’, 자연이 로고스요 도라고 생각하며,
중세의 사람들은 ‘신이 말한다.’, 신의 말씀이 로고스요 도라고 생각
하는가 하면, 근대의 사람들은 ‘인간이 말한다.’, 로고스와 도는 인간
에서 말미암는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의 생각을 ‘자연주의’라 하면, 두 번째 생각은 ‘초자연주의’,
세 번째 생각은 ‘인본주의’라 이름 붙일 수 있겠다.
자연과의 소통, 하느님과의 소통, ‘나’라고 자칭하는 이들 사이의
소통, 그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그들 사이의 대화(對話, dialogue)
이며, 그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이성(道, logos)이다.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이성 개념의 역사는 대체로 ‘자연 이성’
(자연주의) -> ‘신적 이성’(초자연주의) -> ‘인간 이성’(인본주의,
이성주의)으로 변천해왔다.
현대 문화의 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주의’는 관용성을
구실로, 신체주의는 현실성을 구실로 뚜렷한 반이성주의를 표한다.
현대는 ‘이성’이 생명의 원천인 감성을 억압하고, 이성의 보편성이
인간 문화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로막는다는 생각이 흔하다.
현대의 이성비판의 강한 풍조는 이른바 ‘문명’안에서 이성의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부조리, 패악에서 비롯한 면이 크다.
하지만 아무런 ‘이성’의 척도 없이 가치판단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성이 배제된다면, 감성적 욕구 충족의 기여도가 기준이
되거나, 몰가치가 ‘진리’의 옷을 입고 등장할 우려도 없지 않다.
★ 포스트휴먼 시대
-- 포스트 휴먼이란 자연인(호모사피엔스 1.0)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생하였으되, 자연인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자,
즉, 탈(脫)휴먼, 후(後)휴먼 이라 할 수 있겠다.
(1) 2020년대 인공지능의 시대
-- 생물학과 물리학이 만나는 접점의 시기이고, 인공 지능과 로봇이
범용화되면서 이제까지의 노동 기반 사회 시스템이 붕괴된다.
-- 자연에 인간이 노동을 가해 재화를 형성하고 이를 정당화하였다면
이제는 노동의 대부분이 로봇이 함으로써 소유권의 정당성에 문제 발생.
-- 일하는 동물(animal laborans); 노동자 인간에서
유희하는 인간(Homo ludens); 예술가 인간으로 변천
-- 노동 등 대부분의 주요한 일은 로봇이 하고 인간은 최고위층이나
최말단의 허드렛일 하는 쪽으로 양극화될 전망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혼란
이제까지 사람이 오랜 숙련에 의해 기술이 업그레이드 되었다면
향후에는 로봇, 인공지능의 기술 습득이 빠르고 인간은 뒤처지게 됨
; 따라서 인공지능 시스템(지속성)이 정규직이고, 사람은 비정규직
(파트타임, 프리랜서)의 유연성을 가진 직책으로 바뀔 가능성
(2) 2030년대 포스트휴먼 사회 진입
-- 의생명 공학의 발달로 트랜스휴먼(Transhuman, 사피엔스 2.0,
증강인간) 등장.
-- 이 시기는 자연인으로 태어났지만 사이보그로 세상을 마칠 가능성
(3) 2045년 이후의 포스트휴먼 사회
-- 포스트 휴먼(Posthuman, posthomo sapiens, 유사인종)
-- 맞춤형 아기, 초인공 지능, 인공마음, 인공인간
-- 2045년 이후에는 인간의 장기가 교체가 가능하면서 죽음이
사라질 수도 있다.
★ 인간의 가치 문제
* 진화론 전에는 인간은 신과 동물의 중간이었다가 진화론 이후에는
인간은 동물과 기계사이에 존재. 하지만 그 간격이 점점 좁아짐.
* 자연과학은 자연을 지배하는 힘을 기르는 과학이었다면, 사회과학은
사람을 지배하는 힘(타자지배)을 기르는 과학이다. 사회과학은 20세기
이후 인문에서 과학으로 이동해 왔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은 자기를 지배하는 학문으로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다.
(1) 인간의 존엄성
-- 인간은 가격이 없다.(칸트), 가격이 붙으면 대체, 교환이 가능
(2) 자율성
-- 자기 지배능력, 자율, 자치능력이 있어야 한다.
-- 본래 자율성은 국가가 가지고 있다가, 칸트에 의해 인간 스스로
가지는 것으로 전환됨.
(3) 사고와 말
-- 인간은 언어가 달라도 사고는 같이 한다.
-- 다르게 말하면 언어의 다양성이 없이 하나의 언어만 사용한다면
더 이상 인간의 사회가 아닌 것이다.
(4) 미감
(5) 행복감
-- 행복감은 결여된 자만이 느낄 수 있다. 즉, 결여됨이 없는 로봇은
인간이 아니다.
★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의 대책
-- 인간 가치(휴머니즘)의 증진이 필요
(1) 최고의 사회 운영 원리가 우애(fraternita)가 되어야 한다.
-- 자유,평등, 정의,사랑 보다 우위에 우애가 필요하다.
-- 우애는 위아래가 없는 대등한 관계를 의미한다.
(2) 기초 생활 체제 정비
-- 국민 기본소득 제도의 수립 ; 빈부의 격차가 10배수 이내로
기본 소득의 1/3은 정부가 지원
-- 평생 교육체제, 평생 의료체제 수립
(3) 향후 생기는 의생명과학기술의 지적재산권 사적 소유 제한
-- 의생명 기술은 공유를 하고 ‘기술 시민권’등으로 공적으로 확보
-- 인간 생명 조작이나 인체 플랫폼화는 엄격히 제한한다.
-- 국가적 공조가 필요하여 ‘국제 생명과학기술 기구’등의 설치 필요
* 이전에는 미모의 불평등사회였다면 현재 그 격차가 상당히 해소(?)
되었고, 향후는 수명의 불평등사회가 될 것이다.
즉, 부자일수록 오래 삼.
(4) 지성의 함양
-- 결국 인간 지성의 역할이 제일 클 것이다.
-- 지성은 지능과 달리, 균형잡힌 통찰력, 온화함 등이 필요하고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의 조화가 어우러질 때 가능.
** 인간은 다시금 이성에 기대한다.
“너의 본성을 다스려라!, 바르게 말하고(logos), 바르게 셈(ratio)하고,
바른 길(正道)을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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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성의 역사”에서 이성이란 무엇이며,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어떻게 이성의 변천이 있었는지를 우선 살펴보았습니다.
이성을 로고스라고 본다면, 그 로고스는 “자연” -> “신” -> “인간”
으로 변천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부조리했던 이성의 역사로 인해 이성이 부정
당하고 상대주의와 다양성, 다원성의 견해가 더 우세한 상황입니다.
이에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의 역할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성을 부정하게 되면, 몰가치의 시대, 감성적 욕구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포스트휴먼 시대를 본다면, 인간이 자연인으로
존재하는 지금에서 향후 인공지능, 의생명공학의 발달로 자연인에게
뭔가 조작(?)이 가해진 상태를 포스트휴먼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포스트휴먼 시대에는 노동의 가치가 바뀌게 되어, 자연에 노동이
더해져 가치가 생성하고 이를 재화로 소유하던 개념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됨을 이야기합니다.
근본적인 인간에 대한 개념과 사회운영체제의 심각한 도전이 임박했음
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에 포스트휴먼 학회의 회장이기도 저자는 모든 가치위에 “우애”를
놓자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곧 평등과 공평한 분배 등을 강조한 가치인데
국민의 기본소득체제를 바꾸어 최소한 1/3은 정부가 지원하게 하고
평생 교육과 의료를 공적으로 책임지자고 합니다.
그리고 가공할 의생명공학의 기술을 사적인 이익추구를 위한 도구로서
사용되지 못하게 공적으로 관리하자고 합니다.
이를 총괄하는 최고의 기준은 지능이 아닌 “지성”이라고 강조합니다.
인공지능과 모든 포스트휴먼의 현상을 아우를 수 있는 균형 잡힌 시각,
따뜻한 가슴만이 이 모든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저자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성 상실, 가치의 문제에
“우애”와 “지성”을 해답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참으로 현명한 시각으로 생각이 되고,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문제 공감과 조금씩의 양보, 서로를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마음 등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만,
각 국가와 각 조직, 개인들의 다양하고도 상충하는 이익과 욕구들을
어떻게 하나로 모아갈 것인가에 있어서 큰 도전이 될것이라 여겨지고,
이 지점에서 인간의 지혜로운 "지성"과 "이성"이 꼭 빛을 발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