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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Jul 28. 2017

<호모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스토리 텔링>

“호모 데우스”

<호모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스토리 텔링>

--“호모 데우스”中 <2>


                                      강 일 송


오늘은 지난번 소개한 유발 하라리 교수의 “호모데우스”중 각론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켜 나오는 과정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 “스토리텔링”에 관한 내용

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은 책의 전체 중 총론에 해당하는 개괄적인 흐름을 보았었지요.


오늘은 인류가 인지혁명과 함께 어떻게 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왔는지, 그리고 그 스토리가 현대까지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저자를 한번 더 소개를 한다면, 유발 하라리(1976~)교수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나

200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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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 이야기 그물의 시작


늑대나 침팬지 같은 동물들은 이중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나무, 바위, 강처럼 외부의

객관적 실재와 한편으로는 두려움, 즐거움, 욕망 같은 내부의 주관적 경험을 알아차린다.

반면, 사피엔스들은 삼중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이 두 가지 세계 외에 돈, 신, 국가,

기업에 관한 이야기들이 포함된다.


21세기 들어 신기술은 이런 허구의 힘(이야기의 힘)을 더욱 성장시켰다.

인간은 자신들이 역사를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역사는 사실 허구의 그물을 중심으로 돌아

간다. 인간 개인의 기본 능력은 석기시대 이래로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의 그물은 힘을 급속도로 키워 역사를 석기시대에서 실리콘 시대로 떠밀었다.


이 모든 과정은 약 7만 년 전 인지혁명과 함께 자신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6만년 동안의 이야기 그물은 작고 지역적인 규모에

머물렀다. 하지만 약 1만 2,000년 전 시작된 농업혁명은 상호주관적 연결망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적인 기초를 제공했다. 농경 덕분에, 조밀한 도시에 사는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과 훈련된 군대에 소속된 수천 명을 먹이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약 6,000년 전 고대 수메르에서 생겨난 최초의 도시들에 사원은 숭배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매우 중요한 정치적, 경제적 중심이었다. 수메르의 신들은 현대의 상표 및 기업과

유사한 기능을 했다. 신들은 법적 실체로 기능하며 논밭과 노예를 소유하고, 돈을

빌려주고 받고, 봉급을 지급하고, 댐과 운하도 건설했다.

신들은 죽지 않고, 상속 다툼을 벌일 자식도 없으므로 점점 더 많은 재산과 힘을 축적

했다.

하지만 신들은 인간의 상상 속 외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지상의 일은

사원에 있는 성직자들이 관리했다. 이는 현대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일을 인간

들이 하는 것과 비슷하다.


약 5,000년 전에 수메르인이 문자와 돈을 발명하자, 이때까지 존재하던 인간 뇌의 데이터

처리 한계를 깨버렸다. 문자와 돈 덕분에 수십만 명에게 세금을 거둘 수 있고 복잡한

관료제를 조직하고, 거대한 왕국을 건설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이집트에서는 성직자, 왕과 신을 융합한 살아있는 신 파라오를 창조했다.

이집트인들은 파라오를 신의 대리인이 아니라 실제 신으로 여겼다. 여기에서도 실제

읽고 쓰는 관료들이 이집트의 행정실무를 맡아보았다. 파라오의 관료들은 지중해

해안에서 누비아 사막까지 이집트 왕국 안을 동분서주했다. 관료들은 각 마을들이

내어야 하는 세금을 계산해 파피루스에 기록한 다음 전달했다.


수메르의 신들이 기업의 상표를 떠올리게 한다면, 살아있는 신 파라오는 엘비스 프레슬리,

마돈나, 저스틴 비버 같은 개인 상표와 비교할 수 있다.

생물학적 엘비스는 죽어도 아직 팬들은 그의 포스터와 앨범을 구매하고, 라디오 방송국

에서는 계속 그의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테네시주 묘지에서는 매년 50만 명이 넘는

순례자가 넘쳐난다.


★ 문자의 발명 이후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의 이야기는 인간 뇌의 한정된 용량 때문에 지나치게 복잡한 이야기는

지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문자가 생긴 이후 인간은 무척이나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창조할 수 있었고, 그 이야기들은 인간의 뇌가 아니라 돌판과 파피루스에 저장되었다.

이렇듯 문자는 인간이 마치 알고리즘을 짜듯 사회 전체를 조직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개인들은 거대한 알고리즘의 한 단계일 뿐이며 알고리즘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이것이 관료제의 본질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어떤 현자가 아니라, 파피루스와 돌에 새긴 비문으로 연결된 관료

네트워크가 대부분의 결정을 내렸다. 비록 건축 공사의 대부분이 인간의 근력으로 움직

이는 석기와 목기로 이루어졌지만, 그들은 뛰어난 조직력을 가지고 있었고,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수십 년 동안 협력하면서 석기만으로도 인공호수나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었다.


상상의 실체가 뭔가를 건설하고 지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오늘날 미국이

최초의 핵폭탄을 만들었고, 중국이 샨사댐을 건설했고,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만든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 허구, 이야기의 힘


허구는 우리의 협력을 돕는다. 허구는 나쁜 것이 아니다. 허구는 꼭 필요하다.

돈, 국가, 기업 같은 허구적 실체에 대한 널리 통용되는 이야기가 없다면 복잡한

인간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똑같은 허구적 규칙을 모두가 믿지 않으면 축구 경기를 할 수가 없고, 허구 없이는

시장과 법원의 이점을 누릴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이 이야기, 허구가 목표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에 대한 감각을 잃을 때, 우리는 ‘기업을 위해 많은 돈을 벌려고’, 또는 ‘국익을 위해’

전쟁을 시작한다. 기업, 돈, 국가는 우리의 상상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를 도우라고 그것들을 발명했다. 그런데 왜 그것들을 위해 우리의 생명을

희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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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번 이야기에 이어서, 인간이 문명을 이룩한 힘, 그리고 다른 동물들과

차이를 만들어 낸 힘에 대해서 말해보았습니다.


요즘은 흔히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합니다.  상품을 하나 팔려고 해도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도 삶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어야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 유발 하라리교수는 단지 스토리는 그러한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명 자체를 만들어낸 것이 스토리라고 합니다.  이 스토리에는 신화, 역사,

종교, 문화 등이 다 포함이 됩니다.


인간의 뇌는 석기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문자와 돈이 발명이 되면서

인간은 훨씬 길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이러한

스토리는 인간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고 집단의식을 가지게 해주며, 다양한

사회구조를 엮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상상의 실체가 과거에는 신이나 초자연적인 힘이었다면, 현대에는 국가나

거대기업, 연예인 등이 이를 대체한 것이지요.


저자는 이러한 스토리가 허구일지라도 복잡한 인간 사회가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단지, 그 도구인 스토리를 위해서 본질인 인간이 소외되거나 뒤처지거나 그 수단

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그 사회나 집단이 스토리를 가질 때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게 되고 하나의

목표, 믿음을 가지고 단합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개인으로 적용을 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개성의 시대이고

스스로의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입니다.


나의 스토리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스토리를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더운 하루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역사의 아이러니-문명과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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