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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Oct 12. 2017

<경제, 알아야 바꾼다>

<경제, 알아야 바꾼다>

--“내 삶을 바꾸는 경제이야기”


                                강 일 송


오늘은 경제학자 출신의 기업경영인과 최고의 브랜드 디자이너 출신 국회의원이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은 내용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주진형(1959~)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합니다. 세계은행을 다니다가 삼성전자로 옮겼고, 이후 삼성증권, 우리금융지주를 거쳐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합니다.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쓴소리 하기에 거침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공(空)”선생 별명을 가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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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파고스 경제


우리 사회를 이해하려면 우리가 100여 년 전만 해도 500년에 걸쳐 지속된 조선사회로

신분사회, 반상(班常)사회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조선시대의 “중앙집권적 신분제 사고방식”과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문화적 바탕 위에 20세기 초반 일본이 자기네가 근대화하면서 만든

“권위주의적 국가 운영체제”를 들여왔어요. 그것이 지금도 우리나라의 기본 틀입니다.


그 위에 해방 후에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머리는

조선시대, 몸은 일제강점기, 겉에 입은 옷은 미국에 걸쳐 있어요. 중앙집권적이어서 맨 위에

있는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실제 중요한 결정은 관료가 알아서 하고요.

국민은 5년에 한 번씩 왕을 뽑는 것에 불과한 정치에요. 거기에다가 우리는 일본에는

없는 문제가 있는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정이 재벌을 폐지해서 없어진 지

60년이 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재벌이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를 일종의 ‘프랑켄슈타인 사회’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것저것 억지로

꿰맞춰 만든 사회, 전(前)근대와 현대가 병존하는 사회죠. 그 와중에 개방이 되었고

외부로는 개방되어서 수출입 비중이 GDP의 90%가 넘는데 내부는 폐쇄적 권력이 좌지우지

하는 체제입니다.


경제력은 세습 재벌 주도 체제로 되어 있고, 국가 운영은 중앙관료에게 모든 권력이 위임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을 두 달 주고 그를 견제할 국회의원을 뽑는 데는

2주만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이 구경만 하는 민주주의, 극장식 민주주의가 되어

버렸어요.


이것이 우리 경제사회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중앙집권적

관원 대리체제와 일본식 재벌에 의한 경제적 집중체제가 결합했죠. 우리 사회의 숨통을

트려면 어딘선가 이 틀을 부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한성판윤(오늘날 서울시장)이 1,500명


우리나라에서는 ‘너만 하느냐, 나도 좀 하자’라는 사고방식이 엄청 강해요. 조선시대에서도

한성판윤이 지금으로 치면 서울시장인데 500년 조선시대에 무려 1,500명이 넘습니다.

1년에 3명씩 돌아갔다는 얘기잖아요. 실제로 조선의 많은 관료, 예를 들어 송강 정철의

약력을 보면 1년에도 수시로 직책이 바뀌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근본적으로는 중앙집권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최상층 자리는 몇 개 안 되는데 모든 사람이 그걸 하고 싶어해요.

그것을 권력자가 돌아가면서 한 번씩 나눠주는 거죠. 아직도 과거 최고 직책이 무엇이었

느냐가 그 사람의 사회적 신분을 결정하는 사회입니다.


★ 중앙집권적 관원 대리 운영체제


국가가 국민에게 지급하는 복지 재정, 경제개발 재정을 되도록 중간업자를 빼고 직접

전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보직을 맡은 대학교수들이 이런 한탄을 합니다.

자기 학교 총장이 교육부에 가서 사무관을 만나기도 힘들뿐더러 심지어 사무관은 앉아

있고 총장은 서서 얘기한다고 합니다. 왜냐고요? 교부금을 받아야 하니까요.


교육부에 2조 원 정도 교부금이 있습니다. 학교로서는 이 교부금이라는 공돈을 그냥 받는

셈인데요, 이 돈이 누구 돈인가요? 국민의 돈입니다. 이런 식으로 부처마다 자기들이

주무르는 교부금이 다 있어요. 지방정부는 그게 다 공돈이니까 모두 서울에 파견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근본적으로 중앙정부에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래서 경제권력, 행정부권력, 정치권력을 분화하는 데서 한국 사회

재설계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 외환위기와 한국사회의 모순


대다수 사람들은 1997년 외환위기를 갑자기 들이닥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것은

1990년대를 지나면서 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이 자기 무게를 못 이기고 무너지면서

실체를 드러낸 것이었다.


고속성장, 그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강렬했다.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미래는 아직 찾아오지 않은 한국 사회.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만

20년이 걸렸다. 그 20년의 방황이 바로 지금 우리 앞에 원청과 하청으로, 청년실업으로,

장기침체로, 3포세대로, 저출산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성장만 앞세우느라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지워냈던 감옥에서 빠져나와 다른

길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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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제학자의 눈을 통해서 이 시대를 진단해 보고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구나 정치적인 성향이 있을 테지만 오늘은 그런 성향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예리한 시각을 위주로 보았습니다.


그는 우리 시대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양반과 상놈을 구분하는 문화, 중앙

집권적인 문화 위에 일본에서 들여온 귄위주의적 국가운영체제, 그리고 해방후

미국이 들여온 미국식 민주주의가 섞여져 있는 프랑켄슈타인 사회라고 정의

합니다.


또한 한성판윤이 500년 사이 1500명이나 될 정도로 공평하게 좋은 직책을 돌려

차지하는 '너만 하느냐, 나도 좀 하자’라는 사고방식도 존재하고 있음을 통찰

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 중 "과거 최고의 직책이 그 사람의 사회적 신분을 의미한다."라는

말에는 많이 공감이 됩니다.  체면 문화, 겉치레 문화가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깊숙이 남아있지요.


대학 총장들이 정부 교부금을 받기 위해서 교육부의 사무관을 찾아야 하는 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중앙집권적 엘리트 관료주의는

저자의 관점처럼 비판받아 마땅한 점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지탱을 한 중요한 역할도 있었음을 함께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80-90년대의 고속성장 시대의 열매는 아주 달았고, 이는 마치 "날카로운 첫 키스

의 추억"처럼 우리의 뇌리에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절이 다시 되풀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고, 대신 앞으로는 성장, 발전, 승진,

등등 외적인 것의 추구보다는 내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우리 사회의

흐름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집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야근하며 주말에도 출근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이제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내적 충실함을

추구하는 미덕으로 전환을 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서 진정한 만족과

행복이 함께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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