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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14. 2017

<브레인 샤워>

<브레인 샤워>

“새로운 생각의 시작”


                                 강 일 송


오늘은 우리 뇌의 고정관념 등을 씻어내고 새롭고 참신한 생각의 틀을 만들어 내는 방법에

관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노경원 박사인데,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

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행정고등고시 재경직에 합격한 후 다양한 자리를 거쳐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정책관으로 근무중이라 합니다.

저서로는 <생각 3.0+>, <공부궁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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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이성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

두 가지가 다 있다. 100대 0으로 어느 하나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사람은 없다.

사람에게는 토끼와 거북이 또는 건달과 신사라는 두 가지 반응 시스템이 함께 작동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은 이를 시스템1과 시스템2로 나누기도 한다.


토끼, 건달, 또는 시스템1은 감성이나 직관과 같이 빨리 반응하는 시스템이지만, 거북이,

신사, 시스템2는 이성이나 숙고와 같이 천천히 반응하는 시스템이다. 이성은 거북이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성을 빨리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반복 훈련을

하면 직관화가 되어 토끼 시스템으로 전환되는데, 반응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전통경제학은 이성적,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이론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행동 경제학을 필두로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인간을 상정하여 이론을 개발한다.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한 이론이 현실을 설명해 주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인간의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을 많이 감안한 경제학 이론들이 부각된 것이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에는 “박사 학위를 받는 순간, 인간의 뇌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때부터 ‘모르겠습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습니다.’라는 말을 까맣게

잊어버린다.”라는 제임스 랜디가 한 말이 나온다. 박사가 되면, 그리고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 자기 진단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가?


★ 감각을 너무 믿지 말라.


“감각은 수시로 우리를 속인다.” -- 르네 데카르트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자신의 감각을 믿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다. 자신의 눈을 믿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의 오감을

너무 믿으면 사람은 실수하게 된다.


오감은 생물학적 한계를 가진다. 벌과 같은 곤충은 자외선을, 뱀은 적외선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가시광선만 볼 수 있다. 소리에도 가청 주파수가 있다.

감각은 감각기관과 뇌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익숙한 것이나 신경 쓰는 소리를 더 잘 인식

하게 된다. 시끄러운 파티장에서 자기 이름은 잘 듣는 것 등이 해당된다.


또한 우리 뇌는 대상을 왜곡하여 인식하거나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착각은 감각과 상상이

결합한 산물이다. 사람은 일부분을 감각적으로 인지하고,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뇌의 상상

으로 채워 넣는데, 그 상상이 잘못되었을 경우 착각이 된다.


생각에 따라, 뇌에 따라 감각이 반응하기도 하는데, 환자가 가짜 약을 먹고도 치료되는

플라시보 효과가 있고, 반대로 진짜 약을 줘도 환자가 효과 없다고 생각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노시보 효과도 있다. 부자가 입은 옷은 비싸보이고, 가난한 사람이 입은 명품 옷은

싼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음식도 맛있다고 소문난 집에서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이다. 생각이 감각까지 바꾼다.


★ 기억은 만들어진다.


기억은 간섭을 받는다. 하나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은 다른 정보의 기억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간섭현상은 순행간섭과 역행간섭으로 나뉘는데, 순행간섭은 기억한 정보가

새롭게 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말하고, 역행간섭은 새로이 입력한 정보가

과거에 기억한 정보를 인출하는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순행간섭의 예로는 첫인상이 있다.


사후편항은 사후 과잉 확신편향이라고도 불리는데, 사건이 일어난 후에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것은 자기합리화와 연결하여

‘내가 그럴줄 알았어’하는 자세로 나타난다.


사후 편향과 동기화된 망각이 결합한 형태로 기억을 왜곡하면,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자신의 기억과 판단을 과신하여 자신을 훌륭한 사람으로 인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왜곡의 극단적인 사례가 리플리 증후군이다.


★ 변화는 파르마콘이다.


그리스어 파르마콘, pharmakon 은 ‘약’이며 동시에 ‘독’이고 ‘축복’이며 동시에 ‘저주’

라는 의미가 있다. 플라톤은 글은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직접 나오는 말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독이 되기도 하지만,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반복될 수 있기에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파르마콘이라고 했다.


변화는 위기이면서도 기회인 파르마콘이다. 변화는 항상 어떤 사람에게는 위기인

동시에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로 작용한다.

하루를 바쁘게 살고 걱정거리가 많으면 문제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편안하게 하루를

사는 것을 문제로 볼 수도 있다. 여기서 발전을 이룬다.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변화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어떤 한계에 도달해서 그것을 뛰어넘는 것도 같은

현상을 보고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차이를 만든다. 헤라클레이도스의 말처럼

“한계가 지혜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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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뇌과학과 심리학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는 창의적인 생각, 신선한 생각을 만들어내는 일이 고정관념, 잘못된 상식 등의

생각의 찌꺼기를 샤워하듯이 씻어내는 일로 인해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그중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상식, 생각의 오류, 고정관념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한번 골라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인간은 스스로는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이성적이지 않은 경우가

아주 많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선택하는 많은 결정이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에

치우친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경제학도 이성적인 완전한 인격체를 전제하에 이론을 만들었기에 행동 경제학이

나타나는 배경이 되었지요.


두 번째는 우리 감각의 불완전성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가시광선밖에 못보고

가청영역도 아주 좁습니다. 또한 착각도 수시로 합니다. 미리 선입관을 가진 생각에 의해

느낌도 아주 달라집니다.

우리는 아주 확실할 때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라고 잘하지만, 다른 감각보다는 정확한

경우가 많지만, 시각도 이 말을 보증할만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는 기억의 불완전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기억은 특히 왜곡이 심한데,

뇌의 효율을 위해 망각이라는 기제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사후편향을 살펴보면,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스스로 필요한대로 가공하는지를

잘 알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르마콘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약이자 독이고 축복이자 저주라는 말인

파르마콘은 “변화”에 대한 설명으로 아주 적절합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거부만 해서는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능동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고 거기에 맞게 스스로를 맞추어

나갈 때 오히려 더 큰 기회가 될 것이지요.

위기나 어려움을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기회와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지혜로움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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