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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13. 2017

<비오는 날에는 뛰지 마세요>

“하루하루의 물리학” 中

<비오는 날에는 뛰지 마세요> (2)

“하루하루의 물리학” 中


                                      강 일 송


오늘은 지난 시간 이어서 어려운 “물리학”을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일들과 연관지어 쉽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는 친절한 책을 연속으로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이기진(1960~)교수로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입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낭만적인 물리학자로, 프랑스, 일본, 아르메니아공화국, 러시아 등에서 유학 생활을 하였

다 합니다. 저서로는 <박치기 깍까>, <제대로 노는 물리법칙>, <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MT 물리학>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흥미로운 비 이야기와 디젤과 가솔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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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날에는 뛰지 마세요


나는 웬만해서는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비가 그치게 되면 우산만큼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집까지 지하철로 다니는데 역까지 3분 걸려 비가 적당히 오면 그냥 우산을 쓰지

않고 걸어간다. 그렇다면 지하철 역까지 가는 데 비를 적게 맞는 방법이 있을까?

달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양반처럼 걷는 것이 나을까?


물리적으로 해석해보자. 먼저 1초당 몇 개의 빗방울이 떨어지느냐가 중요하고, 그다음

얼마나 오랫동안 비에 노출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빗방울을 맞는 수는 시간에 비례한다.

빗속에 오래 서 있을수록 더 많은 양의 비를 맞으니 말이다.


빨리 뛰어 최대한 비를 피한다면 어떨까? 아무래도 빗속에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 몸에

맞는 비의 양도 줄어들긴 하다. 하지만 걸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만 맞을 확률이

높은데, 달리면 몸의 앞쪽의 비도 맞아야 한다. 따라서 오히려 몸에 맞는 비의 양이 증가할

수 있다. 뛰는 시간을 줄이긴 했지만 머리뿐만 아니라 몸 앞쪽까지 젖어버린다.


만약 여기에 바람까지 분다면 몸에 맞는 비의 양은 더욱 증가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뛰어가든 걸어가든 맞는 비의 양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10월이 지나면 비가 많이 온다. 매일 우중충한 날씨에, 하늘에서는 보슬비가

내린다. ‘적당히 내린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비가 내리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산을 쓰지 않는다. 그냥 외투를 입고 천천히 걸어 다닌다. 안 그래도 좁은 길인데 우산

까지 쓰고 걸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뛰어봤자 비를 더 맞을 수도

있으니 차라리 방수가 되는 외투를 입고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

하는 듯하다.


★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자동차 엔진에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 있다. 가솔린 엔진은 실린더 내에서 연료와

공기의 혼합 가스를 폭발시켜 피스톤의 왕복 운동이 만드는 힘으로 자동차를 움직인다.

그렇다면 터보 자동차는 무엇일까? 터보 엔진은 공기를 강제로 압축시켜 공기의 밀도를

높인다. 이렇게 하면 혼합 가스가 폭발하는 과정에서 연료가 잘 연소되고, 불완전 연소로

생기는 찌꺼기가 엔진에 남지 않아 일반 엔진보다 효율이 높아진다.


디젤 엔진은 먼저 실린더 안에 공기를 흡입해 고압으로 압축한 다음 불꽃이 일어나면 여기

에 디젤 연료를 분사해서 폭발시킨다. 이 힘으로 피스톤을 운동시켜 자동차 동력을 얻는다.최근에는 디젤 엔진의 열효율이 가솔린 엔진보다 더 좋아졌는데, 주된 원인은 휘발유와

경유의 특성 차이 때문이다. 휘발유는 경유보다 낮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 불이 붙는

반면, 경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불이 붙기 때문에 엔진 내부의 온도와

압력을 높일 수 있어서 높은 효율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디젤 엔진의 경우 엔진 내부가 고압이므로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큰 단점이 있다.

오늘날에는 소음을 제거하는 기술, 그리고 엔진을 정교하게 만드는 기술이 발전해 소음을

많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가솔린 엔진은 엔진의 회전이 빠르고 고속에 유리하고, 디젤 엔진은 회전 수가 적은 대신

힘이 뛰어나다. 여기서 엔진 파워의 물리적 의미는 엔진이 일을 할 때 단위시간당 이루

어지는 일의 양이다. 그래서 RV차량과 SUV차량, 그리고 버스, 트럭, 굴착기, 크레인과

같은 대형차와 선박에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속도가 빠른 가솔린 엔진은 자동차나 프로펠러 비행기에 사용된다.


놀라운 것은 자동차 엔진에서 가솔린을 사용하고 얻는 열에너지 중 오직 26퍼센트만이

자동차를 움직이는 역학적 에너지 출력에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즉 가솔린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26퍼센트만이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사용된다는 뜻인데, 이것을 ‘효율’이라고

한다. 나머지 에너지는 자동차 엔진의 과열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냉각수를 거치며 36

퍼센트가 손실되고, 38퍼센트는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자동차가 정지해 있을 때 열이

느껴지는 이유는 38퍼센트의 방출된 열에너지 때문이다.


26퍼센트의 에너지 출력에는 가속에너지 3퍼센트, 굴림에너지 6퍼센트, 부속장치 작동

에너지 3퍼센트, 정지해 있을 때 사용하는 공회전 에너지 4퍼센트, 공기 저항 7퍼센트,

자동변속장치 손실 3퍼센트 등이 있다. 극히 일부의 에너지만 자동차를 가속하는데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퍼센트를 우습게 생각하겠지만, 여기서 공회전 에너지

와 저항과 손실을 1퍼센트라도 줄인다면 공학적으로 획기적인 발견일 것이다.

0.5퍼센트를 줄이는 것 역시 공학자의 부단한 연구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0.1퍼센트의 진보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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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상에서 만나는 물리학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비가 올 때 빨리 뛰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평상시 걸음처럼 걸어가는 것이 나은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오늘 물리학 교수님의 설명으로 이 주제를 함께 보았습니다.

비를 맞는 총량은 비가 오는 양과 맞는 시간에 달려있는데, 결국 뛰어가면 노출

되는 시간은 줄어드나 안 맞아도 될 앞쪽의 비까지 맞으니 결론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유럽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 겨울이 되면 오히려 비가 잦고 우중충하게

습도가 높아지니 다들 방수가 되는 외투를 즐겨 입는다고 하지요.  이태리도

그래서 가죽 가공 기술이 높아 겨울에 가죽 외투를 많이 입는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자동차 엔진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가솔린과 디젤은 그 본래의 화학적

특성 때문에 엔진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솔린 엔진은 회전을 빠르게 할 수 있어서 고속에 유리하고, 디젤 엔진은 회전

수가 적은 대신 힘이 좋다고 하지요.  이때의 힘은 토크(torque)라고 할 수 있는

데 토크가 큰 디젤엔진이 큰 트럭이나 선박, 크레인 등에 쓰이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디젤 엔진의 단점인 소음과 진동이 많이 개선이 되어서 일반

승용차에도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가 많이 보편화되었고,  디젤 엔진의 장점인

연비가 좋고 토크가 커 힘이 좋은 장점까지 더해져 더 인기가 있습니다.


자동차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엔진 만드는 기술의 최강국인 독일은 연비와

힘을 함께 잡기 위해 디젤 엔진을 완숙한 경지까지 끌어올렸고, 일본은 이와

달리 일찌감치 하이브리드 엔진에 집중하여 프리우스 같은 훌륭한 차를 대중

화 시켰습니다.    하지만 최근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연비 조작 사건이

나면서 독일도 점점 전기차 쪽으로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하이브리드 엔진은 결국 전기자동차로 가기 위한 중간 징검다리 역할만 할 것으로

보이고, 내연 기관에서 뒤떨어졌던 중국은 아예 내연기관 엔진을 건너뛰고

전기차로 바로 직행하려고 온 국력을 모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테슬라처럼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전기차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엔진의 효율에 대한 물리학적 이야기를 들었는데, 엔진에서 얻어진

에너지의 단 26%만을 자동차를 움직일 때 사용한다고 하니 좀 충격적입니다.

자동차 공학에서 이를 1% 만 손실을 줄여도 대단한 발전이라고 하니, 이 부분에

대한 연구 개발이 더욱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리학을 일상과 연결하여 쉽게 이해하게 해주는 저자 이기진 교수님의 탁월한

능력을 알게 해준 책이었고 향후 일반인들을 위해 좀 더 많은 활동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추운 날씨, 독감이 유행하니 늘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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