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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20. 2018

<리더를 위한 한자(漢字) 인문학>

<리더를 위한 한자(漢字) 인문학>

“한자의 지혜, 리더십의 지혜”


                                         강 일 송


오늘은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수천 년의 지혜가 녹아있는 한자(漢字)를 통해서

살펴보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김성회 작가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졸업 후 세계일보 전문기자로 각 분야 리더를 1000명 이상 인터뷰했고, 늦깎이로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저서로는 “리더의 언어병법”, “용인술”, “강한 리더”, “사장의 독서력”, “성공하는

CEO의 습관” 등이 있습니다.


약 3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 한자는 한 글자 한 글자가 단순한 문자나 부호가

아니라 인간의 삶의 원리가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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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종류


(1) 호걸형 리더

-- 먼저 호걸의 한자를 살펴보자. 사나울 호(豪)는 높을 고(高)와 돼지 시(豕) 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힘센 멧돼지가 등에 난 거센 갈기를 높이 세우고 사납게 돌진하는 모습

이다. 뛰어난 걸(傑)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 인(人)과 어그러질 천(舛), 나무 목(木)의

조합으로 돼 있다. 어그러질 천은 발 모양을 가리킨다. 즉 나무 위에 높이 올라간

사람, 나보다 한참 위에 있는 뛰어난 사람이란 것을 뜻한다.


(2) 위인형 리더

-- 훌륭한 위(偉)는 사람 인(人)자에 가죽 위(韋)가 더해졌다. 위는 그냥 뻣뻣한 가죽이

아니라 무두질을 거쳐 모든 것을 감쌀 수 있도록 부드러워진 가죽이다. 두 개의 발로

어떤 지역을 에워싸고 있음을 가리킨다.


진정한 리더는 남보다 훌쩍 높거나, 저 잘난 것으로 위화감을 주는 호걸이 아니다.

어긋나고 뒤틀린 것일지라도 끝까지 포용해 부드럽게 감쌀 줄 아는 게 바로 리더다.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고 요구하는 것은 호걸형이 아니라 위인형이다.


감싸니까 리더다.


★ 버릇 관, 慣

-- 습관을 조심하라, 당신의 운명이 된다.


관(慣)이란 버릇이란 뜻을 가진 글자로, 옛사람들은 버릇을 마음에서 비롯되는 행위로

보았다. 그래서 마음 심(忄)이 있다. 관(貫)은 발음요소로 보는 경우도 있고, 동전꾸러미를

하나로 꿰놓은 듯 일관(一貫)된 행위를 하는 것이 버릇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습관이란 뜻을 가진 영어 단어 ‘habit'의 어원은 라틴어 ’habitus'다. 이 말은 매일 똑같은

삶을 습관처럼 반복하는 수도승이 입는 옷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습관은 매일 옷을 입듯이

반복해 몸에 착 붙게 해야 한다. 아니 이를 넘어 몸속에 인이 박히게 해야 한다.

한편, 습관을 뜻하는 그리스어 ‘ethos'에서 ’ethics' 즉 윤리라는 단어가 파생됐다.

말 그대로 윤리는 머리로 판단하는 의식이 아니라 몸으로 반응하는 습관이다.

습관이란 수백 번 익히고 마음을 하나로 통하게 해 ‘내 몸의 피부처럼’ 착 붙게 만드는

과정이다.


일상의 습관이 일생의 운명을 만든다.


★ 덕, 德

-- 곧게 가고자 하는 마음


리더십의 효과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누가 말하느냐’가 더 좌우한다. 리더 스스로

조건을 갖추어야 비로소 리더십이 빛을 발한다.


동양에서 덕은 리더십의 요소 중에서도 늘 으뜸으로 여겨졌다. 공자는 말하기를

“덕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은, 비유하여 말하자면 마치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데

뭇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

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면 리더가 구태여 움직이지 않아도 교화되고, 말하지 않아도 믿고,

하는 일이 없어도 이루어져 가만히 앉아서도 번거로움을 제어할 수 있다.


덕은 흔히 영어 ‘virtue'로 번역된다. ’virtue'는 라틴어 비르투스(virtus)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대 그리스어 아레테(arete)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고대 로마로 건너가

‘arte'에 사나이를 뜻하는 ’vir'가 붙어 비르투스가 되면서 특히 ‘남자다움’이라는 뜻이

강조되었다. 즉 로마에서 덕은 전쟁터에서의 용기이며, 어떤 역경 속에서도 그 무언가를

이뤄내는 창조의 힘이다. 이처럼 사물이 잠재된 본성을 최대한 실현하는 탁월한 능력

이라는 맥락에서 'virtue'는 동양의 덕과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 실행, 實行

-- 꿈을 위해 길을 떠나는 사람


한자어 실행(實行)을 풀어보자. 열매 실(實)의 옛글자는 집 면과 밭 전, 조개 패로 구성

되어 있다. 집 안에 곡식과 화폐가 가득 들어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실(實)의 원래 뜻은 집안에 곡식과 재물이 ‘가득 차다’이다.

한편 갑골문에서 갈 행(行)은 사람들이 항상 다니는 사거리의 모양을 본 뜬 것으로

‘길’이란 뜻이다. 이것이 후대로 오면서 ‘거리’, ‘가다’, ‘움직이다’의 뜻이 파생되었다.


이 두 글자의 뜻풀이를 합치면 실행은 ‘집안’에 곡물과 재물이 가득차게 하려면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 된다. 성과(成果)에 과실 과(果)자가 들어간 것에도 씨앗을 뿌리는 행위가

있고서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성과는 실행과 일란성 쌍둥이다. 뿌려야 거둔다. 움직여야 생기는 것이 있다.

실행이라는 글자에는 이처럼 인과응보의 법칙, 나아가 결실을 거두기 위해 길을 떠나는

꿈과 의지가 담겨 있다.


★ 배울 학, 學

-- 어제의 나와 경쟁한다.


우리가 이룩한 ‘한강의 기적’의 동력이 교육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배움은 중요한데, 배울 학(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그중 하나를 보면

아이(子)가 책상 앞에서 양손에 책을 잡고 숫자나 매듭 매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을 형상

화한 것이라고 한다.


학습의 기본은 자신의 고정관념을 계속 깨뜨려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학(學)이란

내가 맞다고 의심 없이 믿어온 것이 정말 맞는지 따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져 낯설게 바라보는 것, 눈에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의 시각에 문제가 없는지,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따져보기 위해 나를 비우는

것이 배움의 본질이다.


‘많이 배운’ 사람보다 ‘많이 배우는’ 사람이 되자. 진정한 배움은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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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자(漢字)를 통해서도 충분히 인문학을 논할 수 있고 리더십을 이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한 권을 함께 보았습니다.


한자는 흔히 표의문자라고 하지요.  글자 하나가 음 하나를 표현하는 표음문자인

우리말과 달리, 한자는 글자 하나가 하나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오늘 이 책에서도 인문학적 의미를 가진 한자를 풀어내고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온

선현들의 지혜를 알려줍니다.


먼저, 리더는 호걸형 리더와 위인형 리더가 있다고 말합니다.

호걸형은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가진 리더가 자기 스타일대로 이끌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있고, 지배하고 리드하고 명령하는 리더십을 말할 것입니다.

반면, 위인형은 무두질을 충분히 해서 모든 것을 감쌀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말하는군요.  스스로 감화해서 리더를 따라오게 만드는,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고 포용할 줄 아는 소통형 리더십을 말합니다.


과거의 리더십이 "나를 따르라" 식의 호걸형 리더십이었다면, 현대의 리더십은

모든 것을 들어주고 품어주고 소통하면서 함께가는 위인형 리더십이 대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 한자를 통한 인문학적 풀이가 있었는데, 그중 4가지 정도 키워드를 골라

함께 보았습니다.

그 첫번째가 습관의 "관"이었습니다.  습관의 힘은 실로 놀랍지요.

처음에 계속 하기가 힘들지 한번 습관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엄청난 힘을 발휘

합니다.   습관의 영어 어원처럼, 피부처럼 딱 붙어 있을 정도로 좋은 행위가

습관이 되면 심지어 "운명"이 된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동양에서 가장 높은 가치로 여기는 "덕"이었습니다.  서양의 언어로

번역한 덕의 "virtue"는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동양의 덕과는 전혀 의미가 상통

하지 않습니다.   덕은 말그대로 저절로 감화되어 스스로 행동을 하게 하고,

어떤 강제함이나 번거로운 동작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단계입니다.


세 번째는 실행이었는데, 저자의 설명이 더 멋지게 다가오네요.  어떤 목적을

향해 직접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을 "꿈을 위해 길을 떠나는 일"이라고 표현합

니다.


마지막으로 배울 "학"이었습니다.  우리는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라는 말을

너무나 잘 알지요.  그런데 배움의 경쟁 상대는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라고

하는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또한 고정관념과 과거의 관습에 매여있는

나를 바꾸는 일이 바로 배움이고, 늘 익숙한 것을 새롭게, 낯설게 보는 것이

배움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와도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늘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을 즐겨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실행함에 주저함이 없는

사람, 스스로가 길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

새로운 것을 배움을 기꺼워하고,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품어 감싸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이 시대의 리더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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