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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24. 2018

<디자인 인문학>

<디자인 인문학>

“디자인과 인문학의 관계와 디자인의 나아갈 방향 모색”


                                                 강 일 송


오늘은 디자인과 인문학과의 관계에 대하여 심도 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최경원 교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겸임 교수를 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연세

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Good Design>, <Green Designer 10>,

<디자인 읽는 CEO> 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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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경쟁 시대


지금도 세상에는 참 많은 디자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옷, 멋진 자동차,

유머러스한 생활용품, 위대한 건축물 등 종류도 많고 그 품질도 천차만별이다.

인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풍요로움이다.


그런데 디자인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꼭 좋은 상황만은 아니다. <토털 패키지>의 저자

토머스 하인의 말을 빌리자면 상점의 진열대를 다니는 소비자는 1,800초 동안 약

3만 개의 품목을 본다고 한다. 그러니 수많은 디자인 속에서 하나의 디자인이 대중의

눈에 띄어 그들과 ‘화학 반응’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실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실패란 있을 수 없다고 못박는 기업의 요구는 디자이너의 태도를 보수적으로

만든다. 결국 검증된 길만을 걸으려 하는 소심함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학적, 기계적, 통계적으로 접근한 방법은 실제로는 성공적었나 하는 회의감을

들게 한다.


예컨대, 명품 브랜드 샤넬은 소비자의 취향 조사를 바탕으로 디자인된 것 같지 않으며,

애플 같은 기업도 이제는 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 조사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한다.


★ 과거 디자인은 “산업”으로서의 디자인


과거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은 ‘산업’으로서 먼저 받아들여졌다. 산업의 중심부에 자리

잡기 위한 안간힘은 한국의 디자인을 예술로부터 격리해 왔으며, 인문학과의 거리도

더욱 멀어졌다. 기술적인 문제에만 치중하고 윤리성이나 철학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디자인에도 정신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또는 “역사적 의미와 윤리성을

찾아야 한다.”는 말들이 상식이 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생산’만을 챙겨 오던 디자인 분야가 인문학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더 이상 기술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접어들었으며

무언가 본질에 대한 깨달음이 필요해져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절박함’이 이유이다.


★ 인문학의 대두


인문학은 대체로 평탄한 시기보다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발달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진다. 공자나 노자가 등장했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가 그랬고,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등장했던 시기의 아테네가 그러했다.

인문학의 목표는 항상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인문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본질을 밝히고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전망을 만들어

준다.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은 기업주가 아니라 대중, 그러니까 혈관에 따뜻하고 붉은 피가

도는 ‘사람들’인 것이다. 역량있는 디자이너나 기업일수록 이제는 기계적 방법론이나

객관적 데이터가 아니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소비자는 ‘충족’시키면 되지만 인간은 그보다 더 나아가 ‘감동’까지 전달해 주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예술을 찾고 인문학 서적을 찾아보게 된

것이다.


★ 소비자가 아닌 인간을 보아야 할 때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올라섰고, 이때의 발달된 기술은 엄청난

생산력으로 일반 가정에 냉장고, 싱크대, 진공청소기 같은 것을 보급했다.

자연스럽게 모든 것은 기술과 생산 밑으로 줄을 섰고, 포드 자동차의 ‘모델 T'로 대변되는

기능주의적 디자인 전통이 세계를 지배해왔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수많은 정보와 함께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소비만 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목적에 따라 디자인을 선택하는 주체적인

존재가 되었다. 국산품이 아니라 해도 가격이 높다고 해도 자신에게 더 좋은

디자인을 찾는다.


이제는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라 ‘대중’, ‘인간’을 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한국의 디자인도 과학을 빙자한 기술이나 경영이 아닌 ‘인간학’의 영역으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다.


현대의 디자이너에게는 마케팅이나 기호학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그러한 보편적인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 바로

“인문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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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디자인의 영역에도 불어오고 있는 인문학의 바람 이야기를 함께

보았습니다.


실로 인문학의 전성 시대인데, 과거 전혀 인문학과 연관이 없어 보였던 곳도

이제는 인문학과의 접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과거 디자인은 산업과 불가분의 관계였지요.  대학의 학과가 산업디자인학과

였던 것을 보면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에서 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함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 되어버렸

고, 이제는 그 이상을 요구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움과 비례

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철학, 가치, 의미 등이 포함되어야 진정

제대로 된 디자인이 된 것입니다.


항상 평안한 시기가 아니라 혼란스럽고 위기의 시대에 인문학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게 되었고, 그러한 시기에 인간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은 가장 큰 발전을

이루어내었습니다.   현대에 인문학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 시기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임을 반증합니다.


대량 생산이 가장 큰 가치로 자리매김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소량으로 개성있는

다양한 생산품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고,  비싸더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디자인

의 상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닌 인간 자체를 보아야 하고, 그러한 인간과 소통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기에, 인문학은 특히 기업가들한테서

제일 먼저 붐이 일어났습니다.


기업가들이야말로 가장 이익에 민감한 집단이고, 이들이 인문학을 찾는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말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오늘 저자가 알려준 인문학의 역할에 대한 멋진 정의를 다시 한번

되새김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인문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본질을 밝히고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전망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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