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언제 할 것인가>
“시간을 지배하는 타이밍의 비밀”
강 일 송
오늘은 경영과 행동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저서를 낸 세계적인 작가인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고, 워싱턴포스트 2018년 리더들의 필독서라고
합니다.
저자인 다니엘 핑크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졸업 후 예일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엘고어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작성관으로 일했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인 <드라이브>와 <파는 것이 인간이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등 여러 저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간과 타이밍에 관한 예리하고 흥미로운 그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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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체시계의 비밀 -- 최적의 시간을 찾아서
몇 해 전 코넬대학교의 사회학자 마이클 메이시와 스코트 골더는 2년 동안 240만 명의
유저들이 올린 5억 만 개가 넘는 트윗을 연구했다. 그 결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
했는데, 그들이 알아낸 것은 사람들이 깨어있는 시간에 하는 행동에서 두드러지게
일관된 패턴이 포착된다는 사실이었다.
긍정적 감정은 대체로 오전에 올라갔다가 오후에 내려가고 초저녁에 다시 서서히
올라갔다. 이는 북아메리카인이든, 아시아인이든, 무슬림이든, 무신론자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황인종이든 그건 것은 상관없었다.
과학자들은 모든 생물에게 생체시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세포생물부터
미니밴을 운전하는 고등동물까지 예외는 없었다. 생체시계는 모든 살아있는 생물의
하루 일상의 패턴을 정하는 소위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은 생체주기를 관리한다.
생체시계는 시교차 상핵이라는 뇌의 아래쪽 중앙 시상하부에 있는 쌀알만 한 크기의
세포 약 2만 개가 모인 신경핵이다. 이 시교차 상핵은 우리의 체온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통제하고 호르몬을 조절하며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록 해 준다.
시교차 상핵의 타이머는 조금 더 길어 약 24시간 11분이다. 내부의 시계는 사회적
단서나 환경적 신호 등을 사용하여 주기를 조금씩 조정해 가며 서로 맞춘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기분의 변화를 도표로 작성하는 ‘하루의 재구성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앨런 크루거가 만든 작품이다.
연구진들은 일관성 있고 강력한 이중 패턴을 발견했는데, 하루 동안에 최고점이
두 번 나타난 것이다. 긍정적 감정은 오전에 서서히 올라가 정오쯤에 정서적으로
최적점에 도달했다. 그 후 좋았던 기분은 급격히 떨어져 오후 내내 낮게 이어
지다 초저녁부터 다시 올라갔다.
★ 아침형 인간(종달새형)과 저녁형 인간(올빼미형)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중간 어딘가에 속한다. 이들을
‘제3의 새’라고 부르기로 하자.
유전학에 의하면 두 인간형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나이라고 말해준다.
어린 아이들은 대체로 종달새다. 아이들은 일찍 일어나고 낮에 활기차게 뛰어다니지만
초저녁만 되면 그 많던 기운이 다 어디로 갔는지 비실거린다.
사춘기가 되면 이런 종달새들은 올빼미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늦게 일어난다.
사춘기 아이들은 20세 정도가 되었을 때 올빼미 성향이 극에 달하고 그 뒤로는 평생에
걸쳐 서서히 종달새로 돌아간다. 남성과 여성도 전반기가 다른데, 남성들은 저녁형을
지향하고 여성들은 아침형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50세쯤이 되면 남녀의
차이는 사라지기 시작한다.
★ 휴식의 놀라운 위력
사고는 보통 최저점 시간에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잠에서 깬지 약 7시간 지났을 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시간대가 다른 시간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오후의 시간은 운전자들에게 치명적인데, 영국에서 졸음운전과 관련된 사고는 24시간
동안 두 번 최고점에 이른다. 한 번은 한밤중인 오전 2시와 6시 사이이고, 또 한
번은 오후의 한복판인 오후 2시와 4시 사이다.
영국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시간은
오후 2시 55분이라고 시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석방 신청을 가지고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했더니, 판사들은 대체로
오후보다 오전에 가석방을 허락하거나 죄수에게 전자발찌를 제거하도록 허락하는 등
죄수에게 유리한 판결을 많이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오전 중에서도 이른 시간에
몰려있었고 정오에 갈수록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그러나 휴식을 취한 판사들은 이른 아침과 같은 비율로 돌아가 죄수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 중년의 위기, U자의 실상
지난 10년 동안 조사자들은 중년의 패턴을 탐지했는데, 그 패턴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일관되게 나타났고, 모든 종류의 중간지점에 대해 더욱 폭넓은 진실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을 비롯한 사회학자 4명은
2010년에 발표한 연령 분포에 따른 미국인의 행복도에 관한 논문에서 완만한
U자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20-30대 행복도가 높다가 50대 초반에 떨어
지다가 55세 이후에 다시 행복하다는 응답이 증가했다.
이 U자 모양은 남성이나 여성이 모두 비슷하였고 대서양 이쪽과 저쪽도 같았다.
왜 중간기에는 힘이 빠질까? 기대한 만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 때문일 수도
있다. 물정 몰랐던 20-30대에는 희망이 터무니없이 컸으나 50대 초에 이르러
현실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렇게 지하실에 머무르는 시간은 오래 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포부를 다시 고쳐 잡다 보면 인생이 꽤 살 만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간단히 말해 중반에 잠깐 처졌던 이유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앞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고, 노년에는 기대가 너무 낮다.
★ 마지막엔 감동이 필요하다.
사회심리학자 애덤 알터와 할 허시필드는 ‘아홉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19살, 39살, 49살, 59살이 되면 사람들은 그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10년 단위의 마지막 해가 되면 뭔가 생각을 자극하게 되고
그래서 사람들은 방향을 수정한다. 마지막은 그런 효과가 있다.
39살의 프레드와 40살의 프레드는 생리학적 차이는 대수롭지 않지만 10년 단위의
마지막이 되면 행동을 바꾸게 만드는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며 일어난다.
알터와 허시필드는 마라톤에 처음 참가하는 사람들 중 아홉수에 걸린 사람들이
무려 48%에 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중에서도 29살이 가장 많았다.
동물실험에서도 긴 통로를 만들고 같은 길이로 구획을 나눈 후 결승선마다 음식을
두었다. 그런 다음 쥐를 풀어 각 구간을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미로를 달리는 동물들은 목표가 가까워졌을 때 속도를 더 올렸다.
먹이가 가까워질수록 쥐는 더 빨리 뛰었다.
★ 결말 -- 가장 복잡한 감정이 도사리는 지점
조사자들은 의미 있는 결말의 중심에는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 중 가장 복잡한
감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통렬한 감동, poignancy’ 즉
행복과 슬픔이 혼합된 감정이었다.
결말은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다. 결말은 목표에 이를 수 있도록 힘을 배가
시켜준다. 결말은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편집해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결말은 고양시켜준다. 단순한 행복의 추구가 아니라 보다 복잡하지만
통렬한 감동의 힘에 의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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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간과 타이밍에 관한 아주 흥미롭고 알찬 내용이 가득한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인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도 후기를 올린 적이 있었는데, 상당한 필력을
가진 저자였다고 기억합니다. 오늘 먼저 우리 몸에 내장된 생체시계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지구상의 어느 생명체나 그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식물도 빛을 가려놓아도 일정한 시간에 잎을 폈다가 오무리고,
사람의 인체의 체온도 하루 시간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되는데, 이러한
바탕에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조절 센터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하루 중 감정의 변화를 도표로 만들어 보면, 아침에 상승했다가 오후에
떨어지고 다시 저녁에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오후보다는 이른 아침에 어떤 작업이든 배치를 한다면
효율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병원에서 의사들의 오진율이나 실수를 할 확률도 연관이 되고, 심지어 판사
들이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데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다고 하지요.
교통사고 확률도 집중도가 떨어지는 오후와 새벽에 많이 일어난다고 하니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시간, 타이밍의 중요성이 새삼 다가옵니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 유행했던, 아침형 인간에 대한 학문적 배경도 흥미로왔는데
어린이들은 종달새형으로 아침형이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점차 올빼미형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남성이 주로 여성보다 저녁형이 많다가 50세가
되면 거의 성향이 같아진다고 하는데, 이는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중년이 되면 남성이 드라마를 잘보고 눈물도 흘리며 말이 많아진다
고 하는 것이 여성 호르몬의 비율이 올라가서 그렇다고들 하지요.
중년이 되면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 조차도 모든 감정이 다운되는 U자형 패턴을
보이다가 인생의 후반에 다시 행복도가 올라간다는 것도 의미가 깊습니다.
최저점을 보이는 50대 초반은 대체로 여성은 폐경이 오고, 남성은 과거의 근육이
점차 약해지게 되지요. 또한 희망과 활기가 넘쳤던 시기를 지나면서 현실의
인정과 타협이 이루어지는 시점이고 이러한 조정이 잘 이루어지면 다시 안정
적인 인생의 후반을 맞이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결말 부분에 대한 저자의 표현이 아주 가슴에 닿는데, 후반이 될수록
행복과 슬픔이 혼합된 가장 복잡한 감정이 도사리고 있고, 마지막엔 감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감동이 있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