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음악책>
--“편하게 음악을 알게 되는 음악여행”
강 일 송
오늘은 음악이야기, 그중에서 어렵다고 치부되는 클래식 음악을 쉽게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김드리는 숙명여자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작곡가이자 음악교사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study'가 아닌 ’play the music’을, 음악을 진정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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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회 때 박수는 언제 쳐야 하나요?
음악회에서 애매한 것이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 그 타이밍을 모르겠다는 겁니다.
대충 옆사람 눈치를 보고 사람들이 치면 따라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쉽게 생각해볼까요? 일반적으로는 한 곡이 끝났을 때 치면 됩니다.
음악회 프로그램을 보고 소나타나 교향곡의 모든 악장이 끝나면 치는 거죠.
하지만 프로그램이 짧은 곡으로 여러 곡 이어져 있다면 1부 전체, 2부 전체가 끝나고
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악장 사이를 구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음악이 하나 끝난 것 같은데 무대가
살짝 부스럭거리는 분위기라면 20초 정도만 참고 지켜봅니다. 대개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20-30초쯤 연주를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거든요. 마지막 악장까지 모두 연주
했다 싶을 때 폭풍과 같은 박수를 보내면 되겠습니다.
오페라에서는 아리아를 듣고서 격한 감동을 받았다면 노래가 끝난 후 바로 박수를
쳐도 됩니다.
오히려 문제는 ‘안다 박수’인데요, 안다 박수는 음악에 대해 좀 안다는 분들이 자신이
아는 곡이라고, 음악이 끝나자마자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쳐대는 것입니다. 이는 연주한 연주자에게도, 감상에 젖어 있는 다른 청중들에게도
좀 미안한 행동이 되겠지요?
박수에서 가장 자유로운 것은 아마도 우리 음악일 겁니다. 음악가와 청중의 적극적인
교감을 느끼고 싶다면 판소리나 창극, 풍물놀이 등의 공연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명창이 소리를 절묘하게 뽑아낼 때나 한창 흥이 오르는 대목일 때면 객석 여기저기서
‘얼쑤’, ‘좋구나’ 하며 추임새를 넣는 소리가 들립니다.
★ 도레미는 누가 만든거지?
도레미를 만든 원조가 있었으니 바로 이탈리아의 음악 이론가 귀도 다레초(992-1050)
입니다. 이탈리아 중부 아레초 출신인 귀도는 사람들이 성가를 쉽게 익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 요한을 찬미하는 노래에 계명을 붙여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레미’가 탄생한 순간이었지요.
귀도는 가사와 상관없이 각 구절마다 시작하는 음절을 ‘Ut(우트)-Re(레)-Mi(미)-Fa(파)
-Sol(솔)-La(라)’라는 음계로 생각해, 노래 부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구절이 시작될
때마다 음높이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답니다.
사람들은 이때부터 정해진 음절마다 음이 변화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귀도는 이 밖에도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오선보의 모태가 된 사선보를 정착시킨
인물로도 알려져 있답니다. 음악의 이론과 기초를 다진 인물들 가운데 거의
‘조상님’ 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왜 피아노라고 부를까
음악시간에 배우는 셈여림말 중에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바로 ‘여리게’에 해당하는
‘피아노’랍니다. 그럼 피아노는 우리나라 말로 정말 ‘여리게’라는 뜻일까요?
덩치로 보나 소리로 보나 여리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피아노의 풀네임은 따로 있는데요, 바로 ‘피아노 포르테’입니다. 피아노는 작은 소리와
큰 소리를 대비하여 낼 수 있는 악기죠. 피아노 이전의 건반악기들은 피아노처럼 극적인
강약조절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습니다.
★ 오케스트라의 기준, 오보에!
아직 지휘자가 입장하지 않은 음악회 직전 오케스트라의 모습은 마치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의 교실처럼 분주합니다. 악기들마다 음을 맞추며 조율을 하는데요, 여기에서 기준이
되는 악기가 바로 오보에입니다. 비교적 음색이 변하지 않는 데다 소리도 뚜렷하기
때문이죠.
오보에가 기준음인 ‘라’를 불면 다른 모든 악기들도 그 음에 맞춰 소리를 조율합니다.
같은 ‘라’음이라고 해도 소리가 조금씩 올라가 있거나 내려가 있으면 하나의 소리로
연주할 때 깨끗하지 않으니까요. 조율없이 시작하는 오케스트라는 없답니다.
★ 앙코르는 몇 번까지 해도 되나요?
‘앵콜’이란 단어는 누구나 알고 있지요. 클래식이나 대중가요 등의 콘서트가 끝난 후
아쉬운 마음에 박수 갈채와 함께 ‘앵콜’을 외치곤 하는데요. 한 번 더 음악을 들려
달라는 청중의 바람을 표현하는 언어랍니다.
영어의 앵콜은 ‘좀 더’, ‘다시 한번’을 뜻하는 프랑스어 ‘앙코르’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17세기 이탈리아에서 오페라의 명가수가 등장한 무렵부터 생겨났으며, 그 후 점점
퍼져나가 지금은 상례처럼 되었죠.
그렇다면 연주자는 앙코르 곡을 몇 곡이나 준비를 할까요? 보통 연주자들은 1-2번 정도
관객의 환호에 보답해서 앙코르 연주를 들려준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감동적인 연주라도
연주자와 관객 사이에 약간의 매너는 지켜주는 편이 좋겠지요. 연주자가 더 이상
앙코르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떼쓰듯이 소란을 피우거나 휘파람을 불면 안 되겠지요.
세계적인 예브게니 키신은 우리나라의 독주회에서 무려 10곡이나 앙코르 연주를 했는
데요, 결국은 음악회장 쪽에서 객석의 불을 모두 켜 연주회가 끝났음을 알렸답니다.
또 몇 해 전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계속되는 앙코르
요청에 거듭 연주하다가, 마지막에는 애교 있게 피아노 뚜껑을 닫으며
‘영업 끝’을 알리기도 하더군요.
★ 브라보와 브라비를 꼭 구분해야 하나요?
‘브라보’란 말, 익숙하시죠? 연주자나 성악가에게 훌륭하다는 칭송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음악회장에서 ‘브라보’라고 외치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히 따지자면
‘브라보’는 남성에게 하는 표현입니다. 여성일 때는 ‘브라바’, 남녀 구분 없이 여러
연주자를 향한 경우에는 ‘브라비’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어로 ‘잘한다’, ‘좋다’는 뜻이지요.
음악을 감동적으로 들었다면 주저하는 것보다 편하게 ‘브라보’라고 하는 것도 괜찮겠죠.
“최고에요”라고 외치면 또 어떻겠습니까? ‘브라보’ 자체가 좋은 음악을 들은 청중이
음악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인 걸요.
하지만 연주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홀로 정적을 깨고는 ‘브라보’, ‘브라비’, ‘브라바’
를 외친다면 아무도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라겠죠? 아주 잠깐이라도 다 함께 음악의
여운을 즐긴 다음에 외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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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기본적인 음악의 상식에 대한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각 개인이나 사회가 성숙하게 되면 문화예술을 즐기는 쪽으로 흔히 가게 됩니다.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는 예술을 즐기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이제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와 함께 문화예술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꼭 전문 연주자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 성악가, 연주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이 책에서는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 몇 가지를 보았습니다.
특히 연주장에서 박수를 언제 쳐야 하는지, 앙코르를 몇 번이나 해도 되는지,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를 언제 외쳐야 하는지에 대한 쉬운 설명이 있었네요.
‘도레미송’으로 유명한 도레미 계명이 귀도 다레초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피아노가 원래 풀네임이 “피아노 포르테”이고 약하고 강하게 모두를
칠 수 있는 악기임을 뜻하였습니다. 피아노의 전신은 “하프시코드”였지요.
오케스트라에서 기준이 되는 음을 내는 악기가 “오보에”라는 사실은 보통 의외로
여기기 쉬운데, 오보에의 음색은 그것이 단 한 대만 혼자 있어도 웬만한 규모의
오케스트라 소리를 뚫고 들릴 정도로 관통력이 크기 때문이고, 온도, 습도에도
변동이 적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주회장에서 오늘 배운대로 앙코르와 박수, 브라보 등을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문화예술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기타도 좋고, 색소폰도 좋고, 플루트, 첼로도 최근엔
배우려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악기가 아닌가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악기 하나 연주할 수 있으면 이 또한 삶이 풍요로워지는
멋진 일이겠지요.
오늘도 평온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