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정재승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선한 지적 충격”
강 일 송
오늘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뇌과학자 중 한명인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새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정재승(1972~) 교수는 KAIST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예일대학교 의대 정신과 연구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컬럼비아 대학교 의대 정신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및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저서로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정재승+진중권
크로스”, “쿨하게 사과하라” 등 많은 책이 있습니다.
오늘은 책의 내용 중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강연 형식으로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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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하는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오늘의 주제는 ‘의사결정과 선택’으로 한번 보겠습니다. 인간의 선택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뇌의 각 영역들은 서로 다른 관점과 기준으로 상황을
파악하며 그것들이 서로 순식간에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최종 의사결정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마시멜로 쌓기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게임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이 게임의 룰은 처음보는 사람 네 명이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습니다. 그들에게 스무 가닥의 스파게티 면과 접착테이프, 실,
그리고 마시멜로 한 개가 주어집니다. 그들은 이 재료들을 이용해 탑을 쌓아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단 18분.
결과를 보니, 미국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이나 변호사처럼 소위 가방끈이 길다고 하는
명석한 사람들이 쌓은 탑의 높이가 유치원생들이 쌓은 탑의 높이보다 현저히 낮다고
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옵니다.
MBA학생이나 변호사들은 먼저 이 과제를 수행할 계획을 짭니다. 계획히 확정되면 거기에
맞춰 탑을 쌓습니다. 17분 50초까지 열심히 계획에 맞춰 탑을 쌓다가 마지막 마시멜로를
짠하고 올려놓으면 대개 무너집니다.
하지만 유치원생들은 명함을 주고받거나 자기소개를 하지 않고 바로 말을 놓습니다.
무엇보다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일단 재료를 가지고 탑을 만들어봅니다.
그래서 성공하면 좀 더 높게 시도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어른들보다 훨씬 높은 탑을
여러 개 쌓는거지요.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 처음 해보는 일에서는 계획보다 실행력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계획이 주는 유익함도 당연히 있기에 추천하고 싶은 것은 일단 간단히 계획을 세우고
한번 실행해 보라는 겁니다.
한 번도 세상에 나가 장사를 해보지 않은 MBA학생에게 장황한 창업 계획을 세우게 하는
것이 좋은 교육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한번 해보면서 감을 잡고, 도전해서
안 되면 다시 바꾸고, 시도를 통해 배우는 것이 좋은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의 뇌
인간은 특히 소비할 때 합리적인 방법으로 하지 않기에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충동구매를 일상화합니다. 필요 없지만 너무 갖고
싶어서 사죠. 그리고 아주 합리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고민은
어떻게 하면 사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살 이유를 찾을까 하는 고민이에요.
다행히 이유를 찾으면 편한 마음으로 충동구매를 하는 것이고, 그 이유를 찾지 못하면
불편하게 충동구매를 하는 거지요.
인간의 뇌는 오늘날 자칫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기 딱 좋게 디자인 돼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약 3만년 전의 원시적인 상황에서 생존과 자손번성을 하기 위한 선택에 알맞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특히 전전두엽이라고 하는 고등 뇌 영역은 가장 최근에 등장해서 발달했지요.
3만 년 전의 사바나에서, 정글에서, 아마존에서 생활할 때 쓰던 그 뇌를 우리는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 좋은 의사결정이란
그동안 인간의 의사결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지 살펴보았는데, 만일 저한테 좋은
의사결정이 무언지 물으신다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대개 전형적인 의사결정으로 신중하게 생각하다가 확신이 들면 의사결정을 하고, 한번
결정하면 우직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하였지요.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의사결정전
필요한 정보를 성실하게 모은 후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거나 상황이
바뀌게 되면 의사결정을 조정하거나 번복까지도 하라고 합니다.
★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
나이가 들수록 의사결정이 점점 빨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자신의 직관과 직감이 발달
했다고 믿어서이고, 젊은 시절과는 달리 의사결정을 바꾸거나 조정하는 유연한 사고는 점점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는 인간의 뇌가 보이는 자연스러운 특징인데, 이를 인지적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표현합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생각이 열려 있으신 분들, 그래서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의사결정을 바꿀 수 있는 분들, 젊은이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어르신들을 매우 존경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나와 다른
의견과 미적 취향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져야 합니다. 결국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보통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의
트위터 타임라인은 여러분이 디자인한 세상, 조작한 세상이라는 겁니다. 여러분이 조작한
그 세상이 편향된 세상이 되지 않도록, 반대 의견까지도 듣는 태도를 만들어 갑시다.
★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길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사결정, 선택에 대해 정리를 해본다면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일단
시도를 해보라’는 겁니다. 인생을 마라토너가 아니라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시길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탐험에 흥미로운 행운이 잔뜩 깃들길!
마지막 목표가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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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명한 뇌과학자이자 명강사인 정재승 박사의 새로운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과 판단을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고, 또 은연
중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뇌가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
주었고, MBA학생이나 변호사들이 왜 유치원생보다 마시멜로 탑쌓기 결과가 못미치는 지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상품을 구매할 때,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을 하고
이후 이를 합리화하기 위한 이유를 찾는데 주력한다는 사실은 참 흥미롭습니다.
오늘 저자는 이러한 뇌를 가진 인간이 의사결정, 선택을 할 때 여러 가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방법을 제시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100% 완전한 상황일 때 움직이려고 하는 본능이 있지만 미해병대에서도
70% 확신이 들면 일단 실행에 옮기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기 쉬운
인지적 유연성을 늘 유지하도록 노력하면서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시도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수정하면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마지막 저자의 말이 가슴에 닿는군요. 인생을 탐험가의 마음으로 늘 호기심을 유지하고
새로운 것을 즐길 줄 알며, 그 결과보다 이미 과정에서 모든 것을 누려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무더운 하루,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