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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인문학적 관찰기”

by 해헌 서재

<시크:하다>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인문학적 관찰기”


강 일 송


오늘은 시크함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프랑스인들을 인문학적으로 고찰하고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조승연(1981~)작가로서 그동안 20권의 책을 저술했고 <플루언트>, <이야기인문학>,

<비즈니스인문학> 등 여러 권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독일어, 라틴어는 독해가 가능하며, 한문과 중국어를

배우며 동시에 영국 노팅햄대학 영어언어학 석사과정을 원격으로 수학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대 경영학교를 졸업했으며 프랑스어를 독학으로 공부하여 프랑스 최고 미술사 학교인

에꼴드루브르에 합격해 2년간 수학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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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보다 불편한 프랑스, 하지만 더 행복한 국민


요즘 ‘행복’이 화두다. 그만큼 우리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파리에서 살 때 한 프랑스 친구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왜 한국인은 휴가를 와서도 즐거워하지 않고 모두 화를 내지?”


그 말을 들을 때도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귀국한 뒤 군복무를 마치고 방송과

강연을 업으로 삼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활짝 웃으면서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음을 알겠다. 그때 문득 그 프랑스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사실 외국에서 한국에 온 친구들은 한국인이 왜 그렇게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지

의아해한다. 사실 돌아보면 한국만큼 살기 편리한 곳도 세계에 드물다.

낙서 하나 없고 시간 잘 지키는 쾌적한 지하철,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와

LTE가 있고, 배가 출출할 때 주문만 하면 24시간 내내 치킨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나라에 살면서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뉴욕의 지하철에는 에어컨도 없고, 여기저기에 녹물이 죽죽 떨어진다. 파리에서는

계획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다. 걸핏하면 철도, 항공사가 파업을 한다. 어디 그뿐인가.

대부분의 시민은 임금의 절반을 월세로 지출하며 자기 집을 살 생각은 아예 못 한다.

비싼 집이어도 세탁기나 텔레비전을 놓을 공간도 없는 곳이 많다. 대기업 임원도

자전거나 스쿠터로 출퇴근한다.


내가 미국에서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프랑스에 미술사를 공부하러 간다고 했을 때

많은 가족 친지가 “프랑스에 뭘 배울 게 있다고 가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늘날 파리는 ‘빛의 도시’로 불리던 19세기 근대 문명을 대표하는 도시가 아니다.

마리 퀴리가 새로운 과학 이론을 발표하고, 모네가 미술의 개념을 바꾼 파리는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 첨단 기술을 배우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파리에 가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나는 미국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다른 것을 파리에서 배우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다. 친구들과 그 부모님들이 한마디씩 무심코 던지는

말을 통해서 ‘세상을 저렇게 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인생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방법, 이것이 바로 ‘지혜’가 아닐까?

나는 미국에서 지식을 채웠다면 프랑스에서는 지혜라는, 정말 찾기 어려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미국 생활을 접고 프랑스로 간 것이 내

평생에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시크한 프랑스인


내가 만난 프랑스인들의 주관은 매우 선명하고 강했다. 그들은 남이 불편해하건 말건

그 주관을 표현하고 지켜나가는 데 용감했다. 나는 한국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지혜는 프랑스인들의 ‘주관’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프랑스가 한국보다 대단히 훌륭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프랑스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한국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또 내가 본 프랑스가 프랑스의

전부도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만난 프랑스인은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성공했다’느니

‘실패했다’느니 하는 정의를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나는 나’라는 극도의 이기주의자

였다. 그야말로 시크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스스로 남과

비교를 함으로써 자신이 불행하다고 말한다.


나는 프랑스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한국에서 학교폭력으로 인간에 대해 느끼던

실망감과 불만도 파리에서 사라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도 나름대로 멋에

취해볼 여유도 얻었다. 또 당장 큰 일거리를 준다고 해도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일이 아니면 물질적 대가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거절할 용기와, 내가 하던 일이

무너져내려도, 내 인생의 행복과 일을 분리할 줄 아는 방법도 배웠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라우스는, 수많은 원시부족을 찾아가 인류가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자기는 ‘동떨어진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은

어쩌면 우리와 반대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특히 프랑스인,

그중에서도 파리지앵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은 우리에게 무척 생소하지만,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한국인의 삶에 대해서 분명히 다르게 생각할

실마리를 찾게 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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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양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여러 인문학책을 저술한 저자의

책을 같이 보았습니다.


조승연 저자는 어릴 때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지만 뉴욕대학교 경영학부와

프랑스 에꼴드루브르 등을 나오고 현재는 방송에도 많이 출연하는 엄친아 같은 느낌의

작가입니다.


그는 이번 책에서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의 나라

들에 비해 한가운데 넓은 알짜배기 땅을 차지하고 일찍이 중앙집권화된 강력한 통일국가를

이루었으며, 귀족문화가 발달하여 인근의 나라들의 궁정에서도 프랑스어를 쓰는 것이 귀족의

기본으로 알 정도였지요.

하지만 프랑스 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린 것도 프랑스이고, 지금도 다양한 문화적 컨텐츠를

가지고 자신들만의 영역을 지키며 사는 나라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저자는 우리나라와 프랑스를 비교하여 결코 프랑스가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외국을 나가도 우리나라만큼 편리한 일상을 영위할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인이 말한 내용처럼, “왜 한국인은 여행을 와서도 행복해하지 않고 화를 내지?”

라는 말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저자는 프랑스인은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고, 남들이 자신의 인생을 평가하고

판단하게 두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반면에 이런 태도의 정반대 지점에 우리의 국민성은

자리하고 있지요.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이기주의적으로 자칫 재단해 버리는 사회환경에서

우리는 늘 남의 눈을 의식하고 스스로가 결정하지 못하고 집단의 흐름에 몸을 맡겨버리기

일쑤입니다.


최근 1-2년간 베스트셀러에 오른 문유석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은 현재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집단주의적 사고, 전체주의적 사고에 대한 신선한 반란이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또 읽은 이유는 우리 국민 개개인의 마음에 이와같은

사고전환의 흐름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좀 더 자기만의 사고를 하고, 남의 눈을 덜 의식하면서, 이기적이지 않은 개인주의의

흐름의 사고를 가지는 것은 우리사회의 큰 틀을 봐서도, 행복한 개인과 성숙한 문화 사회의 구축에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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