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예습>
--“99세 철학자, 인생의 의미를 묻는 당신에게”
강 일 송
오늘은 우리 시대의 어른, 99세의 철학자 김형석교수님의 새로 나온 에세이집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김형석(1920~)교수님은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 조치(上智)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30여 년간 후학을 길렀습니다.
‘대한민국 철학계 제1세대 교육자’로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며 99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저서 활동과 강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생의 의미와 행복에 관한 노교수의 말씀을 경청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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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냐 무소유냐
나는 스님들의 생활은 잘 모른다. 법정스님의 글을 읽으면 문필가로서의 예술성에
마음이 끌리곤 한다. 법정스님은 우리 세상 사람들에게 무소유의 가치를 잘 설명해
준다.
성직자들은 인생의 먼 길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에 비유할 수 있다. 그 길은 정신적인
참과 신성함을 향한 여정이다. 먼 길을 가는 사람은 많은 것을 가지고 떠날 수가
없다. 무소유가 행복이라기보다는 무소유가 생의 본분이 된다.
하지만 소유가 인생의 목적일 수 없듯이 무소유가 인생의 목적일 수도 없다.
갓난 아기는 소유 없이 태어난다. 그 애가 세상을 떠날 때도 가진 것 없이 가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필수적인 물질의 소유가 있다.
적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욕심의 노예가 되는 사람보다는, 많이 갖고 있음에도 욕심이
없는 사람이 무소유의 미덕을 갖춘 사람이라 하겠다.
★ 나를 위해서는 적게, 사회를 위해서는 많이
무소유의 삶의 가치는 소유욕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뜻이다. 현대 사회의 물질문명에서
‘나를 위해서는 적게, 사회를 위해서는 많은 것을 베풀면서 살자’는 경제관을 가지면
좋겠다.
★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물음은 타당하지 않다. 공간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은 어느 시간에 머무는지 물어야 한다. 행복은 의식의 내용
이며, 의식은 시간과 함께 머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 머무는 곳이 시간적으로 현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와 미래를 제외하고 나면 극히 짧은 순간만이 남을 뿐이다.
그러면 다시 현재는 순간인가, 하루인가, 1년인가를 묻게 된다.
내가 볼 때 현재는 지금 나와 더불어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의 길이가
하루도, 1년도, 10년도 될 수 있다. 그래서 행복의 길이도 그 현재의
길이만큼 시간적 연장성을 갖는다.
다시 말하면 행복의 단위는 삶의 단위와 함께 한다. 그 삶의 단위는 일생
일수도 있고 몇 해일수도 있다. 하루 이틀이 될 수도 있고 몇 시간으로 단축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일을 하더라도 즐겁게 하며, 운동을 할 때도
즐길 줄 알며, 즐거운 마음으로 예술을 감상하는 사람이 현재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생활 단위로 주어지는 시간의 빈 그릇에 즐거움과 행복을 담아 가져야 한다.
행복의 내용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주어진 삶이 시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행복의 질과 내용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 ‘갖는’ 것이다.
★ 사랑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네.
행복은 생활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에 복합성을 갖는다. 희망을 상실하게 되면
행복도 잃어버린다. 행복은 믿음과 함께 공존한다. 서로 믿지 못하면 행복도
떠나버린다. 행복은 평화의 밭에서 자란다. 증오와 투쟁을 계속하는 동안
행복할 수가 없다.
90세가 될 무렵 내 한평생에 대한 글을 적었다.
나에게는 두 별이 있었다.
진리에 대한 그리움과
겨레를 향한 마음이었다.
그 짐은 무거웠으나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나는 학문적으로 큰 업적을 남기지 못했으나, 학문과 진리를 사모하고 사랑했다.
그래서 행복했다. 또한 내 고국에 대한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시련과 고난의 기간을 함께 겪었지만 그것이 오늘의 나로 자라게 해주었고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고, 지금도 시련과 고생의 짐을 감당할 수 있어
더 큰 행복을 누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 있는 사랑은 가장 큰 행복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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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곧 백세가 되시는 노학자의 삶에 대한 지혜의 말씀을 함께 들어보았습
니다.
항상 김교수님을 언론을 통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뵈면 어쩜 저렇게 저 연세
에도 건강하게 강연과 글쓰기를 하시나 싶습니다.
또한 윤동주 시인과 한 클래스에서 수업을 들었고, 김일성과 동향이라 학교
후배가 되기도 하고 직접 만난 적도 있다고 하니 정말 산역사의 증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소유, 무소유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교수님은 단순히 소유, 무소유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소유에 집착하는 마음이 더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두 번째는 살면서 필연적으로 소유하게 되는 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나를 위해서는
적게, 사회를 위해서는 더 풍성하게 베풀라는 말씀을 합니다.
결국 우리 인생이 본인 개인을 위해서만 살아간다면 그 의미가 축소되고 퇴색하게
마련이지만 타인을 위해서, 사회 전체를 위해서 산다면 진정 의미가 넘치는
삶이 되겠지요.
세 번째 이야기는 지금 현재를 살아라고 하는 말에 대해서, 단순히 과거, 미래가
아닌 현재가 아니라, 자신만의 시간의 빈 그릇에 즐거움과 행복을 담으라고 말합
니다. 순간순간을 즐길줄 알고 누릴줄 알기를 원하시네요.
마지막으로 김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인생의 지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문장인데,
"사랑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네."라는 삶의 고백입니다. 인생이 고해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긴 고해의 바다를 살아오신 분이 하는 말씀은 더 가치가 있게 다가
옵니다. 인생을 아무런 고생도 없이, 어려움도 없이 자기 좋은 일만 하고 살아
가는 사람은 없겠지요. 하지만 이런 고생과 어려움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감당하고 살아간다면 더 이상의 행복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랑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네."
다시 한번 이 말을 되뇌이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오늘도 사랑있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