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클래식 수업>
“바쁜 삶에 지쳐 힘든 나에게 클래식을 선물하기로 했다”
강 일 송
오늘은 자칫하면 재미없고 지루할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을 색다른 시각에서 풀어쓰고 있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나웅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를 졸업하고, 트럼펫 연주자이자 뮤직
테라피스트, 금관앙상블 ‘브라스마켓’의 리더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나웅준의 더 뮤직테라피 콘서트’를
통해 클래식의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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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감정을 담은 클래식음악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이렇게 사람들에게 물으면 예의상 에둘러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실은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클래식은 요즘 스타일과는 너무 다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온 클래식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지금도 많은 곳에서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도와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더욱 새롭고 단순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클래식은 몇백 년 동안 존재한 음악이다. 분명히 오랜 기간 명맥이 끊기지 않고
전해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클래식은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같이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뜻이다.
클래식이 탄생하고 발전하고 유명해진 이유를 살펴보면 경제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클래식 음악이 발전하고 대중과 함께 호흡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 경제적인 측면 때문에 결국 클래식이 어려워지고 대중과 멀어지기도 했다.
필자가 특별히 클래식을 좋아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인간의 감정 때문이다.
몇백 년 전 유럽의 모습과 지금 우리의 모습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큰 차이가
있다. 기술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건 바로 사람이다. 정확히는 사람의 감정이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아마 그 시대에도 비슷했을 것이다.
지금보다 콘텐츠를 표출할 창구가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클래식을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클래식이 후대의 다른 음악
장르들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클래식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또 지금까지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클래식이 가장 우월한 음악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음악과 같은 요즘
음악들도 굉장히 훌륭하다. 그리고 클래식도 결국 음악이라는 큰 범주에 들어 있는
하나의 장르일 뿐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을 불러일으킨
클래식과 친해진다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종교음악에서 르네상스시대로
처음의 음악은 종교적 수단에서 비롯되었고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했기에 굉장히 엄격하고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가 되자 음악도 종교적 수단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사용되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르네상스를 계기로 음악의 활용성이 커지면서 표현하고 즐기는 방식이 더 다양해졌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당연히 시장도 더 커졌고, 배고팠던 음악가들도 경제
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교회음악도 이런 영향을
받게 되면서 대중음악과 교회음악의 경계도 점차 모호해졌다.
★ 바로크 음악의 시작
바로크 음악의 바로크는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바로코(Barroco)’에서
유래되었다. 그럼 왜 하필 일그러진 진주였을까? 지금의 시각으로 볼 때 이전과는
굉장히 다른 특이한 형상의 음악, 즉 통념을 깬 형식의 음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전 종교음악처럼 종교적 메시지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에 집중
하여 감정을 표현하고 표현 자체에 중점을 두거나 사물을 묘사하게 됐다.
음악의 빠르기도 바뀌어, 갑자기 빨라지거나 갑자기 느려지는 등 음악의 속도와
스타일이 급변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후대 학자들도 다양한 대비를 이용한 표현방법에 주목해 이 시기를 바로크 시대
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고, 급변하는 음을 이 시기의 가장 큰 음악적 특징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음악적 현상은 인간의 감정표현과 비슷한 점이 많다.
또 다른 변화는 음악이 화려해졌다는 점이다. 이제 음악도 화장을 하듯 꾸미기
시작했다. 이러한 꾸밈의 대표적인 방식이 2개의 음을 빠르게 번갈아가며 연주하는
‘트릴(Trill)’이다. 이때는 주로 음악의 마지막이 가장 화려하고 크게 끝나야 한다는
생각이 주를 이뤘는데, 트릴은 마지막 부분을 꾸밀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 클래식 3명의 스타 탄생 ;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고전’이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일컫는 단어다. 고전의 외래어 표기법은 ‘클래식(Classic)’인데, 후대
학자들은 왜 바로크 시대 다음의 시기를 고전이라고 칭했을까?
다시 말해 왜 많은 단어 중 고전이란 말로 이 시기를 표현했을까?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클래식 음악사상 영향력이 가장 큰 3명의 스타 작곡가
들이 이 시기에 같이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3명의 음악가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데, 그 작곡가들이 바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다.
이를 두고 때로는 ‘빈 고전주의’라고도 이야기한다. 필자는 따로 ‘클래식 히어로즈의
등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우리가 영화 속의 히어로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주로
지구를 지키거나 사회를 어지럽히는 악당에 맞서 싸워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선의의 행동이어서 열광한다. 그렇다면 클래식의 히어로즈들은
어떠한가. 이들도 소수를 위한 음악보다 다수를 위한 음악, 즉 보편적인 음악을
추구하고 발전시킨 음악가들이기 때문에 히어로즈라고 명명했다.
사람의 성장기와 비유하면 중세 시대는 부모의 통제를 받던 어린 시기이고,
바로크 시대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던 사춘기라고 볼 수 있으며, 고전주의 시대는
그 사춘기를 잘 보내고 철이 든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완숙기라고도 하는데
클래식에서는 고전주의 시대가 이런 시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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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예종을 졸업하고 전문 연주자의 길을 걸으면서 또한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저자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는 클래식만이 훌륭한 음악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현대의 다양한 음악,
대중음악도 사람들에게 충분히 감동을 주고 음악으로서 뛰어나다고 합니다.
또한 클래식도 사람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수백 년 간을 이어져 온 배경에는
그 가치가 숨어있다고 말합니다.
왜 요즘에는 바하, 모차르트, 베토벤 시절처럼 뛰어난 클래식 음악이 나오지
않는걸까? 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오늘 저자는 그 이유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창구가 현대에는 다양하게 열려 있지만, 고전시대 그 당시에는
유일하게 클래식 음악만이 사람들에게 열려진 도구이자 창구였다는 설명
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시절의 음악은 양과 질이 뛰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물론 현대, 지금 이 순간에도 뛰어난 작곡가들이 현대음악을 새롭게 해석하고
많은 작품을 만들고 있음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수백 년 간 인간의 사회는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인간
그 자체의 감정은 수백 년이 아니라 수만 년 전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고 감동을 주는 음악은 수백 년 세월은 긴 세월이
아니고 그 영향력은 여전할 것입니다.
음악은 처음 종교음악으로 시작을 하였고, 르네상스와 더불어 인간 자체에 관심
이 옮아오면서 음악도 따라서 변화를 합니다. 이후 바로크 음악이 시작이 되는데
이또한 인간의 감정의 흐름과 비슷한 음악으로 변모가 되는데, 음악이 빨라졌다
느려졌다가 하고, 꾸밈이 들어가 화려해지기 시작합니다.
이후에는 고전음악의 시대가 열리면서 3인의 스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영웅으로 등장하며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게 되지요. 하지만 저자가 3인만을
말했지, 사실 바하, 헨델, 슈베르트 등 훨씬 더 많은 스타들이 동시대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음악의 시대를 나눌 때, 중세시대를 부모의 통제를 받는 어린 시기,
바로크 시대를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기, 고전시대를 철이 든 성인의 시기라고
구분지은 것이네요.
물론 중세나 바로크 시대라고 해서 완숙한 음악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시대의 흐름을 나름대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하루도 클래식 음악 한 곡 들어보는 여유를 가지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