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나라에서 청년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청년들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어떤 답변이 나올까? 광주과학기술원 김희삼 교수가 2017년 한국, 중국, 일본, 미국 4개국 대학생 4000명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중국과 일본의 대학생은 1순위로 ‘재능’을, 미국은 ‘노력’을 꼽았다. 반면 한국의 청년들은 압도적으로 ‘부모의 재력’을 꼽았다. 이 설문 결과가 혹시 우리나라 청년 들의 엄살은 아닐까?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데 부모의 경제력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육이 오히려 계층 격차를 확대시키는 수단이 되었다고 말한다. “10년간 4년제 대학 진학률을 추적 조사해봤더니, 고소득층 자녀는 72.9퍼센트가 진학했지만 저소득층 자녀는 39.3퍼센트만이 진학했습니다. 부모 세대의 소득 격차가 자녀 세대의 소득 격차와 사회경제적 지위 격차로 이어지는 거죠.”
★ N포 세대, 빚의 굴레에 갇힌 청년들
지금의 청년들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등장한 ‘부채세대’다. 청년들의 상황은 힘겹다. 공부도, 결혼도, 출산도 모두 부채가 되는 현실은 ‘N포 세대’를 탄생시켰고, 청년들은 빚과 함께 미래를 잃어버렸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예전에도 대학을 가기 위해 빚을 졌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지금 청년들이 빚을 갚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198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무려 8.6퍼센트였다.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 시대여서 대학 졸업도 하기 전에 기업의 입사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취업이 잘되던 시절이었다. 그에 반해 2018년 경제성장률은 겨우 2퍼센트다.
어느 사회에나 빈부 격차가 있겠지만, 빈부 격차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려고 하는지, 빈부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사다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 사다리를 이용할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는지는 그 사회가 발전하고 통합을 이루는 데 중요한 문제다. 한 사회에서 사다리를 통해 계층이동이 일어나는 정도를 ‘사회이동성’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사회이동성은 어떤 상태일까? 조사에 의하면 저소득층이 중산층 이상 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다음 해에도 저소득층으로 남는 비율이 2006년 67.6퍼센트 에서 2013년 77.4퍼센트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청년이 살기 좋아야 나라의 미래가 밝다.
부서진 계층 사다리를 다시 잇기 위해 ‘대학 등록금을 낮추자’, ‘사회가 청년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하자’는 등의 대안이 고려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세계 최고의 대학 등록금을 자랑하는 미국도 우리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금융위기 이후 취업이 힘들어지자 폭발적으로 대학 진학자가 늘었고 청년들에게 남은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늘어가는 부채였다. 미국의 오리건주에서는 청년들의 학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 나눔형 학자금 제도’라는 대안을 제시했는데, 취업 후 소득의 3%를 일정 기간 지불한다는 조건 아래 상환 의무 없이 학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학 교육은 사치품이 아니라 경제적 계층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품이다.” 라는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의 말에서 드러나듯이, 자본주의의 최첨단에 있는 미국에서도 대학 교육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일고 있으며, 청년들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 격차 해소의 기능을 되찾아야 할 교육 사다리
그동안 우리 교육은 명문대학, 선망직업, 안정된 직장이라는 단일한 성공의 경로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었다. 교육이 만들어내는 계층 이동 사다리 는 오직 대학 입시 하나뿐이었다. 정해진 경로 안에서는 오직 속도만이 중요했다.
유럽에서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자리의 임금이나 복지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학에 반드시 진학할 필요가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핀란드, 독일 등에서 대학 진학률은 30-40퍼센트에 불과해 70퍼센트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와 비슷한 동아시아 특유의 교육열, 치열한 대입경쟁, 과열된 사교육 시장, 주입식 교육과 객관식 시험의 전통을 가졌던 일본은 미래를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단순히 시험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 겠다고 천명했다. 2020년까지 초중고와 대학 입시에 걸쳐 전반적인 개혁을 단행할 예정인데, 그 핵심에는 200개 공립학교에 국제학력평가(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를 도입하고, 2020년에 수능을 폐지할 계획이 들어있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대학 입시인 내신과 수능이 학생에게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IB는 지식과 사고 과정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본다. 마치 암기 능력을 테스트하는 듯한 우리나라와 정반대의 교육방식인 셈이다.
★ 올라가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회
만약 교육이 아이들을 줄 세우는 대신 각자의 재능을 펼치고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면, 우리 교육이 한 곳을 향해 올라야 하는 수직의 사다리가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놓인 수평의 다리들이 된다면 어떨까?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개별화해서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만이 성공이 아니라면 어떨까?
이러한 교육 사다리 개념을 재구축하는 것부터 청년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 가는 일까지, 모두 안정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글머리에 던졌던 ‘당신의 나라에서 청년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냐?’ 는 질문에, 한국의 청년들이 ‘부모의 재력’ 대신 ‘재능’과 ‘노력’을 꼽는 날이 우리에게도 올 수 있다. 자유롭게 재능을 펼치고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루는, 굳이 올라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된다면 말이다.
오늘은 KBS의 "명견만리" 시리즈 중 4번째 책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이번 책의 큰 주제는 "공존의 시대"를 말하고 있는데, 수저 논란, 계층 사다리 논란 등을 통해 이 시대를 어떻게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가를 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청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늘 바닥에서 시작하고 힘든 시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책 본문에도 나왔듯이 1980-90년대를 대학과 사회 신입 생활을 거친 현재의 중년 세대들은 높은 고도 성장률 속에서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이 되고, 학생운동을 한다고 학점이나 스펙이 형편 없어도 취직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 시대의 성장률은 바닥을 기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나 고용은 줄어들 었고, 높은 스펙을 쌓은 수많은 경쟁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지금의 청년들은 굉장히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시기, 우리보다 앞서간 선진국들이나 다른 나라를 살펴 타산지석, 반면 교사의 지혜를 얻어야 할 것이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나라들의 예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에 대한 해답은 교육의 문제와 청년들을 위한 국가나 사회의 지원으로 귀결이 되는데, 다양성을 상실하고 오직 공부하여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 이나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이 유일한 성공의 길만 존재하는 우리나라 사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과거에 개천에서 용이 나듯, 서민층 자제가 열심히 노력하여 중산층 이상으로 진입을 했듯이, 공정하고 공평한 교육의 기회가 모든 국민에게 주어지고 계층의 이동이 가능한 사다리 역할을 교육이 하여야 함은 자명합니다.
또한 핀란드, 독일, 미국 등의 예처럼 방식은 다르지만 아직 기반이 약한 청년 들에게 경제적 지원, 제도적 지원을 하여야 하겠고, 유럽처럼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각 직역의 기술자가 된다면 대학을 나온 인원과 소득 차이가 크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진정 이 시대 우리 청년들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공감과 배려를 통해 이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미래 우리 사회의 공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저출산, 결혼 기피는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재앙임이 점차 드러 나고 있고, 지금부터 이를 바로잡아도 늦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공존"에 관해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