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by 해헌 서재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좋은 사람 노릇하기에 힘들거나 지친 사람들을 위하여”

강 일 송

오늘은 세상사 의무와 역할 노릇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소노 아야코(1931~) 소설가로 어릴 때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선천적 고도 근시로 어두운 유년시절을 겪었습니다.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에 결혼하였고, <멀리서 온 손님>
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고 합니다.
저서로는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녹색의 가르침>,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타인은 나를 모른다>
등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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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는 그대로 둔다
-- 저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니까

나는 대부분의 친구들과 몇 십 년 동안 교제를 지속하고 있는데, 내가 올바른 사람
이라거나 시원시원한 성격이라서가 아니다.
입이 거칠고 성격이 제 멋대로라도, 구두쇠인데다가 성격이 조급하고 신경질적이라도,
또 가정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니까 뭐” 하면
친구들이 나와 교제의 끈을 놓지 않는다.
단지 친구에게 한 가지 탁월한 면이 있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안목이 서로에게 있다면
우정은 지속된다.

★ 나와 똑같기를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 종종 있다. 미움받는 것도 그중 하나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요구하지 않을 일이다.
사람은 생각이 다른 채로 단지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서로 도와야 한다.
목숨을 지키는 일, 병을 치료하는 일, 아이에게 읽기, 쓰기를 가르치는 일과 같은
기본적인 행위는 의견이 상당히 다른 사람과도 가능하다.

★ 나쁜 사람이 아니라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나이가 드니 이 세상에는 어떠한 일이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를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가르는 마음가짐은 좋지 않다. 좋은 사람은
많겠지만 모든 면에서 다 나쁜 사람은 없다. 사귀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상대가 나빠서가 아니라 단지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 미움 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꼼꼼한 사람일수록 신경질환에 잘 걸린다. 남들이 혹시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되면 경계하게 된다.
그러나 딱히 나에게 특별한 악의가 없는 한, 타인으로부터 미움을 받아도 달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 사람에게 미움받더라도, 다른 한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경우도 세상에는 흔한 일이니까.

★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례다.

우정에 관해서는 여전히 상대를 진심으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할 일이다.
이것이 우정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내가 그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일이며, 무례한 일이다.

★ 변화시키려 들면 안 된다.

변화시키려 들면 안 된다. 단지 지켜보며, 내가 방패가 되어 그 사람이 결정적으로
붕괴되는 것만 막아주면 된다.

★ 진정한 위로는 불가능하다.

인생에서 진정한 위로란 있을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당사자 외엔 그 고통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식이나 남편과 고통을 나누고 싶어도, 어떤 어머니나 아내도
그 일은 불가능하다.

★ 말없이 칭찬하는 일

사람을 칭찬하는 일은 사실 기분 좋은 감정을 일으킨다. 나에게도 실로 많은 은인이
있다. 상대에게 내가 좋아했다는 마음을 평생 알리지 않고 끝나는 것도 순수한
삶의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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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타인은 나를 모른다>라는 책으로 소노 아야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었고
오늘은 그의 다른 에세이집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의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가 큰 사람이었고,
평생 그것을 떨치는 삶을 살아온 작가입니다. 오늘 책에서도 저자는 너무
강박에 얽매인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편안하게 자신을 놓아주게 만드는
조언들을 해주고 있습니다.
한 때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공전의 히트를 쳤지요. 기시미 이치로라는 일본
저자의 이 책은 후속편이 연달아 나올 정도로 일본과 한국에서 큰 관심을 끌었
었습니다.

오늘 이 책도 비슷한 사고의 맥락으로 연결이 되는데, 너무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는 의무감, 강박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사고의 공간과 여백
이 커짐을 알려줍니다.
저자는 약간 시니컬한 말투로 내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사를 많이
경험한 노작가는 자기만의 인생 철학과 가치관이 뚜렷합니다.

가장 크게 관통하고 있는 사고의 핵심 흐름은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꾸려 들지 않는다."라는 생각입니다. 다름이 나쁨이 아니라 다름을 쿨하게
인정을 하고 존중을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타인을 인정해줄 때 비로소 나도 인정을 받고 자유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오랜 친구라도 내가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무례라고 하고,
본인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진정한 위로가 불가능하다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평생 알리지 않고 좋아하고 말없이 칭찬하는
것이 순수한 삶의 방식 중 하나라는 말도 큰 공감이 됩니다.

오늘도 평안하고 자유로운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