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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07. 2016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카이스트명강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카이스트명강


                                강 일 송


오늘 소개드릴 책은  “카이스트 명강” 시리즈 중 두 번째로서

 카이스트교수들의 탁월한 강연을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는

시리즈에서 “뇌”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 중,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인 정재승교수의 내용이

인상깊어서 몇 자 풀어 보려고 합니다.


미국의 인지심리학자인 울릭 나이서(Ulric Neisser)교수의 실험을

우선 보겠는데요, “확신”에 대한 심리학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다고

합니다.


1986년 NASA에서 유인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를 발사하였는데

4차례의 연기 끝에 드디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 되었고

발사 73초만에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폭발하는 참사가 생겼

습니다.

그 다음날 나이서교수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코넬대학교의 학생

106명에게 설문지를 나누어 주고, 그 전날 누구와 어디에서 폭발

소식을 접했는지,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그리고 나서 뭘 했는지

상세히 적게 하였습니다.


이후 2년 반이 지난 후 다시 학생들을 불러서 개별 인터뷰를 한 결과

그들의 답변을 과거에 작성했던 진술과 비교를 하니

놀랍게도 학생들의 25%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합니다.

나머지 응답자의 절반도 전체적인 흐름은 맞지만 세부 사항은 대부분

엉터리였고, 비슷하게라도 기억하는 사람의 수는 10퍼센트를 채 넘지

못하였다합니다.


예를 들어, 첫 설문지에서는 “친구와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미식축구

를 보다가 뉴스속보에서 보았다“ 였는데, 2년 반 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라디오로 소식을 들었고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책위로

눈물을 떨구었다“처럼 잘못된 기억을 아주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더라는 겁니다.

이는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부실하며 쉽게 왜곡되고 망각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인데,   만약 이 실험이 사실이라면, 2년전  벌어진

사건을 정확하게 기억할 확률이 10퍼센트밖에 안되는데 증인의 증언을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기억의 신뢰도를 놓고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합니다.


하지만 이후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는데,

나이서교수는 90퍼센트의 학생들이 쏟아 낸 엉뚱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본인들이 작성한 진술을 보여주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다합니다.

대개의 반응은 이랬다 합니다.

“이걸 보니 제 글씨가 확실하고 교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겠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게 맞아요“ 라며 억지주장을 펼쳤고

거부하기 힘든 객관적 증거를 들이밀어도 자기 머릿속 기억이 더 맞다고

확신하더라는 겁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신경과학자 로버트 버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하는 리더들은 보통사람들보다 아이디어를 확신하는 정도가 낮은데

일반 사람과의 결정적인 중요한 차이는, 그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확신하는 정도가 100%가 될 때까지 기다린 것이 아니라 70%가

넘으면 최적의 순간에 실행에 옮겼는데, 만일 상황이 바뀌어 잘못된 결정

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곧바로 의사결정을 바꾸었습니다.

결국 처음 결정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가진 것이지요.


반면, 보통사람들은 100% 확신이 들때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100%확신이

생기면 선택하고 실행하는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므로 한번 결정하면

절대 바꾸지 않는다합니다.

내게 확신이 생겼다는 것의 의미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때는 남들도 자명

하게 확신에 도달했을 시간이고, 그들도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이미 선점효과

(preemption effect)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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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책에서 2가지 사례를 한번 옮겨봤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의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기억이나 신념이 얼마나 허술한

기초위에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어떤 일을 결정함에 있어서, 적절한 타이밍과 사고의 유연함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뇌과학은 아직도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발전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 과거 철학이나 종교의 분야였던

명제들이 뇌과학으로 풀어내기 시작하고, 심리학도 뇌를 통한 이해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번 다루었던 “스마트 브레인” 책에서도 요즘은 육아에 있어서도

청소년의 뇌를 이해 못하고는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뇌에 관한 내용을 쉽게 풀어쓴 책이니

한번 일독을 권해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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