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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譯, 니체의 말Ⅱ>

“인간을 위한 생의 철학으로 세상을 매혹시킨 두 번째 외침”

by 해헌 서재

<超譯, 니체의 말Ⅱ>
“인간을 위한 생의 철학으로 세상을 매혹시킨 두 번째 외침”

강 일 송

오늘은 일본에서 <니체의 말>로 120만 부를 돌파한 밀리언셀러의 2편을 이어서
보려고 합니다.
1편은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이라고 이번 책도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엮은이는 시라토리 하루히코(1954~)로 일본 아오모리에서 태어나 돗쿄대학(獨協大學)
외국어학부 독일어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 입학하여 철학,
종교학,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예전에 하루히코가 저술한 <초역, 비트겐슈타인의 말>, <지성만이 무기다>는 이미
전해드렸지요.

위대한 철학자 프레드리히 니체(1844-1900)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오늘은 기본 총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다음 편에 이어서 각론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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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초역 니체의 말>의 기저에 흐른 사상이 ‘자신에 대한 존경심’, ‘삶의 기쁨’,
‘자기 극복’이었다면 이번 2편의 기저에는 ‘삶의 창조’, ‘고난의 수용’, ‘높은 것에
대한 의지’ 가 담겨 있다.

★ 삶의 창조

삶의 창조란 매일 반복되는 삶의 방식을 자신의 의지로 하루하루 새롭게 만들어나감을
의미한다. 현대에 아무런 의문도 갖지 않고, 위험한 일에 몸을 사리고, 능숙하게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면서 안정되고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만족스런 인생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러할까? 그처럼 완벽히 보호되고 만족을 가져다주는 인생이 과연 현실에
존재할까? 존재한다손 치더라도 금세 사라져버릴 신기루 같은 착각일 뿐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현실의 인생에 ‘안정’이란 없다.
인간의 삶은 유동적이다. 흔들리고 불안정하며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사람의 기분조차 배속에 음식이 있느냐 없느냐로 180도 달라지는데 하물며 생활과
인생은 어떠하랴.

니체는 이 같은 인간 삶의 불안정을 살아 있음의 본질이라고 받아들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변화와 생성의 나날들이다. 정체도, 적당한
유지도 불가능하다. 늘 동적(動的)이다. 그것이 인간의 하루하루가 지닌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삶의 면면을, 꿈을 향해 자신의 결단으로 능동적으로
창조해나가야만 한다. 즉 자신을 부단히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살아가는 것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마치 세포가 침묵 속에서
생과 사의 창조를 반복하듯 말이다.

★ 고난의 수용

‘고난의 수용’이란 문자 그대로 인생의 고난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삶에서 맞닥
뜨리는 고난은 재해도 벌도 아니다. 고통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에게 반드시 수반
되는 것이며, 니체는 그 필연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고난을 수용하고 어떻게든 극복했을 때 인간은 변화한다. 낡은 자신으로부터 탈피한다.
그럼으로써 그전과는 삶의 풍경이 달라진다.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며, 감회도 달라진다.
자기 자신이 완전히 변화한다.
무언가를 이루거나 창조해내는 경우에도 고난과 장애는 따르기 마련이다.
고난 없이 천재가 된 이는 지금껏 아무도 없었다. 고난을 사람을 성장시키고 살아갈
용기를 준다.

결론적으로 고난은 강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이의 ‘생성의 나날’에 없어서는 안 될
은총과 같은 것이다.

★ 높은 것에 대한 의지

‘높은 것에 대한 의지’란 인간이 가진 능력의 극한까지 도달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여기에는 타인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고독한 고결함, 범상치 않은
적극성이 담겨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인생의 본질이란 유동과 생성 속에 있다.
애초에 완충지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으면 세상의 탁류에 쓸려갈 뿐이다.

더불어,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는 험준한 낭떠러지를 등반할 때와 다름없는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통은 그만큼 자신을 성장시키고 보다 많은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

★ 니체의 섬세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편린의 글

니체가 시종일관 자극적인 상상만을 전개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저서에는 섬세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글들도 담겨 있다.

“정오에 울려 퍼지는 마을 탑의 종소리는 경건한 마음과 굶주림을 동시에 깨닫게 한다.”
“작은 마을의 골목길을 비추는 휴일의 햇빛과 같이,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눈이 녹아내린 깊은 골짜기는 창백한 낯빛을 띤다.”
“숲의 시냇물 곁을 걸을 때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선율이, 강하게 흔들리는 다채로운
소리가 되어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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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본에서 대단한 판매를 하여 밀리언셀러에 오른 "초역, 니체의 말"의
두 번째 편을 살펴보았습니다.

니체는 생전에는 큰 평가를 받지 못하였으나 사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
철학자로 19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 근대철학을 몰락시킨 철학자라 일컬어지고 현대철학,
즉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번 책은 그의 성향을 세 가지로 구분해서 "삶의 창조", "고난의 수용", "높은 것
에의 의지"로 그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삶의 창조"편을 보면 니체가 얼마나 삶에 대한 통찰이 뛰어난 지 보여주는
내용들이 많네요.

우리는 삶에서 끊임없이 안정과 안락함을 추구하지만 그는 인간의 일생에 완전한
안정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더 나아가 "삶의 불안정성"이 인간 삶의
본질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인간의 삶은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며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고통과 고난이 필연
적으로 수반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의 철학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고난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은총이며,
고통과 불안정성이 가득한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조각해나가고 극복해 나가는 것이 삶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삶은 늘 불안정하고 어떤 일이 어떤 식으로 다가올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인생의
본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일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이 삶을 살 때 더 뛰어난
전략이 있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