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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기원은 불안, 공포이다 外>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中

by 해헌 서재

<문화예술의 기원은 불안, 공포이다 外>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中

강 일 송

오늘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작가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를 연이어 더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근대화, 서구화, 문명화 등에 대한 담론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정운 작가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심리학과
에서 디플롬,박사 과정을 하였고, 베를린자유대학교 전임강사 및 명지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습니다. 이후 그림을 배우러 일본으로 가 쿄토사가예술대학 단기대학부에서
일본화를 전공했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여수에서 살면서 그림 그리고 글쓰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때 썼던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었습니다.
저서로는 <에디톨로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노는
만큼 성공한다> 등을 집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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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 공포 – 문화 예술의 기원

인간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유한한 존재’의 운명인 불안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다.
인류 최초의 화가들은 죄다 소를 그렸다. 스페인의 알타미라나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의
화가들은 자신들이 잡아먹은 소의 신령들에게 바치는 그림을 그렸다.
살아 있는 것을 잡아먹고 나니 자신도 잡아먹힐까 두려웠던 것이다.

소 그림만이 아니다. 추상화도 인간의 원초적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그렸다.
문화심리학자 빌헬름 보링거의 주장에 따르면, 이집트 피라미드에 남겨진 온갖 문양이야
말로 추상화의 진정한 기원이다. 예측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자연의 위협 앞에서
인간은 추상적 기호들의 법칙성으로 맞섰던 것이다.
한마디로 불안과 공포야말로 인간 문화와 예술의 기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무한한 시간과 공간의 공포도 문화의 힘으로 극복되었다. 시간은 반복되는 것으로
여김으로써 통제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올해 망했다면, 내년에 잘하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생은 틀렸다면 다음 생을 기대하기도 한다.

불안한 사회일수록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예술적 체험이 탈출구다.
공연히 불안하면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야 한다. 그곳은 불안을 극복한 인류의 ‘이야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 문명화 과정이란 ‘감정의 온순화’과정이다

오늘날 스타가 되려면 팬들의 폭력적 ‘가학 놀이’의 희생양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연예인들의 느닷없는 ‘고통 내러티브’는 바로 이런 대중의 ‘감정 폭력’에 대한 ‘항복
선언’이다. ‘나도 정말 힘들게 먹고살고 있으니 제발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호소다.
연예인들의 공황장애가 이런 ‘고통 내러티브’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권력을 확인한 대중은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 몰려다닌다.
대상에 이제 연예인에서 정치인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문화는 ‘감정 규칙’이다. 타 문화권에서 겪는 ‘컬쳐 쇼크’는
대부분 바로 이 감정 규칙의 충돌이다. 문화를 감정과 연결해 처음 설명한 이는
독일의 문화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다.
엘리아스는 ‘문명화 과정’이란 ‘감정의 온순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중세사회는 폭력이 당연했다. 땅을 지키기 위한 폭력, 분노의 표출은 중세 사회
유지의 매개였다. 그러나 중앙집권적 절대 권력이 나오면서부터 원초적 감정 표출은
더 이상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가지지 못하였다. 감정표현은 각종 의식과 예절을
통해 통제되었고 서구 궁정사회를 특징짓는 귀족들의 세련된 몸가짐, 가식적 제스처는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절대왕정이 끝나고 시민사회가 급성장했다. 자본주의와 시민사회가
결합하면서부터 외부로부터 강요되던 감정규칙은 각 개인의 책임 영역으로 옮아왔다.
근대적 개인은 ‘타자 강제’가 아니라 ‘자기 강제’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다스려야 했다.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행위는 미숙하고 유아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이런 ‘감정의 온순화 과정’을 엘리아스는 ‘심리화’ 과정으로 표현한다.
문명화 과정이란 감정 규칙의 생성과 내면화 과정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 ‘리스펙트(존중)’과 ‘인정 투쟁’

몇 년 전부터 내겐 심리적 ‘기피 인물’이 생겼는데, 다름아닌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이다. 그에게서는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어떤 ‘존중’의 단서도 발견되지
않는데 이는 ‘리스펙트,respect’의 부재였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자신의 ‘존귀와 위엄’을 지키느라 그 어떤 정서적 단서도
제시하지 않는 ‘시진핑식 표정’이 무척 많다.
멀쩡한 이들도 권력만 쥐면 신기하게 표정이 바뀐다.

내 오래된 독일 생활에서 참 많이 들었던 단어가 ‘리스펙트’다. 이는 ‘수평적 상호작용’의
구체적 전제 조건이 되는 ‘인정’의 맥락에서 쓰이는 단어다. 상대를 인정하는 열린
상호작용의 규칙이 바로 ‘리스펙트’다.
서구 사회의 일상에서 강조되는 ‘매너’ 혹은 ‘교양’이란 바로 이 리스펙트의 활용
규칙이다. 내가 유학 시절에 숱하게 독일인들과 부딪쳤던 이유는 그 ‘리스펙트’의
규칙을 자기들끼리만 적용할 뿐, 키 작고 얼굴 노란 동양인에게는 전혀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심리학에서 보면 서구의 근대화는 이 ‘리스펙트’를 제도와 관습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었다. 이를 독일 철학자 헤겔은 ‘인정 투쟁’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상호 인정’이라는 상호 주관적 틀에서만 ‘주체’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근대 시민사회의 법과 규칙들은 바로 이같은 상호 인정의 토대로 마련되었고, 각 개인의
‘생존 투쟁’은 상호 간의 ‘인정 투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세계사의 전례가 없는 압축 성장을 통해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적 부를 얻었다.
그러나 상호 인정의 규칙을 제도화하고 실천하는 일은 건너뛰었다. 당시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먹고사는 일이 먼저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일어난 한국
사회의 엄청난 사건들은 그렇게 생략하고 건너뛰어도 될 줄 알았던 ‘상호 인정’이라는
근대 시민사회의 근본 원칙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시급한 요청이었다.
그래서 ‘갑질’, ‘무시’, ‘모멸감’에 관한 사회심리학적 담론과 ‘산업화 세대’의 급격한
정치적 몰락은 같은 맥락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서구사회는 이 ‘리스펙트’의 규칙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화했다.
대인관계의 기술로는 ‘감탄사’ 남용이다. 그들의 대화를 잘 들여다보면 감탄사가
끊이질 않는다. ‘wonderful!’, “awesome!‘, ’really?‘ 같은 단어와 감탄의 표정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나는 당신을 리스펙트한다‘는 상호 인정 규칙의 실천인 것이다.
그저 습관일 줄 알면서도 인정받는 느낌에 기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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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김정운 교수의 책을 한번 더 보았는데, 우리 인간과 사회에 대한 많은
알거리와 생각거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문화예술의 기원을 말하고 있는데, 다양한 기원이 있겠지만 저자는 자연
과 운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예술이 생겨났다고 말합니다.
고대 동굴벽화인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소그림에 대한 해석은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었던 명쾌한 해석입니다. 인간은 다른 육식동물이나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나약하기 이를 데 없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인류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따라서 문명화 과정도 결국은 일상적인 폭력과 위해로부터 탈피였고, 이를
사회화 내재화 하여 온 것이 문화요 문명인 것이지요.
저자는 중세에 폭력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과거 자료를 보면
원시시대에는 폭력이 더 난무하였습니다. 오직 힘만이 기준이 되었고 이는
멀리 갈 것 없이 동물의 왕국을 보면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문명화란 감정의 온순화이고 폭력에서의 회피이며, 서로가 존중할 줄 아는
리스펙트의 일상화 과정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자가 독일에서 공부할 때 독일인들과 많이 싸웠는데, 자기들끼는 리스펙트
(존중)을 하면서 동양인에게는 적용을 하지 않음이 그 원인이었다 하지요.
이는 아직도 진행형이고, 현재 신종코로나 때문에 그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도 마찬가지인데, 타인의 다름에 대한 이해,
존중, 리스펙트가 부족한 채로 압축, 고도 성장을 하였고, 이제는 이러한 것에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긍정의 끄덕임, 감탄의 말, 제스처 등을 일상 속에서
더 발휘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