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나라 대표 역사강사 중 한 명의 저자로부터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최태성(1971~)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였고 역사 교사가 되었습니다. 2001년부터 시작한 EBS 강의로 역사가 외워야 할 것이 많은 골치 아픈 과목이 아니라 웃음과 교훈이 가득한 감동 스토리임을 알리며 전국 학생들에게 ‘믿고 듣는 큰별쌤’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무한도전>, <역사저널 그날>, <수업을 바꿔라> 등등에 출연하여 방송으로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오늘은 역사의 본질과 현재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겠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떤 지식을 습득한 경험을 기억하시나요? 대다수는 학교에서 받은 수업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시험이 떠오르겠죠. 아무래도 우리는 시험을 잘 보려고 공부했지, 정말 재미있어서 공부한 경험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생활에 퍽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데 시험은 봐야하고, 공부할 분량도 외워야 할 것도 많으니 미움을 받기 십상입니다. ‘태정태세문단세’, ‘임오군란은 1882년’ 하면서 달달 외우다 보니 지겹기만 하고요. 학생들은 도대체 왜 이런 것까지 배워야 하는 거에요? 즉 한마디로 별로 쓸데없다는 것이지요. 시험이 끝나면 별로 쓸모가 없을 것 같대요.
요즘처럼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시대에 ‘쓸데없다’는 말은 치명적인 단점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식이든 물건이든 쓸모가 많아야 환영받거든요. 돈 버는 데 도움이 안 되면 죄다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려요. 그런데 우리 역사 속에 이 ‘쓸데없다’는 것만 찾아 모은 분이 계세요. 바로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입니다. ‘유,遺’라는 한자에는 ‘버리다, 유기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유사,遺事’라는 건 말 그대로 ‘버려진 것들을 모은 역사’입니다. 버려졌다는 말은 곧 이미 무언가를 취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렇다면 선택된 것은 무엇이냐? 바로 <삼국사기>입니다.
<삼국사기>는 고려시대 유학자 김부식이 인종의 명을 받아 편찬한 삼국시대의 역사서 입니다. 어느 연도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떤 인물이 있었는지를 쭉 정리한 책이지요. 나라가 주도하여 편찬한 정사(正史)이기 때문에 신비하고 기이한 일을 전하는 야사(野史) 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사실 확인, 즉 팩트 체크가 된 사건만 담은 겁니다. 심지어 단군 이야기도 언급하지 않아요. 김부식은 유학자였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용납되지 않았던 거에요. ‘곰이 사람으로 변해서 결혼을 하고 단군을 낳는다고? 말도 안돼!’ 그러고선 그냥 지워버렸을 테지요.
그렇게 버려진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실렸습니다. 고려 후기에 살았던 일연 스님이 한마디로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꺼내 하나하나 펴서 기록한 것입니다. 단군신화를 비롯한 전설, 민담 등 정식 역사로 인정받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은 거에요. 그래서 참 재미있어요. 재미 없는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대대손손 전해질 리는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서양의 ‘그리스,신화’와 닮았어요.
★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은 이제 전 세계가 정보화사회를 넘어 꿈과 이야기 등의 감성 요소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드림 소사이어티’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대부분의 상품은 일정 수준을 갖추어 각기 다른 상품이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요. 그렇다면 무엇으로 승부를 봐야 할까요? 바로 고유의 ‘스토리’입니다.
역사의 실용성을 말할 때 <삼국유사>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는데, 쓸데없다고 버려진 이야기들이 사실은 참 ‘쓸데 있음’을 증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삼국유사는 지금까지도 명맥을 유지하며 지역 문화 개발은 물론 국가 외교에도 활용되고 있어요. 계속해서 발굴되고 쓰이고 있습니다.
★ 역사의 쓸모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와 답을 해봅니다. 역사는 아득한 시간 동안 쌓인 무수한 사건과 인물의 기록입니다.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요.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의 삶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문화의 흥망성쇠가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느 새로운 대상을 접하든, 어떤 일을 벌이든 역사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없는 것은 거의 없죠. 음식도, 옷도, 우리 삶을 구성하는 주변의 모든 것이 역사 속에서 함께 발전해온 것이니까요.
역사를 골치 아픈 과목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역사의 품으로 첫발을 디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보물이 가득한 그 지도를 신나게 펼쳐 보기만 하면 됩니다.
★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공부
역사학자 E.H.카의 유명한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미리 벽을 세워버려요. 역사 속 인물은 과거의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공부입니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긴 시간 안에 엄청나게 많은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절로 가슴이 뜁니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과 행동에 깊이 감정을 이입했기 때문이죠. 아무리 힘든 세상에서도 자신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되고 그게 바로 역사의 힘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 저는 여러분이 역사를 그렇게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방송매체나 만화, 유튜브 등으로도 많은 역사에 관한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대중에게 알려지고 거의 스타처럼 등장한 역사 강사들도 있는데, 방송에 출연하고 또 베스트셀러 저자로도 유명한 "설민석"강사나 오늘 책의 저자 "최태성" 강사 등이 유명합니다. 대중적 인기를 얻는 강사가 있고 역사에 대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면서 전반 적으로 역사가 대중화되는 현상은 긍정적인 면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책에서는 최태성 강사가 역사의 쓸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장자>에 보면은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이 나오지요. 역사도 겉으로는 쓸모가 당장은 없어 보이지만,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다가 보면, 100년 전, 1000년 전에 살았던 선조들이 놀랍게도 지금 나와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들에게서 지금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해답을 구할 수가 있게 됩니다.
역사는 현재의 내가 나아가야할 지침과 지도가 되고, 나의 힘든 마음을 위로하는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강조합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쓸모 없어 보이던 전설, 민담, 설화 등이 수많은 재미와 교훈, 반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이러한 내용은 현대 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귀한 소재가 됨을 알게 됩니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옌센은 정보화시대의 다음은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했고, 요즘 중요시되고 있는 "스토리텔링"의 다른 표현임을 깨닫게 됩니다.
요즘은 회사의 제품도 '스토리'가 입혀져 있어야 하고, 개인도 '스토리'가 있어야 성공을 합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없어진 제품이나 개인의 스펙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스토리가 필수적인 시대입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역사에서 가장 구하기 쉽지요.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대전 이상의 대혼란이 연일 진행되고 있는 요즈음, 지금의 위기 극복의 지혜를 우리는 과거 선현들의 경험과 역사에서 얻을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