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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07. 2016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김용택 (1948~)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김용택 (1948~)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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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지은 김용택(金龍澤, 1948~) 시인은 전북임실에서 태어나

스물 한 살에 초등 교사가 되었고, 교직기간동안 임실초교 마암분교

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다 합니다.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하며, 소박하면서도 시골과 자연을

소재로 감동을 주는 시인입니다.


이 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하나이며,

한 번씩 낭송을 하곤 하는 시이기도 합니다.


유키 구라모토의 "Romance"를 배경음악으로  놓고 이

시를 낭송을 해보면 정말 제대로 어울립니다.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유튜브에서 유키 구라모토 Romance 치시면 바로 나옴)


사람은 누구나 깊숙이 있는 고독을 안고 사는 존재임을,

고통속에 꽃은 핀다는 표현은 참 비감합니다.

뒤로 오는 여인과 같이, 그리운 것은 산뒤에 있고

잡지 못할 무지개는 항상 멀리 있는 것인가 봅니다.


음미할수록 새록새록 다른 맛이 나오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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