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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Feb 25. 2020

<바이러스 폭풍> (1)

<바이러스 폭풍> (1)
“치명적 신종, 변종 바이러스가 지배할 미래와 생존 전략”

                                                  강 일 송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의 감염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온 세상을 위협하고 있는 시점에 “바이러스”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네이선 울프는 독창적인 생물학자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러스
전문가로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생물학과 초빙교수이며 전염병 조기 발견과
억제를 막는 연구소인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입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학사를 하버드대학교에서 면역학과 감염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오늘 책은 2013년에 출판되고 그해에 구입한 책인데, 다시 서재에서 꺼내어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 리뷰를 해보고 다음에 연이어 보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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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의 발견

마르티누스 베이에링크(1851-1931)는 네덜란드의 식물학자로 19세기 말에 담배
모자이크병의 감염체가 박테리아균 보다 더욱 미세한 감염원인 것이라고 추정
하였는데, 박테리아를 거르는 미세한 여과기를 통과하고도 병을 일으키는 무언가
를 ‘바이러스’로 명명했다. 라틴어로 ‘독’을 뜻하는 단어였다.
흥미롭게도 베이에링크는 바이러스가 ‘액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현미경과 함께 시작된 바이러스의 역사

바이러스는 두 가지 기본 성분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유전물질인 RNA나 DNA
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를 보호하는 단백질막이다. 바이러스에는 스스로 성장
하거나 생식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감염시킨 세포에 기생
한다. 달리 말하면, 바이러스는 생존을 위해서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를 감염
시켜야 한다.

바이러스는 생물학적 자물쇠와 열쇠 시스템을 이용해서 박테리아든 인간이든 할
것 없이 숙주세포를 감염시킨다. 바이러스의 단백질막에는 목표로 삼은 숙주세포
의 벽에 있는 ‘자물쇠(학계에서는 수용체라 부른다)’에 꼭 맞는 ‘열쇠’가 있다.
이 열쇠가 자신에게 꼭 맞는 세포 자물쇠를 찾아내면 그 세포 조직의 문이
열린다. 그럼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들어가 세포 조직을 강탈해서 성장하고
번식한다.

★ 어마어마한 바이러스의 생물량

세포를 가진 모든 생물에는 어김없이 바이러스가 기생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조류(藻類), 박테리아, 식물, 벌레, 포유동물 등 모든 세포생물에서 살아갈 수
있고, 심지어 극미한 생명체에도 기생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대다수의 세포생물에는 무척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기생하고,
이는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바다와 육지는 물론이고, 깊은 지하에서도 발견된다.
다양성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우리 지구를 지배하는 생명체는 미생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89년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의 외이빈 베르그와 그의 동료들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1밀리미터의 바닷물에서 무려 2억 5,000만 개에 달하는 바이러스
입자를 찾아냈다는 혁명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다른 방법으로 바이러스의 생물량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크다.

★ 지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서 세포생물을 감염시켜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이러스
의 역할이 반드시 파괴적이거나 해로운 것은 아니다. 지구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된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도 지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해양 생태계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20-30%가 매일 바이러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렇게 죽임을 당한 박테리아들이 아미노산, 탄소, 질소 등의
형태로 유기물질을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하나의 박테리아가 지나치게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생태계의 다양성이 유지된다고 여겨진다.

★ 확산 본능을 가진 감염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유형의 세포생물을 감염시킨다.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몸은 서식지에 불과하다. 숲이 새와 다람쥐
에게 서식할 공간을 제공하듯이, 우리 몸은 병원균들이 살아갈 독립된 환경을
제공한다. 물론 병원균들이 인간의 몸이란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많은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 또한 바이러스도 생존을 위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서로
경쟁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우리 면역체계에게 끊임없이 저항을 받는다. 우리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고 어떻게든 침입한 바이러스를 억누르거나 죽이기 위해
온갖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 바이러스의 확산 방법

인간을 감염시키는 병원균의 대다수는 상대적으로 해롭지 않지만,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병원균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병적 증상이 확산을 도모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
일 수 있다. 병원균에 감염되면 우리는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한다.
이런 증상 덕분에 병원균은 우리 호흡을 통해 확산된다.
설사를 하면 지역의 급수시설을 통해 병원균이 확산될 수 있다. 또 병원균으로
인해 피부에 염증이 생기면 피부접촉을 통해 확산된다.

병원균에게는 숙주를 살려두고 새로운 병원균들을 재생산하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다.
정말로 치명적인 질병이라면 감염된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갈 개연성과
감염된 피해자에게서 다른 피해자들에게로 전파되는 효율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취할 수는 없다.

어떤 숙주에 기생하며 많은 병원균을 만들어내면, 그 병원균들이 퍼져나가
숙주를 해칠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병원균들은 때때로 무척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숙주를 약탈한다. 숙주를 오랫동안 살려두어야
숙주를 이용해서 수개월 동안, 혹은 수년 동안 많은 피해자를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HPV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바이러스이고, 반대로 급속도로
퍼져나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하루 만에 수십 명을 감염시키는 병원균들도
있다. 천연두와 콜레라가 대표적인 예이다.

★ 지구의 마지막 미개척지, 병원균의 세계

작은 병원균이 숙주를 교체할 수도 있고 숙주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이 있고, 옥수수에는 약 20억 개의
염기쌍이 있다. HIV와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유전정보로 DNA보다 RNA를
사용하는 바이러스들에게는 유전정보를 담은 염기쌍이 평균 약 1만 개
정도에 불과하다.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유전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돌연변이인데, 바이러스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까지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에서 가장 돌연변이율이 높다.
특히 RNA 바이러스는 오류율이 상당히 높아서 본질적인 기능까지 상실하는
경우도 있지만, 살아남아 부모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닐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런 경우 돌연변이체는 숙주의 면역체계를 성공적으로 이겨내고 신약에도
너끈하게 견뎌내거나 완전히 다른 종으로 숙주를 옮길 가능성도 높다.

★ 병원균에 대해 아직 초보적인 우리의 지식

병원균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아직 초보 단계이다. 이 보이지 않는 병원균의
광활한 세계는 지구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무척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 세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과 동물의
대부분은 이미 발견되었지만, 새로운 병원균은 지금도 꾸준히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균의 세계는 신세계이며, 우리 지구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명체들로
이루어진 마지막 미개척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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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시점에
2013년 출간된 책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우선은 바이러스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는데, 19세기 후반에 네덜
란드의 식물학자인 베이에링크가 담배모자이크병을 연구하다가 박테리아보다
더 작은 존재를 발견하고 이를 '바이러스'라 명명을 한 데서 출발했습니다.
물론 그보다 300년 전에 이미 네덜란드의 레이우엔 훅이 최초의 현미경을 발명
했고 박테리아를 발견했지만, 더욱 발달된 현미경은 미생물학을 극도로 발전
시키게 됩니다.

바이러스는 크기가 무척 작고, 유전체 양도 획기적으로 적어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기에 감염을 통해 세포생물체에 반드시 기생을 해야 합니다.
수없이 긴 세월동안 적응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터득한 바이러스는 수많은
기묘한 방법으로 세포 내에서 적응하고 생존하며 전파해 나가지요.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RNA바이러스는 더더욱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고
동물과 사람을 함께 감염시키기에 변종을 잘 일으켜 예측 불가한 바이러스
입니다.
바이러스는 숙주에 기생을 하며 살아가기에 대체로는 숙주를 죽을 정도까지
아프게 하지는 않고 오래도록 전파하게 할 서식지로 삼지요.

또한 저자는 바이러스가 반드시 파괴적이거나 인간을 비롯한 생명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고 생태계에 유익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박테리아를 견제함으로써
생태계에 반드시 필요한 아미노산, 탄소, 질소 등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결국 이것은 바이러스도 무조건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모든
자연계의 구성원들과 조화를 이루고 나아가야 할 존재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중의 일부가 인간을 해치고 문제를 일으키지만 만일 모든 바이러스가
사라진다면 지구의 생태계가 무너져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현대 의학과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하지만 아직 미생물의 세계는 미개척지
이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영역이라고 합니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자연의 생태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현재의 이
바이러스 사태를 극복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음에 연이어 바이러스의 세계를 더 들여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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