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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Jan 20. 2020

<흥미로운 비만 이야기>

-<What am I>中

<흥미로운 비만 이야기>
-<What am I>中

                                         강 일 송

오늘은 고려대 학생들이 꼽은 인기 명강사이자 뇌의학자인 나흥식교수의 책 내용중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이라고 하는 “비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나흥식 교수는 1981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 모교에서
교수로 부임한 이래, 기초의학인 생리학 연구와 학생교육에 매진하고 있고, 고려대학교
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무려 열여덟 차례 수상했으며, 중앙일보가 선정한
32명의 대학교수 ‘강의왕’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대한생리학회 이사장, 한국 뇌신경과학회 회장, 한국뇌연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키즈 후즈 후’에 등재되는 등 연구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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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과 만병의 근원 “대사성 염증”

짐승을 사냥하던 우리 조상 중에는 배가 나온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냥만으로는
먹을 것을 충분히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비만은 농사를 지어 먹을 것이 풍족해지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농사가 사냥보다 편한 것도 비만이 되는 데 일조를 했을 것입니다.
운동량이 적은 현대인이 폭식하는 것을 보면 비만이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쫓기는 사슴과 추격하는 치타의 몸에서는 비만의 징후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치타의 경우 사냥의 성공률이 5분의 1 이하니 고기 한 점을 얻기 위해 엄청난
운동을 하는 셈입니다.

지구상에서 비만을 걱정하는 동물은 사람과 사람이 기르는 반려동물뿐이라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많이 먹는 사람에게 “돼지같이 먹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외모와는 다르게 돼지는 절대로 필요 이상 먹지 않습니다.

지방세포는 염증성과 항염증성을 보이는 아디포카인(adipokines)을 분비합니다.
염증성 물질에는 랩틴(leptin), 리지스틴(resistin), 암괴사인자(TNF-a) 등이
있으며, 항염증성 물질에는 아디포넥틴(adiponectin) 등이 있습니다.
비만 상태가 되면 염증성 물질의 분비가 느는 반면 염증 대항군이라 할 수
있는 함염증성 물질의 분비가 줄어 몸 전체가 염증 반응을 보이는
대사성 염증(metabolic inflammation) 상태가 됩니다.

특히 복부비만의 원인인 내장지방은 대사성 염증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염증 성향의 M1대식세포가 많아져서 대사성 염증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대사성 염증은 세균에 의한 염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비만이 되면 백혈구를 비롯한 면역계가 지방세포를 세균으로 착각해
반응합니다. 이것이 대사성 염증입니다. 우리가 흔히 성인병이라고 말하는
동맥경화, 당뇨병, 고혈압, 치매 등은 대사성 염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유방암, 대장암도 대사성 염증과 관련이 깊은 것을
밝혀졌습니다.
비만에 의한 대사성 염증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 비만에 대한 묘책 “운동”과 “중용”

잘 아시다시피 운동은 비만을 잡을 수 있는 묘책입니다. 운동을 하면 부신피질
에서 글루코로르티코이드의 하나인 코르티솔(cortisol)이, 부신수질에서는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이라는 물질이 분비됩니다.
코르티솔은 면역을 억제시키는 물질입니다. 여기서 잠깐, 면역을 억제시키는데
왜 우리 몸에 도움이 될까요.

이는 앞서 설명한 대사성 염증의 특성과 관계가 있습니다. 대사성 염증은 우리
몸이 지방세포를 세균으로 착각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따라서 코르티솔이 비만 세포의 지방세포를 세균으로 오판하고 있는 면역계를
진정시켜 비만에 대한 염증이 완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투구를 마친 뒤 얼음찜질을 하는 투수의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시죠.
이 역시 대사성 염증과 관계가 있습니다. 무리한 투구를 진행한 투수의
어깨에는 대사성 염증이 발생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얼음찜질을 통해
면역을 억제시켜 근육의 염증 반응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코르티솔이나 카테콜아민도 항면역작용을 갖기 때문에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운동이 성인병 예방이나 치료에 좋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운동은
유방암의 원인인 성호르몬의 분비도 감소시키며, 변비를 완화시켜 대장암의
원인을 줄이기도 합니다. 비만 방지 외에도 운동이 건강에 여러 형태의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은 면역을 너무 억제시켜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전문 운동선수들이 상기도염과 같은 호흡기질환을 달고 사는 것이나 마라톤과
같은 극한 운동을 하는 선수의 수명이 길지 않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큽니다.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모자라거나 지나치지 않도록 중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새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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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대인에게 있어 가장 큰 걱정거리이자 만병의 근원인 "비만"에 대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생리학자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몸을 둔하게 하고 활동성을 떨어뜨리며 자기 스스로의
'바디 이미지'를 나쁘게 하여 정신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더 깊이 들어가보니,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 되는 '대사성 염증'
을 일으키고 있고, 동맥경화, 당뇨병, 고혈압, 대장암, 치매 등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가 지방세포를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 등으로 인식해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여러 부위가 망가지고 기능을 잃게 됩니다.
그 결과 수많은 질환이 유발이 되지요.

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운동이 대사성 염증을 억제
시켜주고 이로 인해 다양한 성인병 및 질환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항상 '과유불급'이라 하여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하였지요.
과한 운동은 오히려 면역을 너무 떨어뜨려 여러 질병을 불러들이고, 퇴행성
관절염 등을 유발하여 운동 안 한 사람보다 빨리 노화가 오기도 합니다.

삶은 어느 분야든 늘 "조화"와 "균형", "중용"등의 가치가 중심에 있어야 치우치지
않고 오래도록 가는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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