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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12. 2019

<엔도르핀과 멜라토닌 이야기>

-<What am I>中

<엔도르핀과 멜라토닌 이야기>
“고통의 구세주 엔도르핀, 생명체 최초의 호르몬 멜라토닌”
-<What am I>中

                                                        강 일 송

오늘은 고려대 학생들이 꼽은 인기 명강사이자 뇌의학자인 나흥식교수의 책 내용중
우리 몸의 원격조정기라고 하는 “호르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나흥식 교수는 1981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 모교에서
교수로 부임한 이래, 기초의학인 생리학 연구와 학생교육에 매진하고 있고, 고려대학교
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무려 열여덟 차례 수상했으며, 중앙일보가 선정한
32명의 대학교수 ‘강의왕’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대한생리학회 이사장, 한국 뇌신경과학회 회장, 한국뇌연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키즈 후즈 후’에 등재되는 등 연구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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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구세주 엔도르핀

엔도르핀(Endorphin)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endo(안, 내부) + morphin(모르핀)
즉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아편입니다. 엔도르핀은 심한 운동, 흥분, 통증, 매운맛 등
강한 자극에 의해 뇌에서 분비되며 고통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운맛에 중독되어 있다기보다는 먹은 후에 나오는
엔도르핀에 중독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입니다.

마라톤 선수는 달리는 도중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지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이견이 있으나 엔도르핀의 분비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운동중독이라는 말도 엔도르핀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는 인류가 원시 시절 육체적 고통을 이기고 짐승을 끝까지 추적해 사냥에 성공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엔도르핀은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서 여자 운동선수를 월경 불순이나 무월경
환자로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소림사 스님이 끊임없는 무술 훈련을 하는 이유가
엔도르핀이 성 억제작용을 통해 성적 자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침술은 동양권에서 2,000년 넘게 시술되어 왔으며, 현재 160여 개 나라에서 시술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인정한 침술 적용 질환은 43개 정도입니다.
침술이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 들어
이런 침의 진통작용이 엔도르핀의 분비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엔도르핀 차단제에 의해 침의 진통 작용이 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면서 더욱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릴리 교수는 따뜻한 소금물이 반쯤 채워진 격리탱크에 사람을
눕게 하고 외부 자극을 차단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명상을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명상에 의해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명상 중 외부나 내부의 자극이 줄어들어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일
겁니다. 자극이 아주 강하거나 없을 때 모두 엔도르핀이 분비된다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엔도르핀은 태아와도 뗄 수 없는 중요한 관계에 있습니다. 태아 쪽 태반은 엔도르핀을
분비해 영양분을 태아 쪽으로 많이 오게 합니다. 태아가 엔도르핀을 이용해 엄마를
기분 좋게 만들면서 자기의 이익을 챙기려 엄마를 속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기를
낳으면 태반과 함께 엔도르핀도 사라져, 엔도르핀에 젖어있던 엄마는 아편중독자가
금단 현상을 겪듯이 산후우울증에 빠집니다.

조금 다행스러운 것은 아기가 젖을 빨면 엄마의 뇌에서 옥시토신과 함께 엔도르핀이
다시 분비되어 산후우울증이 완화된다는 것입니다.
엄마와 태아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임신중독은 태아가 자기에게 영양분이 잘
공급되도록 엄마의 혈압과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엄마의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하는 또 다른 자극은 피부 접촉입니다. 끊임없는 피부
접촉을 통해 엔도르핀이 분비되면 엄마와 아기는 더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서로의 털을 골라주고 있는 원숭이들은 피부 접촉을 통해 서로에게 엔도르핀을 선물
합니다. 반면 털 대신 옷을 입고 있는 인간은 상대적으로 피부 접촉이 부족하기
때문에 피부 접촉으로 얻을 수 있는 엔도르핀 양이 원숭이에 비해 적습니다.

대신 인간은 웃음으로 엔도르핀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많이 웃고, 피부 접촉도 많이 하길 권합니다. 혹 엔도르핀 중독에 대해
걱정하는 이가 있다면, 아무리 웃어도 아편중독자가 될 정도로 엔도르핀은 나오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 생명체 최초의 호르몬, 멜라토닌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은 피부 관련 연구를 통해 처음 알려
졌습니다. 1975년 린치(Lynch) 등은 사람의 송과체에 멜라토닌이 있으며, 이 호르몬이
수면이나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여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멜라토닌의 분비는 망막에 들어온 빛에 의해 억제되며 낮보다는 밤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증가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의 분비 시간이 젊은 사람들보다
앞당겨지며 분비량도 줄어듭니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이 초저녁에 주무시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가 멜라토닌의 분비 시간이 앞당겨지기 때문입니다.

학습과 기억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이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멜라토닌은 치매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해 치매를
예방하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고, 이에 따라 치매 환자가 늘어
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 모릅니다.

멜라토닌은 수면장애 치료에도 이용됩니다. 수면 부족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들이
멜라토닌을 복용해 수면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멜라토닌이 갖는 또 하나의 강력한 기능은 산소 찌꺼기인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입니다. 잠을 자게 한 뒤 낮에 만들어진 유해산소의 폐해를 없애는
멜라토닌의 전략은 단연 탁월합니다. 피부 노화가 유해산소와 관련이 있으므로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이 수긍이 갑니다.

유해산소가 성인병, 암, 치매 등 인간을 괴롭히는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의 원인이기도
하므로 멜라토닌을 만병통치약이라고 부르는 게 무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학자들은 멜라토닌이 태초에 산소를 이용하기 시작한 생명체도
갖고 있었을 생명체 최초의 호르몬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멜라토닌은 화란국화나 고추나물과 같은 식물에서도 생성됩니다. 식물이 광주기에
적응하거나 가혹한 환경을 극복할 때 멜라토닌이 관여하며 동물에서와 같이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데도 멜라토닌이 관여합니다.
동식물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멜라토닌은 생명체가 유해산소에 대항
하기 위해 만들어낸 위대한 발명품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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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몸의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과 호르몬 "멜라토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보았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인체의 메커니즘을 다 알고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탐험하고 탐구해
나가고 있는 중이지요.  그중 의학자들이 밝힌 내용들을 보면 신비로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먼저 "엔도르핀"을 보자면, 엔도르핀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방편 중 "보상"에
해당한다고 알 수 있는데, 보상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보상이라 할만 합니다.
힘든 과정을 거칠 때 보상을 해주고, 출산이라는 엄청나게 중요한 과정에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이를 이겨낼 힘을 엔도르핀은 줍니다.

고통스러운 수행을 하는 수도자들에게도 엔도르핀이 역할을 하고, 명상을 하는
수도자에게도 엔도르핀이 보상합니다.  또한 동양의학의 중요한 부분인 침술에
있어서도 엔도르핀이 작용을 한다니,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멜라토닌도 처음에는 동물에서 먼저 발견이 된 후 인간에서도 존재함이 알려지
게 되었고, 몰랐던 역할이 점차 더 발견이 되게 됩니다. 특히 수면에 깊이 관여
하고 기억에도 관여를 하며, 항산화 작용으로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요.

이런 항산화작용 때문에 지구의 생명체가 산소를 사용하는 생리적 기전을 갖게
되었을 때 산소의 해를 막기 위한 장치로 멜라토닌이 사용되었고, 이로 인해
가장 먼저 등장한 호르몬일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생리학자나 의학자들의 여러 연구들을 접하다 보면, 우리가 가진 몸이고 늘 함께
하는 몸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게 참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인 나교수님을 비롯한 수많은 학자들의 공이 참 크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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