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대넓얕”이라는 약어로도 유명한 베스트셀러 시리즈를 한번 보려고 합니다. 그중 “진리”, “철학”에 대한 개론적인 인문학적 교양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볼까 합니다.
저자인 채사장은 2014년 겨울에 출간한 첫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밀리언셀러에 오르면서 <시민의 교양>, <열한 계단>,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보기 드물게 인문학 서적으로 베스트셀러를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진리란 무엇인가? 막연하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서 진리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동시에 진리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진리를 말할 때, 무언가 완벽하고 보편적이며 절대적인 어떤 것을 상상한다. 인류가 알고 있는 진리의 속성을 보자면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함.”이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진리가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를 살펴보자면, 원시의 자연신, 고대의 신화, 중세의 유일신, 근대의 이성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져 왔다. 특히 근대 이성은 합리성, 객관성, 효율성을 기반으로 인류를 신과 종교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었고, 기술과 산업의 발달에 따른 풍요를 선물해주었다.
하지만 이성에 대한 낙관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대전이라는 외적인 요인과 학문 내부의 붕괴라는 내적인 요인으로 이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후 근대성의 붕괴와 함께 단일 진리에 저항하는 포스트모던이 등장했다. 포스트모던은 중세와 근대가 공유해왔던 이분법적 세계관의 폭력성을 지적하고, 그동안 억압되었던 다원적 가치를 복원하는 실천 운동으로 발전했다.
우리는 왜 진리의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하는가? 그것은 나의 삶 때문이다. 내가 세상이 말해주는 진리가 진짜라고 믿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서다. 가족과 학교와 시장과 종교는 나에게 진리가 무엇인지 친절하게 말해준다. 물론 그것이 정말로 절대적인 진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진리가 역사적임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진리가 실은 진리가 아닐 수도 있음을 생각하는 것이 두렵다.
어떤 삶을 선택해도 괜찮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진리를 의심하고 그로인해 주변과 마찰을 빚더라도 다른 진리를 찾아 떠나는 인생도 괜찮고, 내가 믿어왔던 진리에 대한 신념을 더 굳건히 해서 이를 지켜나가는 인생도 괜찮다. 결정은 당신이 하면 된다.
근대를 끝내고 현대 포스트모던의 탄생에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준 철학자 니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네가 영혼의 평화와 행복을 원한다면, 믿어라. 다만 네가 진리의 사도가 되려고 한다면, 질문해라.”
★ 철학
우리는 ‘진리’에 대한 논의를 먼저 시작했다. 진리가 무엇인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상반된 태도가 있었다. ‘절대주의’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가 존재한다는 입장이고, ‘상대주의’는 절대적 이고 보편적인 단일한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진리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회의주의’도 있었다. 진리에 대한 이 세 가지 태도는 모든 학문의 기본적인 틀이다.
이 기본적인 틀을 기준으로 철학의 역사를 살펴보자. 철학이 시작된 고대에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활동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절대주의적 세계관을 제시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변화하는 현실에 대한 탐구를 주장하며 상대주의적 입장을 강조했다. 소피스트들은 고정불변의 진리를 거부하는 회의주의적 경향이 강했는데, 이후 서양 철학의 주류를 절대주의와 상대주의가 장악하면서 언제나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중세는 플라톤의 절대주의적 영향을 받은 교부철학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아리스토 텔레스의 저서들이 발견되면서 스콜라철학이 탄생했다. 스콜라철학은 중세의 가장 중요한 논쟁이었던 보편논쟁과 함께 전개되었는데, 보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실재론과 유명론의 입장 대립이 있었다. 스콜라철학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쟁 분위기는 근대 이성중심주의 철학이 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르네상스와 함께 시작된 근대는 이성의 시대로, 철학적 담론은 존재론에서 인식론으로 변화했다. 인식론은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분야로, 그에 대한 답변이 합리론의 이성적 추론과 경험론의 경험적 관찰이었다.
이 두 견해를 종합하며 등장한 관념론은 철학의 관심을 외부의 대상에서 인식 주체의 내면으로 뒤바꾸며 서양 철학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칸트 관념론의 철학사적 의미는 고대부터 중세를 지나 근대에 이르는 절대주의와 상대주의의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종합했다는 데 있다. 합리론과 경험론을 종합한 인물이 칸트이고, 이후에 헤겔과 마르크스가 이를 이어갔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하이데거가 존재를, 비트겐슈타인이 언어를 탐구하며 절대 주의와 상대주의의 담론을 이어갔다.
이러한 주요 흐름과 함께 회의주의도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니체는 서구 문화 저변에 흐르는 거대 담론인 철학과 그리스도교의 실체를 파헤침으로써 근대를 마감하고, 현대의 포스트모던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소피스트에서 쇼펜하우어, 니체, 실존주의로 이어졌는데, 이성이나 신, 국가가 전체보다 개인의 개체성과 주관성에 집중한 회의주의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이념과 사상이 등장하고 공존할 수 있는 열린 장을 제공한 것이다.
오늘은 인문학 책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는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는 학창시절부터 책을 좋아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섭렵하였고, 인문학이 특정인의 지식인들의 소유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 공유 해야할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깊은 지식이 아닌 얕지만 넓은 지식 으로 내가 발딛고 사는 세계를 이해하는 기본적 앎을 행하자고 합니다.
그의 글들을 보면 굉장히 분류를 잘하고 도표나 계통도 등 다이어그램을 이용해서 한눈에 전체를 파악하기 좋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각적 설명이 뛰어난 것이라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중 굉장히 어려운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진리"와 "철학"에 대하여 최대한 쉽게 논하고 있는 것을 보게됩니다. 먼저 진리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모르겠다고 하는 회의론자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세가지 태도는 모든 학문을 하는 기본적인 틀이라고 하지요.
진리의 흐름은 고대의 신화, 중세의 유일신, 근대의 이성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져 왔는데, 이성의 아성이 무너진 것은 세계대전과 새로운 학문, 과학의 등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후 포스트모던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데, 철학도 진리의 이러한 흐름과 정확하게 같은 궤도를 그리며 변화하게 됩니다.
학문 및 철학, 미술, 음악 등의 흐름을 보면 시대별로 거의 같은 맥락으로 흘러감 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어 나오는 철학도 마찬가지로, 철학의 원류인 그리스만 본다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절대주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주의, 소피스트들은 회의주의로 구분할 수 있지만, 선 긋듯이 이를 나누는 것은 어불성설이긴 합니다.
중세의 기독교 교리도 초기에는 절대주의적인 교부철학에서 상대주의적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으로 스콜라철학으로 이어집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스콜라철학의 대가이지요.
이후 칸트, 헤겔 등을 거치면서 니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등 현대철학으로 건너오게 되고, 회의주의, 다원주의 등으로 포스트모던 적인 성향을 띠게 됩니다. 현대미술도 여러 사조가 뒤엉키고 현대에서는 사물의 해체, 추상 등 다원주의 경향으로 변화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