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500년 전의 중국의 사상가인 공자(孔子,BC 551-479)와 그 제자들의 언행이 담긴 어록인 논어(論語)에 대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이전에 같은 시리즈로 <초역, 니체의 말>, <초역, 비트겐슈타인의 말>, <초역, 괴테의 말> 등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은이는 나가오 다케시인데, 도쿄 출생으로 동양대학 대학원을 수료하였고, 넌픽션 작가 이자 역사작가이며 여러 인문학 장르를 읽기 쉽고 흥미롭게 집필하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어지러운 시대일수록 과거 선현들의 말씀이 도움이 되는 법이라,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지혜로운 선현의 말씀을 한번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누구야 지켜야 할 인생의 주제는 ‘서,恕’, 즉 배려다. 배려란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타인에게도 행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다.
★ 내 입장에 비추어 타인의 행복을 구한다 仁者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정의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행복을 위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다른 이가 이룰 수 있도록 밀어주는 것이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누구의 공이 되어도 상관이 없다. 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 배움을 계속할 때 인생은 흥미로움으로 가득 찬다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也云爾
모르는 것이 생기면 배움에 대한 의욕이 넘쳐흘러 밥을 먹는 것조차 잊어버린다. 배움이 깊어감에 따라 몰랐던 것을 알게되니, 그 즐거움에 걱정거리도 잊혀진다. 이렇게 해를 거듭하여 백발의 노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많기에 외로움 이나 공허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리고 인생은 늘 이러했기에 지금까지 행복했다. 배움을 계속할 때, 인생은 흥미로움으로 가득차고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설렐 수 있다.
★ 가장 뛰어난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무슨 일이든, 단지 아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 무슨 일이든, 단지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즐기는 사람만큼 잘할 수 없다. 일도 취미도 공부도, 즐길 수 있어야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 가장 이상적인 사람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윗사람에게는 ‘그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친구에게는 ‘이 친구라면 무조건 믿을 수 있다’고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아랫사람에게는 ‘이분만 믿고 따라가면 된다’고 칭송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사람이다.
★ 가까울수록 신의와 예의를 갖추어라 與朋友交, 而不信乎
친구와 만난 다음에는 혹시 내가 친구의 신뢰를 저버리는 경솔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라. 그가 친한 친구라면 더욱 그러하다.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도 신의를 가지고 충실히 지켰는지 늘 자신을 돌아본다. 이것이 우정을 가꾸는 마음가짐이다.
★ 배움의 목적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과거에는 마음의 성장을 위해 배움을 구하는 이가 많았으나 요즘은 타인이나 세상의 칭송을 받기 위해, 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배움을 구하는 이가 더 많다. 이는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은 마음의 성장을 경험했을 때 가장 크고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돋보인다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순수함과 투박함만 있고 꾸밈이 전혀 없으면 미개하고 품위 없는 사람이 되기 쉽다. 반대로 순수함을 잃고 꾸밈이 과하면 겉모양은 아름답지만 내실이 없는 사람이 된다. 결국 양쪽 모두,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세상에 외면당한다. 그렇기에 외면과 내면의 어우러짐이 중요하다. 순수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주위에 불쾌감을 주지 않을 만큼 자신을 꾸밀 줄 알아야 자신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동양의 고전 중에 논어만큼 잘 알려지고 동양인에게 오랫동안 영향을 주어 온 책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논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진 존재지만 때론 과거 고리타분한 옛날에 머무른 거추장스러운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사 이치는 2500년 전이나 현재나 앞으로의 미래나 똑같은 사람으로 살아가기에 같이 적용이 됩니다. 오히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는 지금보다 더 치열하고 생존경쟁이 힘들었던 시기였고, 이러한 시기에 더 많은, 더 뛰어난 철학사상들이 생겨나기 쉬웠지요.
공자 철학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恕,서"라고 합니다. 용서할 서 인데 결국 지금의 시대로 치면 관용, 배려 등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정신, 이것이 오늘날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 문장도 비슷한 맥락인데, 내 입장에 비추어 타인의 행복을 구한다는 글은 결국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인간들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은 본디 자기본위적일 수밖에 없는데, 모두가 이것을 적용하면 사회가 형성이 될 수가 없고 오히려 개인이 더 위험해지지요. 따라서 타인을 배려함이야말로 사회를 안정되게 하고 결국 각자의 개인을 위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이라 하겠습니다.
다음은 배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배움은 그 목적이 실용적인 것도 있지만 자신 의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성장을 바라봄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배움은 일상을 보람차게 하고 걱정을 잊게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생기가 넘치게 만듭니다.
공자는 가까울수록 더 예의를 지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없이 함부로 대할 때가 많지요. 어느 정도는 이것이 가까운 표시가 될 수는 있지만 도를 넘게 되면 오히려 더 의를 상하게 하고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게 합니다. 가까운 가족이라도 어느 정도 이상의 선을 넘으면 안 되고, 예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자는 순수함과 꾸밈의 조화를 가지라고 합니다. 순수하지만 투박한 것은 아름답지 못하고, 꾸며서 화려해도 내적으로 성숙이 없으면 공허하다고 합니다. 내면으로는 독서와 사색 등을 통해서 충실하게 하고, 외면 또한 가벼이 여기지 말고 때와 장소에 맞는 복장, 깨끗한 용모를 꾸미는 것이 중요하리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