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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Jul 15. 2020

삼성텔레비전의 추억

사물 에세이 #3


5살 때쯤이었죠. 우리집에 테레비가 있었던 기억이요. 여닫는 문이 있는 흑백테레비였습니다. 그땐 테레비라고 불렀습니다. テレビ라는 일본식 읽기표현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로 기동순찰대 -오늘날의 미드-를 열심히 시청했습니다.


고장나서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것을 어디론가 보냈습니다. 8살 때 삼성 14인치 컬러텔레비전이 들어왔습니다.


시계에다 대고 (siri의 조상님??)“키트 빨리와줘”하던 전격Z작전이나, 쥐를 쌩으로 입에 넣던 파충류 외계인 다이애나 무리와 상남자 도노반이 이끄는 지구인의 반격이 숨막히게 전개되던 V와 같은 미드를 시청했죠.


9시만 되면 “어린이 여러분, 이제 잠자리에 들시간입니다”멘트가 흘러나오는 걸 가볍게 무시하고 방에 이불을 깐 뒤 누워서 mbc대하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을 보던 내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 시절에도 친구네 부잣집에는 20인치 무선리모콘 있는 테레비가 있었긴 합니다만, 기계식 손잡이(knob)를 득득득 돌리던 손맛이 그립습니다. 채널 바꿀 때 마다 막내가 움직여야만 했던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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