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제우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한동안 멍하니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어쩐지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그는 느릿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먹을 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 라면을 끓여 먹고는 장을 보지 않은 탓에,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나가서 먹어야 하나….’
제우는 문득 나가서 뭘 먹을지 고민했지만, 주말 아침의 나른함은 외출을 꺼리게 했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어제 받은 어머니의 음식이 떠올랐다.
“아, 맞다. 엄마가 보내준 거 있지!”
제우는 급히 상자 속에서 꺼낸 찌개와 카레를 떠올리며 발걸음을 주방으로 옮겼다.
그는 냉동실을 열어 어머니가 보내준 찌개팩들을 꺼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오늘 점심은 찌개로 해야겠다. 그럼… 김치찌개로 할까? 아니면 된장찌개로 할까….”
제우는 찌개팩을 양손에 들고 한참 고민했다.
김치찌개의 얼큰한 맛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한편, 된장찌개의 구수하고 깊은 맛도 입맛을 당기게 했다.
“둘 다 먹고 싶네…”
제우는 냉동 팩을 내려다보며 결국 결정을 내렸다.
“그래, 오늘은 김치찌개로 가자. 얼큰하게 한 그릇 먹으면 딱이겠어.”
그는 김치찌개 팩을 들고 냄비를 꺼내며 조리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얼린 김치찌개를 냄비에 넣고 물을 약간 부은 뒤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았다. 찌개가 천천히 끓기 시작하자, 제우는 냉장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것은 라면에 넣고 남겨둔 토마토였다.
순간 또 재미난 생각이 들었다.
‘어…이걸… 김치찌개에 넣어볼까?’
제우는 잠시 망설이며 토마토를 손에 들었다.
어제 처음으로 시도했던 토마토 라면의 맛이 떠올랐다.
그때도 낯설고 이상할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놀랍도록 괜찮았었다.
‘김치와 토마토라… 완전히 다른 맛인데, 이게 어울릴까?’
머릿속에서는 다양한 맛의 조합이 떠올랐다.
찌개의 얼큰한 맛과 토마토의 상큼한 산미가 충돌할지, 아니면 의외의 조화를 이룰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제의 성공적인 시도가 용기를 주었다.
‘그래, 새로운 맛을 시도해보는 것도 재미있잖아.’
제우는 결심한 듯 토마토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제우는 살짝 망설였지만, 결국 토마토를 잘게 썰어 찌개에 넣었다.
작게 깍둑썰기 한 토마토 조각들이 김치찌개의 붉은 국물 속으로 스며들었다. 김치찌개 본연의 짙은 빨강에 토마토의 산뜻한 붉은빛이 더해져, 국물은 이전보다 한층 더 밝고 생동감 있는 색을 띠기 시작했다.
찌개가 점점 끓어오르며 토마토의 상큼한 향이 퍼지기 시작했다.
김치찌개의 고소하고 얼큰한 냄새와 새로운 조화가 주방 가득 번졌다.
제우는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토마토를 눌러가며 저었다.
‘토마토가 국물에 잘 녹아들고 있네. 괜찮을지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