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보다는 훨씬 더 좁았다.
솔직히 이 글을 모든 분들이 관심있게 읽어주실거라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두고두고 힘이 필요할 때 다시 읽어보기 위해 올려본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내 경험을 배워줄 사람이 있으면 감사한 일이니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조용히 블로그를 시작했다. (2009년 말)
그 땐 지금과 같이 블로그 붐이 일어나지 않았을 시기여서 과도한 블로그 광고 마케팅이 적었고 내가 정성껏 글을 쓰면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봐주었기 때문에, 내 블로그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고등학교 3학년 때에도 블로그에 정성을 쏟아부었다.
그러던 어느날, 모 리서치회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온라인 상에서 독특한 활동을 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일반인과는 달리 온라인 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진행한다고 4시간 가량 시간을 내달라는 내용.
일반적인 학생으로서 '돈도 꽤나 많이 주겠다, 날 인터뷰하겠다.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나?' 라는 생각에 인터뷰를 승낙하고 별 생각 없이 그 날을 기다렸다.
일 주일 전, 서울에서 만나자던 리서치 회사에서 직접 우리 집으로 와도 되겠냐는 전화를 받았다. 비용도 10만원 추가하겠다는 말. 내가 직접 그 장소까지 가지 않고 fee 를 더 지급해주겠다는데 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약속 날 오후 3시에 미국인 한 분, 중국계 미국인 한 분.. 등 총 4명이 날 위해 집에 찾아왔다. 솔직히 "내가 뭐가 대단하다고 4명이나 날 위해 찾아오지?" 라는 절반의 의심과 절반의 뿌듯함을 갖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인터뷰 내용은 생략)
인터뷰를 마친 후, 미국인 클라이언트 한 분이 우리가 어느 회사에서 왔는지 나더러 맞춰보라고 말을 걸어왔다.
내 답은.. "내가 어떻게 알겠나, 뭐.. 되게 큰 곳이라면 CNN 쯤이라도 되나? 하지만 언론사에서 나를 취재하기위해 올 이유는 없지 않느냐? Motorola 쯤?" 이었다.
돌아온 답이 "그 규모로 되겠는가. ㅎㅎㅎ Microsoft MSN 팀에서 왔다."
그 이후 내 감정은 벅차올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솔직히 아직도 그 설렘이 내 가슴 속에 남아있지만, 그 설렘, 그리고 떨림은 "Microsoft 라는 대단한 회사에서 뭐가 아쉬워 날 찾아왔을까" 라는 놀라움이 가장 컸을 것이다.
인터뷰는 3시간 반 만에 녹화까지 완료되었다. 이메일, 명함을 받고 며칠 후 메일로 컨택을 했다. 그 때를 시작으로 연락이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다.
지금까지 위에 적은 내용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내가 얼마 전 겪은 일이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2011년) 에 재학 중일 때 찾아왔던 미국인, 그러니까 Microsoft 본사의 직원은 당시 MSN 팀의 Senior Product Planner 였다. 알다시피 Microsoft 는 한국에도 Microsoft Korea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나는 지금 위 회사의 온라인 미디어 사업부에 있다. 날 관리해주시는 분은 온라인 미디어 사업부의 이사님.
어제, 이사 님과 둘이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던 중 어떻게 MS 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무엇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임했는지 말씀드렸다. 그 내용이 바로 이 글의 맨 위에 꽤 길게 적은 내용이다.
이사 님이 갑자기 그 때가 언제였는지 여쭤보셨고, 그 때 인터뷰왔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직원 이름을 물어보시기에 말씀드렸다. 놀란 표정과 동시에 몇 분 쯤 이사님이 말이 없으셨다. 날 인터뷰하러 올 때 이사 님이 우리 집에 함께 오려고 했으나 일이 생겨 오지 못하셨던 것.
몇 분간의 침묵이 바로 당시 MS 본사에 인터뷰할 대상 목록의 프로필을 넘겨준 분이 이사님이었고, Final List에 나를 올린 분이 현재 이사님 이었던 사실 등 꽤 시간이 지났던 기억을 되짚어보셨던 것. 생각지도 못했던 인연에 나와 이사님 모두 정말 너무 놀랄밖에.
그리고,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좁다.
- 2013.04.28 작성
- 2016.01.13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