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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원영 Nov 19. 2015

2년, 그 이상 함께한 마이크로소프트

이별 소감

드디어 Microsoft 와의 꽤 질겼던 인연에 잠시 쉴 틈이 생겼다.


내가 알기로는 다른 분들보다는 좀 어린, 20세(미국 나이 19)에 업무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사옥에 발을 디뎠다.



위 타이틀로 작년 4월 말에 남겼던 위 글이 바로 남들과 훨씬 빨리, 퍽 어렸던 시기에 외국 기업에게 먼저 연락을 받았던 과정을 소개한 글이다.


처음 내가 MS 에서 일을 했던 부분은 D&PE 라는 개발자 플랫폼 마케팅 부서에서 Windows 8 출시 전, 스토어를 채워 줄 앱 생태계 조성이었다. (2014년 5월, DX; Developer Experience & Evangelism 으로 노키아 DX 팀과 합병)


고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만 좋아했지,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전공이 CSE / IT Management 이니만큼 졸업하기 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12년 6월부터 Microsoft 에 들어가 여러 세션을 통해 알지도 못했던 관련 지식을 조금씩 채웠고, 윈도 출시 전엔 Windows 8 앱 개발을 완료하여 스토어에 등록해가고 있었다.


LG F240K SW Validation

대학 입학 후부터 사실 하루 정도씩은 놀았어도 쉬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2013년을 맞이한 직후부터는 넥슨과 LG 전자에서 일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운이 좋게도 LG 전자 MC 사업부에서 3개월가량 2회에 걸쳐 찬찬히 간단한 디버깅-리포팅 업무를 진행했었다.




팀명, 이름. 그리고 사원증

위 모든, 그 누구도 할 수 있는 경력들도 쌓이다 보니 Microsoft 사원증을 목에 걸 기회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Microsoft 에서의 Internship 을 OM&P 라는 온라인 미디어 사업부에서 하게 되었다. 그 설레던 첫 출근일, 2013년 4월 28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 공식 정규 채용 프로세스가 한국 기업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해외 기업들이 많이 채택하고 있는 수시 채용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라고 어느 정도 감싸주려고 노력하는 부분.

(면접일로부터 거의 1달 정도 있다가 연락을 받았기 부분에 심적으로 아주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ㅠㅠ)


첫 출근일, 온라인 MSN 부서의 사상 첫 인턴이었기 때문에 내게 할당될 랩탑이 없어 렌트된 PC 로 업무 트레이닝을 3일을 채 받지 못하고 바로 투입이 됐다.

짧게 2개월 인턴 계약이 되어있는 Status 에서 3주 정도 이후 본사로부터 퍽 과하게 괜찮은 PC 를 받고 나선 진짜 Employee 가 된 느낌을 받았달까. 사원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과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좋았다.




ThinkPad: 속칭 빨콩이 덕분에 외부에서 급할 때 업무가 편리했다.

대단히 높고 멋진 분들과 사내 회의에 참여하고 본사의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Training 을 받으면서 운이 좋게 조금씩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던 듯 싶다. 6개월 추가 연장 제의를 받고 흔쾌히 업무 연장을 하게 되었다. 중간에 학업에 문제가 생길 듯 싶어 꽤 무례했지만, 갑작스레 학교에 복귀한다는 말을 전달드리고 곧 퇴사하게 되면서 Microsoft 와의 인연은 이를 끝으로 마무리하는 듯 싶었다.


11월 쯤, 난 음성인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이전에 일하던 부서에서 연락이 왔다. 프로젝트가 끝날 예상 일정을 알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혹시 회사에 다시 나와줄 수 있냐는.

뭐 그렇게 해서 다시 인턴이 아닌, 21살에 직원의 신분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복귀 아닌 복귀를 하게 되었다.


사실상 내가 인턴 시절이 우리 팀이 새로 출발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 기간에 많은 고생을 한 덕택인지 이번에는 새로운 일을 창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에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인턴 때는 뭐 다 그렇겠지만, 일은 줄고 임금만 상승한 그런 케이스가 되겠다. 일이 많이 자유로워지면서 1주일에 1회만 출근하고 거의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재택근무가 자랑이라면 자랑이겠지만, 사실 내 성격상 재택근무를 하면 더욱 자리를 비우지 못한다는 점은 함정)


직원으로 들어온 이후로는 그다지 중요한 이슈가 있지 않았다. 기껏 내가 눈에 띄게 스스로 진행한 정도라면 우리 부서 전체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해 (Partial) Office Automation 을 진행한 정도랄까.


웃긴 이벤트라면 이 짧은 Microsoft 에서의 근무 기간 동안 회사의 CEO 가 바뀐 부분? ㅎㅎ

(또 잘 보면 Bill Gates 의 Job Title 이 바뀐 부분도 있음. 잘 살펴보길)




1대 CEO, Bill Gates (빌 게이츠)

2대 CEO, Steve Ballmer (스티브 발머)

3대 CEO, Satya Nadella (사탸 나델라)



이 회사에서의 경험은 누구에게도 살 수 없는 재미난 경험이었다.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쉽지 않은 경험이라는 것은 인정하나, 내가 내 능력을 인정할 때까지 내가 잘나서 이런 기회를 얻었다고는 못하겠다.


이미 꿈을 이룬 분들도 얻어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 어려운 상황에 빠진 분들이 이 글을 보고 숨겨진 응원 메시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부분이 있길 바란다.


 

아무튼(아직 끝 아님 ^^), 난 며칠 전 Microsoft 를 또 한 번 내가 발로 차고 나왔다. 다소 장기간이 될 수 있는 국가적 업무(...뭐래.. 병역 의무) 해결을 위한?


인턴 자리를 박차고 나올 때는 바로 유럽 배낭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아쉬울 틈도 없었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왜 이렇게 나 자신이 한심한지 모르겠달까. 다들 아주, 아니 너무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지 않아도 업무 이행 능력에서 후광이 나는데 내가 다시 이 회사에 들어올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는 부분에서.


사실 지금도 많이 아쉽다. 하지만 어쩌겠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결정한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간 다시 기회가 주어지려니...


아직 제 자신도 챙겨야 하지만, 각자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사랑받는 인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글을 씁니다. 제 경험으로부터 조금이라도 깨달음을 얻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으면 만족합니다.


모든 궁금한 점 다 답변드립니다. 곤란한 내용은 어렵겠지만요.
 
 

즐겁고 재미있는 현재를 누리면서 삶을 이끌어가세요. 그리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세요.

단, 젊음은 유지하면서.


- 원글은 2014.03.24 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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