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마운틴의 압도적인 대자연, 그리고 럭셔리
'호주의 대자연' 하면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이 있다.
시드니 근교 정도로 생각하면 되며, 기차를 타면 딱 2시간 만에 도착한다.
사실 2시간 거리는 아닌데 기차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느리다. 또, 한국의 전철 같이 여러 역에 멈춰 선다.
Central 역에서 Katoomba 역까지 가면 블루마운틴에 도착할 수 있다. 날마다 출발 시간이 다른데, 구글 지도를 통해 출발 시간대를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요일에 간다면 사람이 많을 수는 있겠지만 오팔카드 기준 2.5달러만 결제되니 굉장히 경제적으로 다녀올 수 있고, 참고로 Central 에서 출발하는 열차이기에 조금만 서두른다면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다.
기차 내에서 가볍게 초코바를 먹기 위해 역에 있는 마켓에서 몇 개를 구입했다. 블루마운틴까지 가는 길은 셀룰러(LTE 데이터 네트워크)도 잘 안되어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이틀간 잠도 기껏해야 6시간 내외밖에 못 잤지만 한 시간 정도도 채 못 자고 깼다.
딱 두 시간이 걸려 카툼바역에 도착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를 타야 하는데, 또 칭찬해주고 싶은 운전자들의 양보가 보였다.
호주 자동차 운전자들의 보행자에 대한 의식은 정말이지 더 이상 칭찬해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비보호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한 명이라도 기다리고 있다면 위와 같이 차량의 줄이 얼마나 길든, 얼마나 밀려있든 보행자에게 순서를 양보한다.
브런치에 사진이 업로드되며 다운 리사이징이 이루어져 굉장히 아쉬운데, 그래도 사진 6장 정도를 연결하여 파노라마 사진으로 만들어보았다. 날씨가 굉장히 좋아 가시거리가 수십 km 는 되었을 것 같다.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혹은 산악지대는 유칼립투스의 나뭇잎에서 나온 증기가 대기와 만나 푸른빛을 보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사실 직접 내려서 볼 때도 푸르게 보이지만 기차를 타고 멀리 내다보며 더 놀랐다. 기차를 타고 서서히 산악지대로 올라오는 길에 웬 바다가 저 멀리 보이나 싶었기 때문에.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에코포인트에서 세자매봉을 보고, 사진도 많이 담은 후에 천천히 걸어 시닉월드: 스카이웨이로 향했다.
스카이웨이와 케이블웨이는 처음 보면 뭐 둘 다 케이블카다. 키오스크에서 이동하는 방향과 거리,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호주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이 운영하는 시닉월드는 총 3개의 탈것이 있다. 앞서 언급한 케이블웨이, 스카이웨이, 그리고 위 사진 속 레일웨이.
이 곳은 과거 광부들이 일하며 탔던 레일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는 이 레일을 관광용으로 리모델링하여 시닉월드에 포함시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52도 세계 최고 경사 레일웨이라고 하는데, 평균 52도가 아닐까. 급경사인 곳, 그리고 의자 경사를 조정할 수 있는데 더 경사지게 컨트롤하면 거의 70도 넘을 느낌이다. 엄청난 급경사다.
참고로 저 사진 끝의 울타리만 지나면 훅 떨어지는데 그렇다고 무서워할 것까지는 없다.
360캠도 촬영하느라 휴대폰을 다리 사이에 끼워놓았었는데 경사가 매우 심해 의자에서 떨어뜨릴까 힘주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LG 360캠의 화질은 안타깝게도 좋지 않다.
블루마운틴 키오스크의 카페에서 햄버거도 먹고 간단한 트래킹을 마치고 시드니로 돌아가려 밖으로 나왔다. 오전부터 늦은 점심까지는 굉장히 줄이 긴데 오후 5시쯤 되니 사람이 많이 줄었다.
좋은 환경 속에서 조금은 더 건강해진 느낌.
시드니 가기 전부터 꼭 가겠노라 찾아뒀던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한국에 없으니 가봐야지 싶었다. 멋진 자태의 서피스북.
엔트리그펜 필기감도 유리 위 이질감이 굉장히 적고 필기할 맛이 난다.
스토어 매니저가 서피스북 태블릿과 키보드 부분의 분리를 알려주는 등 사용자 경험과 관련하여 성의껏 도와주었다.
키보드 타자감은 최상급은 아니고 상급 정도 되며, 트랙패드는 괜찮은 편이다. 고사양 모델로 하나 사고 싶다. 물론 현재 가장 갖고 싶은 랩탑은 hp 스펙터 노트북이지만... 물량도 없고 여러모로 지금은 좀 부담스럽다.
시드니 타워아이에 올라가 보았다. 어이없게도 입장료가 굉장히 비싸다. 1인당 26.5 AUD 로, 대략 2만원이 넘는다. 나름 준비했다는, 서서보는 시드니 4D (라고 쓰고 3.5D 정도?) 체험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타워아이로 초고속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가 큰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전혀 감흥이 없었고 경험이 비용 대비 매우 아깝다. 시드니 타워 360 레스토랑도 바로 갈 수 있는데 맛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 진작에 제외시켰다.
대신,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탐포드 매장을 다녀왔다.
사실 머니클립을 사고 싶었으나 그 매장에선 지갑만 판매하고 있다고 해서 구경만 하겠다고 했다. 굉장한 댄디함으로 중무장한 스토어 매니저가 편히 구경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행히 지갑이 맘에 들지 않아 아쉽지 않았다.
그리고 향수 테스트를 해주었다.
사랑하는 네롤리 포르토피노 그리고 시그니처 라인들. 사실 탐포드의 모든 것을 좋아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레이베티버 정도만 테스트하고 그냥 나왔다.
점심을 먹고 집이 가까워 화장실도 갈 겸 잠깐 집에 돌아와 노트북을 열었다. 시드니 현대 미술관을 보고 있다가 뒤늦게, OMG... 14시가 좀 넘어 14시 45분에 런치 하버 티 크루즈 예약을 해뒀던 것을 알아차렸다. 포기할까 싶다가 한 푼도 아니고 일단 잽싸게 다시 가방 싸고 엄청 달려서 서큘러키역에 도착했고 또 달려서 다행히 5분만 기다려 바로 크루즈에 탑승했다.
그래서, 엄청 걸었(?)다. ㅎㅎㅎ
이 날은 시드니 날씨가 굉장히 흐렸다. 그리고 크루즈가 출발함과 동시에 비가 날린다.
크루즈의 top-deck 에 올라와 바닷바람을 즐기다 내려와 음료를 가져와 앉았다.
시드니 여행 첫날, 디너 크루즈를 이미 즐겼던 터라 감동이 엄청 크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흐린 낮에 시드니를 보는 것도 나쁜 경험은 아니었다.
우산을 차마 가지고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여행자가 이미 갖고 온 우산도 있는 상황에서 또 사기엔 부피가 굉장히 부담스러워서 시드니 현대 미술관에 들어갔다.
모던한 익스테리어가 발길을 이끌었다. 그 당장의 이유가 비록 비를 피하기 위해서였지만.
비가 주룩주룩 내리다가 살살 오기에 하버브리지로 향했다.
But,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록스에 다다랐다. 어쩐지 살짝 분위기가 바뀌더라니.
그리고... 식당 예약 시간이 애매해 밥 먹고 가기로 했다. 이 일이 불러올 일을 이 때는 예상하지 못했다.
Queens Victoria Building. QVB 라고 줄여 말하기도 하는데, 시드니에 오면 퀸즈 빅토리아 빌딩에 들러 뭐해야 한다... 는 등의 글을 많이 보고 갔는데, 예쁜 백화점이었지만 뭐 엄청 감동적인 곳은 아니었다.
유명한대로 사진은 찍어두었다. 비가 와서 짜증이 묻어나 덜 감성적이었는지 QVB 는 그냥, 예쁜 백화점.
저녁을 달링하버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해결했다.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었음에 매우 놀랐다. 여행 중 한국인을 한 번에 가장 많이 본 장소.
예약을 1주일 전에 해놓았으나, 본인들이 결제를 요하지 않고서 결제가 되지 않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에 밥맛 떨어져서 나오고 싶었다. Tenderloin(안심)과 Sirloin(등심) 둘을 시켜 먹었다. 역시 안심이 더 비싸다. 며칠간 고기를 이미 많이 먹어 부드러운 안심이 더 좋았다.
서빙 서비스와 맛 부분에서는 가격 대비 나쁘지 않았으나, 예약 관리는 맘에 들지 않는다. 어차피 오후 6시쯤에 가면 자리 여유가 많으니 예약 따위는 안 해도 된다.
간단히 주스 드링킹을 마무리하고 하버브리지로 향했다.
그런데. ㅎ......... 닫혔다
통행시간에 제한이 있는 건지, 일정 기간 닫아놓은 건지 확인했는데도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바로 다시 내려가기엔 아쉬워 살짝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 그곳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