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 PM스쿨 얼리버드 퀘스트 후기
"9년 동안 공부한 게 아깝지 않아?" 혹은 "그럼 앞으로 뭐 하려고?"
대략 9년 간 법학과 사회학을 공부하던 고시생이 돌연 자격증 공부를 멈추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다고 주변에 이야기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러했다. 그렇다. 9년 간 법전과 사례집, 기출문제, 서면 작성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소위 말하는 펜대를 굴리던 내가 실질적으로 회사에 취업하기엔 적절한 직무를 찾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어느덧 직무 전환을 꿈꾼 지 1달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나에게 "그럼 앞으로 뭐 하려고?"라고 질문한다면 자신 있게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내가 도전하려고 하는 이 직무(PM)가 어떤 직종인지, 실무에서 무엇을 하는지, 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SSAFY'라고 불리는 삼성소프트웨어아카데미를 통해 개발 직군으로 커리어 전환을 시도했던 나에게 우연찮게 주어진 PM이라는 '서비스 기획자'라는 포지션은 IT 업계에서는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를 신규 개발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의 총체적 과정을 기획하고 점검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넷 검색 창에 PM이라고 검색하여 이것이 무엇일까 아무리 알아보려고 해도, 검색 결과 필자가 접할 수 있는 내용은 직무에 관한 설명이라는 문자 그 자체 밖에 없었다. 쉽게 말해, 내가 거기서 일하고 싶은 지에 관한 열정이 없고 막연히 무엇을 하는 직업일까?라는 궁금증만 있었을 때에는 국어사전 읽듯이 쓱 지나가며 "아, 그렇구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런 필자가 어느덧 브런치라는 커뮤니티에 5번째 글을 작성하도록 유인한 원동력이 무엇일까?
ZERO-BASE. 제로베이스 PM스쿨에 입과 하게 되면서 비록 얼리버드라는 퀘스트를 진행하는 1달간의 기간 동안도 열정과 원동력을 얻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 PM 직무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다. 하지만, 기획자로써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무얼 해야 하는지, 나아가 새로운 것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함께 하는 팀원은 누구이며,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지를 학습하며 나 역시 이 직무에 속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
사용자가 사용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에서 문제를 발견하여 이를 팀원들과 함께 개선하거나 혹은 나아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직무를 PM이라고 한다. 특히, 6개월이면 강산이 변하는 IT업계에서는 신규 론칭된 서비스가 사용자의 활동 로그에 의해 문제점이 발견되며, 심지어는 불편하여 사용자가 접근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문제 분석과 정의를 토대로 적절한 해결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자라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PM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PM이라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첫째, 문제 발견 능력
-사용자의 측면에서 해당 상품과 서비스가 가진 문제, 불편한 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문제 해결 능력
-문제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그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기반으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절성을 판단하는 근거는 해결책의 실현 가능성, 사용 가능성, 타당성 등이다.
셋째, 의사소통 능력
-프로세스를 진행함에 있어 여러 단위의 팀원들과 협업하므로, 각 직무의 언어와 프로세스에 관한 이해를 기반으로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넷째, 의사 결정 능력
-변동 사항과 수많은 결정 사항 가운데 적절하고 일관된 기준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피드백 수용 능력
-프로덕트의 변동성을 이해한다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받는 피드백과 프로덕트 사용자로부터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는 수용성과 이를 건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 역시 필요하다.
현재 필자에게 "5년 후, 10년 후 어떤 PM이 되어 있을 것 같은가?"라고 질문한다면 쉽사리 답변할 수 없을 것 같다. 필자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직무를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고 아직 간접 경험한 수준이기 때문에 명확한 기한이 있는 각기 5년과 10년 뒤의 내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PM이라는 직무를 선택했는데, 결국 최종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한다면 이에 관해서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필자는 "누군가의 일상이 되는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나와 팀원들이 함께 만든 프로덕트와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서 그들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심지어는 일상으로 자리 잡은 우리의 프로덕트가 그들의 삶에 행복을 주길 바란다.
각기 다른 개인들은 서로의 선호가 있으며,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창인 가치관이 각기 다르다. 그 다른 모든 것을 충족할 순 없겠으나, 지적 욕구가 있는 이들에게는 지적 충족을, 소비라는 형태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소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교육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교육을 적절히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 물리적 공간에서 한정된 재화라는 한계는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을 제공할 순 없게 하였다. 물리적 시공간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한 이 세계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적절한 기준' 속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보고 싶다.
4개월 간 치열하게 공부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IT에 문외한이던 내게 3주라는 시간은 열정을 넘어 어느 정도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이제는 지적 호기심을 열정을 토대로 경력과 경험으로 변화시킬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4개월 간의 치열한 공부와 멘토 님들과의 끝없는 소통 과정이 촉매제가 될 것이다. 4개월 뒤에 변화된 모습이 어떨지 한 번 더 글로 남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