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정육점에 갔다.
돼지고기를 포장을 해 두고 할인한다며 팔길래 물었다.
"이건 삼겹살 아닌 것 같은 게 돼지고기 어느 부위예요?"
"여기 쓰여 있잖아요.
후지....라고 뒷다리살이에요.
앞다리살은 전지구요."
한글로 '후지'라고 인쇄된 종이가 붙어있었다. 정육계에서 뒷다리살을 후지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발 가락지 趾
한국에서는 그리 많이 쓰이지 않는 한자로, 넓은 의미로는 다리라는 뜻도 있다. 후지는 後趾 라는 한자를 쓸 것이다.
"아..ㅎㅎㅎ 그래요?
한자로 전과 후라는 건 알겠는데
지는 어떤 글자를 써요? "
정육점 총각은 잠깐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그건 잘 모르겠네요.. 제가 중학교 때 담배 끊으면서 한자도 끊었거든요"
"그랬어요? 하하하하하"
엄청 웃기는 총각의 대꾸가 엉뚱하고 귀여워서 난 너무 재밌어졌다.
"제가 공부 좀 열심히 해 보려고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담배를 끊었어요 ㅋㅋ"
"ㅎㅎ 담배나 끊지 한자는 왜 끊었소?"
"한자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면 자꾸 담배 생각이 나거든요."
"푸하하하하 "
우린 마스크 위로 빼꼼이 보이는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크게 웃었다. 귀여운 대꾸가 재밌었던 덕분에 즐거워져서 난 그 총각 기분좋으라고 뒷다리살을 세 근이나 팔아줬다
전과 후라는 한자만 알아도,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을 팔기에 충분하지만 나처럼 파고드는 여편네를 만나면 귀찮을 법도 한데 유쾌하게 대답해 준 총각의 재치는 한자 몇 글자 더 안다고 잘난 척하려던 나의 꼬리를 내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