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유 일기

비싼 산후조리원이 널린 우리나라

출생률 세계 최저인 우리나라

by 빽언니

임산부가 앉아있는 꼴을 본 적이 없는 지하철의 임산부 전용석뿐만 아니라 도무지 길에서도 임산부를 볼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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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출산한 뉴욕타임스의 기자 로레타찰튼이 강남의 고급 산후조리원을 입소했던 경험담을 적은 기사를 며칠 전에 문득 보고 먹먹했다. 낮은 출산율 설명되기도 하고 스스로 코를 끼고 빼지 못하는 집단 멍청함도 느껴진다.


고급 산후조리원은 2주에 기본비용이 800만 원 이상, 보통 산후조리원은 2주에 4~500만 원은 내야 하는데, 이 비용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전반적인 비용이 높아 출산을 꺼리는 이유라는 거다.


출산을 하면 무조건, 당연히, 산후조리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세태다.

그런 생각에 갇혀서 옴짝 달짝을 못하고들 있다.


돈이 부족하면 산후조리원에 가지 못하는 거고, 돈이 많지 않아 못 간다면 안 가도 되는 거다.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사는 법을 못 배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럼, 산후조리원이 없던 시절에 막 출산한 아기 엄마들은 어디에서 산후조리를 했단 말인가?


출산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 따로 엄마 따로 각방에서 쉬면서 각자 치료를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엄마가 아가 없이 푹 자야 하기 때문에 혼자 쉬어야 하기에,

아가에게 젖을 물릴 타이밍 따위는 버리고,

젖이 불면 그냥 혼자만의 방에서 유축기로 젖소 젖 짜듯이 쌩으로 쥐고 짜서

모유를 병에 담아 냉장고에 뒀다가 아가에게 데워서 먹이는게

산후조리원에서 비일비재로 벌어지는 산후조리 스타일이라는 게 말이 되나?


신생아가 엄마 젖을 빨 때 아가는 엄청나게 힘이 든다고 한다.

겨우 3분도 못 빨고 아가는 금방 또 잠이 든다

젖 먹던 힘을 다 한다는 말이 그래서 있는 거다

입으로 쭉쭉 빨아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의 피곤함이 보통일인가?

아가가 배고플 때 엄마의 젖가슴은 바로 가까이 있어야 하고,

잠결에 배고픔을 알리는 아가의 입에 엄마는 젖을 물려줘야 한다.

아가가 젖을 빨아준 후에 엄마는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다.

유축기로 아무리 잘 짜도 오줌 누다 만 것처럼 찝찝하고 찌끄러기 남은 느낌인데,

아가의 입길이 지난 후에 비워진 할 일을 다 한 엄마의 젖가슴은 그 시원함과 뿌듯함이 비교조차 안된다.


인디언들의 풍경이라고 느껴질라나?

아니다. 이건 자연스러운 거다.

물론 밤에 아가에게 젖을 물리느라 자주 잠이 깨는 경우도 있어 엄마도 피곤하다

신생아는 보통 22시간은 잠만 잔다

엄마는 낮이나 밤이나 아가 곁에서 있으면서 잘 때 같이 자기도 하면서 쉬면 된다.

엄마가 새벽에 모유주느라고 잠을 설쳤다고 아가처럼 22시간을 잠자는 것도 아니다.

낮에 움직이고 집안일도 슬렁슬렁할 에너지는 충분하다.


산후요가를 하느라고, 터진 배를 가려주는 크림을 파는 홍보강연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고

산후조리원 산모활동을 위해 깨어 있으면서 아가를 따로 두면서 돈을 처 발르고 있는 건

둘도 없는 븅신짓이다.


아가가 제때제때 물어서 빨아먹어주지 않은 엄마 젖은 탱탱부어 올라서 아프다.

몇 시간만 빼내지 않아도 땡땡하게 곪아 오른 종기 같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방치하면 그 젖몸살은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

아가는 딴 방에서 인큐베이터 비슷한 곳에서 합숙하듯이 자고 ,

엄마는 애기 없이 따로 자고 젖만 짜 두는 생활을...

왜? 그 큰돈을 처 발라가면서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집안일이 하기 싫다면 그것만을 돌봐주는 도우미를 부르고,

가족 안에서 손하나 까닥하지 않으면서 20시간 이상 잠만 자는 신생아 리듬에 맞추어

휴식을 취하는 게 조리원보다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산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산후조리원이 널려있는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세계 최저로 해마다 연일 우리 스스로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교육도 과도한 과시와 경쟁 문화로 점점 ‘고비용 구조’가 되니

그 높은 장벽을 넘을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남들 다 해도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형편에 맞게 다른 선택을 할 용기를 미처 못 배운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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