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유 일기

기(氣) 빨러 간다

에너지 흡입을 위해 홀리 바이블은 패션아이템 - 吸氣鬼

by 빽언니

교민들이 모이는 교회에 나간 지 오늘로써 2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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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외로움을 부르고 그 외로움이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뉴스에서 본 후로 혼자 놀기 좋아하는 나도 이제 인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주 가서 적극적으로 교류를 해야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던 거다. 물론 하나님을 안 믿기 때문에 무척 망설였던 일이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그 어떤 신도 안 믿는 성향인 것 같은 게 도무지 종교적인 수많은 어쩌고 저쩌고를 들어봐도 당최 뭐 하나 땡기지도 않고 감흥도 없다. 오늘도 목사님이라는 선한 모습의 중년 남자분이 좋은 음성으로 들려주는 하나님의 말씀은 너무 졸리고 재미없었다.


내가 노린 반전은 그 후다. 예배 후 그래도 몇 안되지만 한국인들 무리 속에 들어가서 한국말 통하는 사람들과 물론 내용은 안 통하는 허공 잡는 소리만 지껄이지만, 그러다 와도 꽤 에너지를 충전받는다.


가치관이 확 다르지만, 그래도 사람이다.

사람이 주는 에너지라는 게 있다.

사람이 사람과 밀고 당기고 주고받는 모든 행위에서 에너지를 받았음이 느껴진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줘서 고맙다


하나님을 믿고 싶은 적도 없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지만, 신심이 없는 내가 견딜만하다면 당분간 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에 나를 강제로라도 데리고 가서 퐁당 빠트리고 그녀들처럼 반찬얘기, 애들 입시얘기 라도 해가면서 반나절은 활력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올 생각이다.


일요 吸氣鬼(흡기귀)가 된 나.

에너지(氣) 흡입을 위해 들고 가는, 진짜 가죽커버의 멋진 홀리 바이블은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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