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유 일기

INFP

내향적이고 감정적 , 직관적, 인식적

by 빽언니

애들처럼 뭔 MBTI냐 싶었지만 남들 다 하나씩 명함처럼 내세우는 듯해서 아들내미가 알려주는 대로 검사를 한 적이 있다. 뭔가 영어 4글자로 내 MBTI가 나왔지만, 그 당일에만 잠시 기억했을 뿐 한동안 까먹고 있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직업을 가진 여고시절 친구를 만났더니 역시 젊은애들 사이에서 지내는 사람답게 당연하다는 듯이 "넌 MBTI가 뭐야?라고 묻는다.


마침 그런 얘기 나올 때를 대비해서 트렌디함을 잘 아는 세련된 아줌마인 척을 하려고 메모해 둔 걸 열었다. 이럴 때를 위해 준비했다 ㅋㅋ


"난 INFP래"

보여줬더니

"나랑 정반대네? 난 ISTJ다"

친구는 금방 대꾸를 한다.


그럴 줄 알았다. 정반대다. 맞다.

우린 그래서 편했다. 서로 너무 다르니까 '저 애는 저런 아려니...' 하고 끄덕거리며 안전거리 유지를 잘한 것 같다.


친구도 나도 살면서 성격이 열두 번은 덧칠이 된 것 같은데, 희한하게도 우리의 MBTI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고2, 고3 때 알던 우리의 모습을 귀신같이 잘 설명하고 있다.


영어글자 4개만 들으면 그 안에 내포된 성격을 캐치하는 인스턴트함이 흥미롭다.


당분간 난 지루한 일상에 등장한 패션아이템 같은 이 MBTI를 지인들과 만날 때마다 들이댈 것 같다. 쓸데없어 보이는 도토리키재기 같지만 너랑 나랑 뭐가 다르고 뭐가 같은지 재 보는 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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