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아들과 아빠오리처럼
'쿵푸팬더'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포에게 오리인 아빠가 "사실 난 네 친아빠가 아니란다"라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 극장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누가 봐도 팬더아들의 아빠는 오리일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우리들은 이 장면이 엄청 웃겼던 거다. 사람들은 우리 생각하고 있던 모습과 다른 것에 놀라고 괴리감을 느끼거나 웃기도 하고 우스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팬더임에도 오리인 아빠를 친아빠라고 여길 만큼 아무 불편함도 없이 무조건적인 부성애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면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모습이 팬더가 아니어도 팬더아들은 사랑받고 행복한 아들일 수 있었다.
다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다른다는 것을 "인정하거나 그러려니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 "다르다는 걸 문제 삼지만 않는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쿵푸팬터1에서 오리아빠가 푸에게 한 말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64100.html
웹으로 항상 뉴스를 읽는 나는 우연히 "동성애자인 것을 자꾸 잊고, 독일어 생각만 납니다"라는 글이 보이길래 클릭을 했다. 동성애자인 것을 자꾸 잊다니...? 그게 가능해? 한국사회에서 엄청 불편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성소수자들일 텐데... 싶어 들어가서 읽어보니 다행스럽게도 필자는 독일에서 살고 있었다.
なるほどね... 그럼 그렇지 ~!!
동성결혼커플이 정식으로 혼인신고도 가능하다는 나라니까 그렇구나 싶으면서도 '동성애자인 것을 잊을 정도' 라면 얼마나 편한 분위기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살아지는 곳인가 보다. 동성부부가 아니라 그냥 부부 같다고 생각하면서 마음껏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얼마나 뱃속 편한 환경일까. 전혀 모르는 사람의 칼럼을 보고 내가 다 안심이 된다. 다르다고 지적질해 대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떠난 이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모르는 신혼부부지만 살기 좋고 마음 편한 곳을 찾아서 평화롭게 살게 되었다니 부디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