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속에 갇히다
"쟤 밥 먹는거 봐."
"배고팠나봐, 입에 다 묻히고 먹는거 봐."
이런 말들이 들렸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여자 아이 둘이서 한 아이를 바라보며 하는 말이었다.
주변 아이들에게도 다 들릴 정도로 그들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급식소.
백 명 남짓의 아이들이 돌아가며 드나들고 있었다.
그 속에 혼자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고 있었다.
'왜 하필 비빔밥이야..'라는 말을 속으로 삼키며, 귀에 들리는 이야기가 끝나기만을 바라며..
13살. 초등학교 6학년.
잘 모르는 아이들 틈에 끼어서 급식을 먹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심지어 놀림거리가 되었다. 두 아이들의 이야기와 주변에서 힐긋거리는 눈빛들이 너무 싫었다.
'몇 숟가락만 더 먹자.'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릇에 얼굴에 파묻듯이 밥을 먹었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얼마나 많은 눈들이 어떤 표정을 한 채 바라보고 있는지..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얼굴로 많은 아이들 사이에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급식실을 벗어나고 싶었고, 점심시간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수많은 시선들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차라리 수업시간이 좋았다.
쉬는 시간조차 불편했다.
혹시라도 또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을까봐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다녀왔다.
집에 가고 싶었다.
전학 온 지 이틀째.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외톨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