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닿다.
근처 카페로 나온 날,
요즘 왜 그런지 단 게 너무 먹고 싶다.
그래서 츄러스… 진짜 너무 생각나서 나왔다.
내가 자주오는 이 공간은
지역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공간으로,
자리가 없을 거 같았지만 진짜 없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선선했던 테라스 자리는
정말 더워지고 뜨거운 공기가 살결을 스치며
마치 내가 로스터기처럼 예열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때 잠시나마 모든 걸 내려놓고
가만히 은은하게 부는 바람소리와
잔잔하게 들려오는 노래,
내 눈앞에서 보이는 나무와
잎들이 움직이는 소리에
더위는 날아가고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소위 멍하게 다양한 생각을 지우고
지금 내 감각에서 느껴지는 것에
움직임이 없어지는 그 순간,
‘덥다’라는 생각이 사라졌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음료를 받은 다음, 작업을 이어가려던 순간이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맑은 날에 비가 내렸고
도피를 하다보니 땀이 다시 송골송골 맺혔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싶지만,
바로 테이블을 정리하고 나가시는 분들이 있어서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 와중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다시 한번 땀이 많이 맺히게 되었고
다소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츄러스 한 입을 입에 넣으니까 사라졌다.
이것은 아마도 츄러스에 감각을 이전하여
집중을 한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지금은 초여름에 닿은 것 같은
6월 초, 더위가 찾아왔다.
개인적으로 나는
여름을 선호하지 않는다.
강원도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추위에 내성이 더 있는 편이라서
여름엔 아주 쥐약인 편이다.
그래서 제주도로 이주하여 1년 차 때,
내려간 시기도 하필 7월이다보니..
정말 무더운 날씨를 경험하며(죽었다)
제주에 적응하고 있었다.
그나마 더위에 적응한 건 작년 여름!
처음으로 살만하다(?)라고 느꼈던 것 같았다.
하루에 샤워를 두 번, 세 번까지도 했을 정도에
온수를 켜지 않고 일주일 동안 샤워를 했으니…
탈수가 되는 기분을 느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커피,
내가 일하고 있는 이 산업군에서
여름은 가장 바쁜 시기로 꼽힌다.
봄이 찾아와서 벚꽃시기를 지나면,
5월 가정의 달엔 다양한 연휴와 행사로 인해
어느 카페, 매장은 정말로 바쁘다.
생각해보면 유독 5월이 시작되고 다녀보면
사람은 어딜 가더라도 많이 있다.
그렇게 5월이 지나 여름이 되면,
행사와 더불어 휴가가 시작되는 시즌과
바다에 해수욕장이 오픈하며
다시 한번 바빠지는 시기이다.
실제로 동네 골목에서 찾아오는 위치에 있던
나의 작은 카페의 경우도
3년 반정도 통계를 냈을 때,
여름의 장사 결과가 가장 높게 나왔다.
메뉴의 구성에서도 여름메뉴들이 나오는데,
빙수나 과일음료 같은 단가 높은 음료와
제품의 비중이 많아지며 객단가가 올라가다보니
매출도 가장 상승하는 시기기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런 형태 또는 다양한 매장에서
주문하는 커피를 볶는 로스터인 나는,
연휴에 대비하여 얼마나 생산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팀원들과 의견을 나누며 느끼고 있다.
내 키에 2배, 3배가 되는 로스터기를 돌리고
배출될 때 뜨거운 열을 느끼지만,
솔직히 지금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까지와 다른,
초여름의 시작을 나는 경험할 거 같다.
움직이지 않으면 더운 것은 사라지지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멈춰있다고 생각이 든다.
쉬어가는 것과 멈춰있는 것의 차이를 알고 있고
나는 멈추기보단 더 많이 움직이는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의 삶과 조금은 달라진,
부지런한 올여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