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좋아한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아니..잠깐.. 정말 술을 좋아하는게 맞나?
오늘은 문득 물어보고 싶어졌다.
내게 좋아한다는 건 어떻게 정의가 내려지는지부터 탐색을 해 봐야겠다.
좋아한다라...일단 사전 검색을 잠깐 해보자.
하하하..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어떤 일이나 사물 따위에 대하여 좋은 느낌을 가지다. 라고 나온다.
기가 찬다. 좋은이라는 단어를 써서 설명하면 어쩌자는 건가? 게다가 따위라는 단어는 또 왜 쓰였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번엔 '좋다'로 검색해봤다.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 하다.
라고 씌여있다. 또 따위가 나왔다. 왜지? 싶다.
뭐 그렇든 저렇든.. 일단 사전적 의미로는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하는 상태가 좋아하고 있는 건가 보다. 그럼 내게 술은 보통 이상의 수준인가?라고 묻게 된다.
그러면 또 질문이 찾아온다.
보통 이상의 수준은 어떤 수준인가? 나는 어떤 상태나 수준을 보통이라고 부르는가? 뭔가 머리속이 더 복잡해져 간다.
사전따위 집어치워야겠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세상을 살면서 설정해둔 기준은 어느정도인지 좀 탐색을 해야겠다. 아니 기준따위는 필요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좀 열거해봐야겠다. 그것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흐르는 감정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뭐가 있나 보자.
나, 사람, 친구, 음악, 그림, 영화...잠깐.. 이건 너무 포괄적인거 아닌가 싶다. 사람이면, 음악이고 그림이고 영화면 다 좋은건 아니지 않은가..
그럼 디테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보자.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속에서 삶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다가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거나 웃어줄 때, 그래 이거 좋지!
사랑하는 사람의 어떤 버릇을 혼자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순간, 그래 이것도 좋지!
조금 더운 날, 바람이 살랑 불어와 겨드랑이와 등에 고인 땀을 조금이나마 날려버리며 몸 전체에 시원한 기분을 들게 해주는 순간도 좋다.
두다리 쭈욱 뻗고 침대에 누워서 TV나 영화를 한 편 보고 있는 것도 좋다.
아.. 이거 적어내려가면 갈수록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내 감정이나 상황이 어떤지에 달려있을뿐인것 같다.
그러고보면 술이 땡기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그러면 이건 좋아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건가.. 역시 영원한 건 없는건가? 그래서 찰라속에서만 의미가 있을뿐인가?
답? 답은 아마도 죽을때나 알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 답을 알게되는 것이 기다려지지 않는 건, 내가 죽을때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답이 겨우 나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답 일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답일지 오답일지도 알 수가 없다.
일단 오늘은 술을 좋아하는 걸로 하자. 지금 마시고 있으니깐 말이다.
(정시에 시작하니 30분 맞추기가 좀 더 쉬운거 같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