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싹쓱싹
#1
하얗게 부서지는 추억이 있고
까맣게 타버리는 추억이 있다
#2
길을 걷다가 그녀와 닮은 사람을 봤다.
처음엔 그녀인줄 알았다.
순간, 몸이 잠깐 얼어붙었다.
피해서 지나갈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녀가 맞는지 자세히 보고싶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그녀와의 거리가 어느새 가까워졌다.
그제서야 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 그녀일리가 없었다.
잠깐 몸이 얼어 붙었던 몸이 슬쩍 민망했다.
다리에 더욱 힘을 주며 걸었다.
#3
그런날이 있다.
문득 니가 보고 싶어지는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처음보는 사람과 소주한잔 하고 싶은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아무 계획없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추억을 하나 둘 꺼내다 기분을 망치는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누군가와 손잡고 걷다가 손바닥에 손가락 낙서를 하고 싶은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말없이 눈동자를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은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비밀하나 남김없이 싹다 꺼내 뱉어내고 싶은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이대로 눈감고 그대로 뜨지 않아도 되길 바라는 그런날이 있다.
그런날이 있다.
가끔씩 그런날들이 있다.
#4
누군가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건 사랑일까? 욕심일까?
#5
나도 나를 아직 잘 모르는데,
니가 나를 어떻게 안다는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