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146일차] 술 마시는 밤

윤동주님의 별헤는밤 패더리

by 김연필

계절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사람들과 술 잔을 다 마실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차오르는 술을

이제 다 못 마시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술 한 잔에 추억과

술 한 잔에 사랑과

술 한 잔에 쓸쓸함과

술 한 잔에 동경과

술 한 잔에 시와

술 한 잔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술 한 잔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클럽에서 테이블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쥰, 킴, 젠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마음은 가난하지 않은 친구들의 이름과 진로, 그린, 청하, 핸드릭스 진, 조니 워커 블루, 이런 이국 술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가까이 있습니다.

술은 언제나 마시듯이


어머니

그리고 당신은 멀리 집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모른채

이 많은 술병이 적힌 영수증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는

황급히 주머니에 구겨넣었습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카드값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고 나의 통장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통장속에서

자랑처럼 돈이 무성할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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