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쓰는 글
2년반에 가까운 시간을 함께 했던 나의 정겨운 쫄깃쎈타가 12월 5일 00시를 기준으로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오늘은 쫄깃쎈타에 대한 그리움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오픈마인드 & 엘레강스를 타이틀로 2014년 3월 활기차게 시작한 쫄깃쎈타. 다른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김작가형의 소개로 발을 들이게 된 그 날부터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공간과 사람들. 어쩌면 세상 사람들의 기준에서 또라이처럼 보일지도 몰라도 그 안에 숨겨진 순수와 호기심 그리고 작은 배려로 지금까지 사이좋게 만나왔다.
오픈키친이 딸린 동아리 방 같았던 쫄깃쎈타
한쪽 구석에는 누워서 딩굴딩굴 할 수 있는 작은 마루, 각자 좋아하는 만화책, 소설책, 잡지가 꽃혀있는 책장,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즐길 루미큐브와 젠가, 화투와 카드, 잠시 나른함을 달래 줄 쿠션와 무릎담요, 쫄친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슬쩍슬쩍 남기곤 했던 화이트보드, 어느새 침대가 되어버린 식욕을 돋구는 오렌지 컬러의 쇼파, 멜랑꼴리하거나 센티멘탈한 날이면 작가형이 틀어주던 LP들, 우리들의 주린배를 채워주던 냉장고와 부식박스, 요리솜씨를 발휘하거나 배워보았던 주방, 쫄친들이 내려주던 그윽한 향의 커피, 다함께 영화도 보고 월드컵도 보고 최근엔 JTBC까지 보았던 빔 프로젝터,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우리들을 에워싸고 있던 프라모델과 각종 피규어들, 3장밖에 붙이지 못했던 테라스 콘서트 포스터,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술 사먹기 위해 열심히 던지고 굴렸던 주사위, 햇살 좋은 날이면 낮술 하기 좋았고, 바람 좋은 저녁이면 고기 구워 먹기 좋았던 테라스, 그리고 그 한 켠에 마련된 흡연장소까지.. 이젠 추억이 되었네.
마음 열고 다가가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놀았더니 쫄친들이 붙여준 홍쫄3대미남이라는 별명도 참 좋았고, 철이 되면 맛있는 음식들을 공수해와 함께 나눠 먹던 그 시간도 좋았고, 때론 우리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한 작가형의 선곡도 좋았고, 봄이면 봄이라고, 여름이면 여름이라고, 가을이면 가을이라고, 겨울이면 겨울이라고, 생일이면 생일이라고, 불금이라고, 토요일이라고, 해철이형 기일이라고, 올림픽 한다고, 월드컵 한다고, 승진했다고, 이직했다고, 이사했다고, 어디갔다가 술이랑 안주 사왔다고, 이런 저런 핑계삼아 모이고 모이던 그 시간들이 참 좋았다. 아무런 약속이 없어도 가면 누군가 반겨주던 그 반가움이 좋았다. 주사위 하나에 기뻐하고 슬퍼하던 쫄친들의 얼굴도 좋았고,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져도 그래도 이어져있는 사람들이라 좋다. 그리고 술에 취해 사람에 취해 가는 우리를 주방에서 흐믓하게 바라보던 원헌이형의 얼굴.. 그 얼굴도 이제는 기억해내야만 하는 그런 추억이 되어간다.
수백번의 만남을 선물해 준 공간,
두번째 책을 세상에 나오게 도움을 준 공간,
새로운 놀이를 시작하게 만들어 준 공간
그리고 이제는 추억해야할 공간
쫄깃쎈타로 부터 받은 선물이 너무 많다.
장소는 이제 사라지지만,
우리의 추억은 오래도록 모두의 기억속에,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들의 인연이 새롭게 시작된다.
사람들을 모으고 만나서 함께 놀던 그때의 나를 데려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