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13일차]분실물

돌아와 내게로

by 김연필

생각의 흐름을 쫒아보기로 한다. 지금 이곳은 내가 모션그래픽을 배우고 있는 아카데미이다. 수업은 6시부터인데, 출근길에는 그렇게 안 맞던 환승타이밍이 기가막히게 잘 맞아 떨어져 평소보다 일찍 도착했다. 앞시간 수업이 진행중이라 잃어버린 USB안에 들어있던 작업내용을 미리 해보기는 불가능하다. 아.. 수업하는 프로그램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의 버젼이 같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또 든다. 같은 프로그램인데 버젼이 다르다는 이유로 호환이 안된단다. 하아..


혹시나 싶어 데스크에 분실물 들어온 게 있나 물어 봤는데 없다고 한다. 어제 내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안 뽑고 그냥 온 것 같은데.. 설마 그 자리에 계속 있으려나? 헛된 기대일지 모르지만 작은 확률이나마 있는 것이니 일단 앞 수업이 끝나길 기다려봐야겠다.


처음 수업을 듣던 날, 내가 사용하던 컴퓨터에는 누군가 사용하고 두고간 USB스틱이 꼿혀 있었다. 강사에게 전달을 해 주었더니, 보통 그냥 가져 가시던데 고맙다고 했다. 보통.. 그냥 가져간다라..

길에서 주운거야 주인이 누군지 찾을 길이 막막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클래스에서라면 충분히 주인을 찾아 줄 수 있을텐데.. 보통 그냥 가져간다니.. 조금 씁슬했다. 그리 비싸지도 않은 메모리스틱, 주인에게는 큰 손실이 될 수도 있는 물건인데..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이렇게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다.


물론, 나도 매우 바르고 선한 행동만 하는 그런 멋있는 사람은 아니다. 순간순간 치솟는 욕심에 종종 눈이 멀곤 한다. 그래서 타인을 나무랄 자격 같은 건 내게 허락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자꾸자꾸 스스로 의식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바르게, 선하게 살아가고자 할 뿐이다.


목덜미가 아프다. 하루종일 책상이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모바일 폰을 쳐다보고는, 수업시간에 또 모니터를 쳐다보니 안 아프면 그게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의식적으로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고개를 들고 턱을 뒤로 밀어본다. 통증이 사라지진 않게지만 더 악화가 되는 건 분명하 막아 줄 것이다.


잠시 멍..했다.


아.. 머리속이 떠오르는 생각이 글로 옮겨지지가 않는다.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 내 쉬어본다. 앞에 같이 수업듣는 분이 앉아서 말을 걸어왔다. 아.. 이거 글쓰기를 하는 중이라 마냥 이야기를 나눌 수 가 없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몇자 더 적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또, 잠시 이야기를 듣고 다시 글쓰기를 한다. 그 사이에 앞 수업이 끝이 났다. 그렇게 대화는 급 마무리가 되고 각자의 자리에 가 앉았다.


자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USB부터 확인을 했는데..아.. 없다. ㅠㅠ

오늘 수업은 어제 하던거에서 이어지는 수업인데,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수업이 빠르게 진행되는건 아니니깐 틈틈히 따라잡아봐야겠다.

그러려면 옆자리 앉은 친구가 좀 도와줘야 하는데, 그친구는 어제 결석..


자. 심호흡을 여유롭게 3번 하고, 잘 풀어보자.

나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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