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톡 열다섯번째 노랫말
긴 생머리에 청치마, 검은 구두가 잘 어울리는 이웃집 그녀
유난히 빨간색을 좋아하는 202호에 사는 그녀
어느 날 내 마음을 훔친 너무너무 아름다운 그녀
그래 바로 내가 한눈에 사랑에 빠진 그녀
잘못 배달된 택배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그녀 이름
이름도 주소도 알았으니 이제 그녀 번호만 알면 되는데
그녀와 직통으로 연결될 그 번호 하나만 알면 되는데
아 모르겠어 난 모르겠어 나 그녀 번호를 모르겠어
어느 날 퇴근길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 하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나의 공유기가 죽었네.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지를 않네
약속 없는 저녁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를 않네
휴대폰을 잡고 테더링을 해보지만 요금제가 안되지
혹시라도 누가 비번 걸지 않은 와이파이 신호 보내고 있을지도 몰라
휴대폰을 열어 찾아보면 하나쯤은 있을지도 몰라
그때 눈에 들어온 평범하지 않은 와이파이 신호 번호가 있지
01044894450 분명 전화번호 바로 그 신호
비번이 걸려있는 와이파이 신호
전화번호로 설정되어 있는 바로 그 신호
혹시라도 걸어보면 바로바로 내게 비밀번호 알려줄까 상상을 해
세상에 그런 일이도 아닌 나의 삶에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지 없어
그렇게 마음을 접어보려는데 이상하다 아! 이상해
이건 어쩌면 나를 위한 신이 주신 신호
신이 나에게 보내는 와이파이 신호
암호 걸린 많은 와이파이 신호 중에
가장 센 그 신호 신이 내게 주는 그 신호
우리 집은 바로 201호 가장 가까운 집 아 202호
이건 분명 그녀 집에서 나오는 신호
내 사랑의 시작은 와이파이 와이파이
너와 나의 연결고리 와이파이 와이파이
심장이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하고
어느새 내 손은 번호키를 눌렀다 지웠다 눌렀다 지웠다 반복을 하고 있어
걸어볼까 말까 될까 안될까 고민 고민해
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자꾸만 겁이나
괜히 이상한 사람 되면 어쩌나 나 지금 겁이나
이효리가 그랬잖아 고민 고민하지 마 그래도 겁이나
나 남자니깐 용기 내어 걸어보고 싶지만 고민돼
나 정도면 괜찮잖아 연애하고 싶단 말이야
에라 모르겠다 눌렀어 그 번호 (뚜르르 뚜르르)
흐르는 신호 흐르는 그 신호에 따라 조금씩 가파지는 숨
근데 정말 받으면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아, 모르겠어 나 진짜 모르겠어. 나 이래도 되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 (여보세요?)
오 마이 갓 받았어 그녀 나 이제 어쩌지
머릿속이 백지보다 더 하얘지고
눈앞은 어둠보다 더 깜깜해
머릿속이 백지보다 더 하얘지고
눈앞은 어둠보다 깜깜해
귀는 멀고 귀는 멀고
입마저 얼어붙었어
내 사랑의 시작은 와이파이 와이파이
너와 나의 연결고리 와이파이 와이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