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아직 팔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 밀지도 그녀가 먼저 걷지도 않는 그런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 멀었다. 그래도 소싸움은 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땅고음악의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갑작스레 변주나 변박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익숙한 곡이 아닌 경우 이런 순간을 어떻게 잘 넘기느냐가 중요하다. 이번곡에서 나의 대응력은 그닥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땅게라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했다. 그런 내 마음이 전해졌는지 아까 보다 조금 더 밝은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그렇게 세번째 곡이 시작되었다.
심호흡을 하고 오른손으로 그녀를 안는다. 앞의 두번 보다 좀 더 가까이,깊이, 하지만 숨이 막히게 끌어 당기지 않는다. 그녀가 충분히 내 안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동시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녀의 상체와 나의 상체가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안는다. 그녀의 오른 눈썹 끝자락이 나의 오른쪽 광대 조금 위에 와 닿는다. 내 왼손위에 포개진 그녀의 오른손이 좀 더 따듯해졌다. 발바닥에서부터 에너지를 끌어 올려 그녀의 몸을 살짝 들어올려 출발 신호를 전한다. 그렇게 세번째 곡의 첫 스텝이 시작되었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그녀가 어느정도의 걸음과 속도, 그리고 뮤지컬리티에 따라 걷는지 확인이 되었으니 이번곡과 다음곡은 서로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볼 차례다. 하지만 조심해야한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추는게 우선이 아니다. 언제나 조화가 우선이다.
땅고를 출 때, 땅게라도 여러모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지만 땅게로야 말로 신경쓸 것이 많다. 일단 자신 몸의 발란스와 걸음을 신경써야 하고, 함께 걷고 있는 땅게라를 케어해야 한다. 땅고에는 론다라는 것이 있다. 모든 커플이 하나의 원이 되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춤을 추어야 한다. 앞, 뒤의 커플에게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고, 간혹 실수로 방해를 하는 커플로부터 나와 내 땅게라를 지켜야한다. 특히 걷기 위주인 땅고에서 음악의 고조에 따라 힐을 신은 땅게라들의 발이 여기 저기서 다가올 수 있다. 힐 뒷굽에 누구도 다치지 않게 보호하는 것은 로나 라나 신경써야 할 일이다. 또한, 음악을 듣고 리드를 해야 하는 땅게로는 귀로는 음악에 집중해야한다.
내 몸의 발란스를 지키며, 때론 파트너인 땅게라의 발란스도 지켜주며, 주변의 커플들로부터 우리 둘의 공간과 걸음을 보호해야 하며, 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 맞게 리드해야 한다. 어느 하나도 소흘히 해서는 안된다. 이걸 다 잘해내면서 동시에 나만의 땅게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것 같은 느낌까지 주는 땅게로도 있다고 한다. 그건 어떤 느낌인지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