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31일차] without M

인간이 외로운건가? 외로워서 인간인가?

by 김연필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까지 휴대폰이 없이 하루를 보내보았다. 업무가 있는 평일이었다면 아마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딱히 받아야만 하는 연락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연락이 자주 오는 편도 아니었다. 뭐, 오더라도 겨우 하루 연락이 안 된다고 큰일날 일은 없다.

전화기가 없이 집밖으로 나가니 손이 가볍고, 주머니에 넣거나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걸으면서 즐겨듣던 음악들을 듣지 못하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세상의 소리와 주변의 모습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확인했다.

모바일폰이 없다고 해서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오히려 습관처럼 확인하던 페이스북으로부터 자유로와졌다. 좋아요 하나만 새로 받아도 울리던 알람때문에 수시로 확인하던개 싫어 알람을 아예 꺼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심심하면 앱을 열곤했다. 그러던 습관에서 벗어난 상황이 생각보다 답답하거나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다. 살짝 불편했던건 어떤 정보에 접근을 하고 싶었을때, 인터넷에 접속해서 샤샤샥 찾을 수가 없었던 점이다. 그래도 주변에 누군가가 있다면 물어 볼 수 있었기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또 누군가에게 연락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부터는 불편함이 커지기 시작했다. 뭐, 그렇다고 당장 폰이 내 손에 오는 건 아니었다. 또 스스로 선택한 상황이었다. 자의반 타의반 받아들이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에 전원을 켜 보았다.

카톡 300여개

문자 0개

부재중전화 0통

카톡이 300여개나 와 있어서 놀랐는데, 조용하던 단체톡방이 간만에 시끄러웠던 것 뿐이었고, 그 외 온 톡들도 나 개인에게 따로 보내는, 꼭 봐야만 하는 메세지는 없었다.


(주말에 한정해서)전화기가 있느냐 없느냐가 내 삶에 딱히 영향을 끼칠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여실히 확인되었다. 내 삶이 외로운 건가? 원래 삶이 외로운 건가? 나는 외로운가? 그렇다면 혼자가 좋은 건 또 무엇인가?


인간이라 외로운 건가?

외로우니깐 인간인 건가?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무언인가?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개그맨 코너하는 소리

들렸다 안들렸다


담담히 들려오는 소리

내속에 담겨있는 소리

내영혼 최초의 그 소리

안들린다 안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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